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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7월] 주왕산 주산지기행

인생멘토장인규 2006. 8. 3. 17:38

여행지

주왕산 주산지

여행기간

2006.7.31

나의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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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 경상북도 청송군 부동면 이전리

청송에 가게 되면 주왕산과 더불어 주산지를 한번은 둘러볼만하다. 딱히 볼것이 대단 한 건 아니지만, 다른 곳에는 없는 풍광이 펼쳐지고, 저수지 옆으로 길게 산책로가 꾸며져 있어 잠시의 여유를 즐기기엔 나무랄게 없다.

특히 주왕산입구에서 차로 10여분이면 닿을 수 있고, 주왕산에서도 경치 좋기로 유명한 절골계곡 옆에 있어 주왕산과 연계한 잠시의 쉼터로는 안성맞춤인 곳이다.

이곳에는 많게는 300년,적게는 100여년 된 왕 버드나무들이 물속에 몸의 반을 담그고 자라 있는 데, 국내에선 유일한 모습이다.

행여 아프리카에서 바닷물이 들때 숲 전체가 물에 잠기던 장관을 상상하고 간다면 실망이 커겠지만, 그저 물 속에 잠긴 나무 한그루의 아름다움을 기대하고 간다면 그 기묘한 자태를 잠시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는 여정이 된다.

크기만을 따진다면 주산지는 퍽이나 초라하다. 겨우 6천여평의 크기에 저수지 한쪽면에 아름드리 고목들 2, 30여 그루가 물속에서 제 그림자를 지키고 있을 따름이다.

주산지가 가장 아름다울때는 봄 가을이다. 주왕산에 수달래가 한창일무렵 주산지에는 고목에서 돋아나는 파란 새순에 저수지 전체가 살아있는 듯 하고, 여름에는 저수지 전체가 온통 녹색의 물감을 풀어놓은 듯 아름답다.

주산지가 조성된 지는 오래다. 조선 숙종 46년에 착공하여 그 이듬해인 10월 경종원년에 준공하였다고 전해진다. 6 천여평 남짓한 면적에 지금도 60여가구가 이 물을 이용, 농사를 짓고 있다.

[엠파스 여행정보]

이 연못은 신비하다. 물 위에 마른 나무가 떠 있다. 몸뚱이는 물 밖으로 내놓았지만 뿌리는 물 속에 깊이 박았다. 나무는 그렇게 물 속에 잠겨 자란다. 바람이 잦아들어 연못이 고요해지면, 나무는 물 위로 긴 그림자를 드리운다. 물 위에 나무가 있고, 물 표면에도 나무가 있다. 거울이 된 연못엔 나무와 숲이 고스란히 연못속에 담긴다.

주왕산 국립공원 남서쪽 끝자락. 주산지는 계곡 끝에 숨어 있는 인공 연못이다. 둘레 1㎞, 길이 100m. 학교 운동장만하다. 물안개가 아스라이 깔리는 새벽녘엔 물과 나무가 어우러져 신비스럽다고 한다. 사람이 만든 저수지지만 느낌만은 태고적 연못 같다. 그래서 새 잎 돋는 봄과 단풍 곱게 드는 가을엔 전국에서 사진작가들이 모여드는 것일까.

주산지의 역사는 기록으로 남아 있다. 조선 경종 1년인 1720년 마을 주민들이 주산계곡에 제방을 쌓아 물을 가뒀다.또 이 호수 제방위에는 이공(李公),성공(成功)의 송덕비가 있으며 비문에는 일장저수(壹障貯水), 류혜만인(流惠萬人), 불망천추(不忘千秋), 유일편갈(惟一片碣)의 글귀가 새겨져 있다. ‘둑을 쌓아 물을 막아 만인에게 혜택을 베푸니, 그 뜻을 잊지 않도록 한조각 돌을 세운다’란 의미다. 300여년간 연못은 계곡 아래 부동면 주민들의 농업 용수이자 식수였다. 주산지 물로 벼 농사를 짓고, 전국에 이름난 청송 사과를 지었다. 지금도 봄이 되면 주민들은 연못가에서 한 해의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를 올린다고 한다.

주산지가 외부에 알려진 것은 20여년 전. 부지런한 사진작가들이 알음알음 소문을 듣고 하나 둘 찾아오기 시작했다. 2003년에 개봉된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은 거의 모든 장면을 이곳에서 촬영했었다. 연못 위에 50여평 규모의 바지선을 띄우고, 그 위에 암자 세트를 지었다. 필름 속엔 주산지의 사계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물 위에 뜬 절이 연못과 썩 잘 어울렸지만, 세트장은 촬영 직후 철거됐다. 식수로 쓰는 물이 오염될 것을 우려한 일부 주민이 군청에 강력하게 철거를 요청했다고 한다. 그래도 주산지를 찾는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왕버드나무가 많은 연못 북쪽엔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고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다.

영화를 보고 참으로 아름다운 곳이기에이곳을 찾을려고 했었는데 비록 세트지만 절문과 연못위의 절집이 없어진 것이 참으로 아쉽다.

[영화의 한 장면]

사계절에 담긴 인생의 사계. 천진한 동자승이 소년기, 청년기, 중년기를 거쳐 장년기에 이르는 파란 많은 인생사를 신비로운 호수 위 암자의 아름다운 사계(四季)위에 그린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의 촬영지. 마음이 쉬어갈 수 있는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 한반도의 태고적 사계와 신비를 꼭꼭 숨겨놓은 곳. 자연의 소리를 듣노라면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는 곳. 전문 사진작가가 아니라도 사계절을 카메라에 담고 싶은 이 곳 주산지.

숲속에 둘러 싸여 한층 시원함을 주는 이곳에서 잠시나마 한낮의 더위를 잊고, 본격적인 주왕산나들이를 위해 발걸음 차걸음을 재촉하였다. 가을에 다시 찾으리라 중얼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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