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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베드로의 순교 카라바조-다섯번째

인생멘토장인규 2009. 9. 28. 12:52

 

[그림]Caravaggio (伊,1573 - 1610)
◈ The Crucifixion of Saint Peter (16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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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로의 순교

    카라바조가 전성기작품중에 성 베드로의 참혹한 순교 장면이 있다.
    <베드로의 순교>는 카라바조가 로마의 산타마리아 델 포폴로 교회에서
    주문을 받고 그린 그림이다.

    하얀 백발의 베드로는 예수님을 처음 만났을 때 이미 장가까지 갔다니까
    순교할 당시에는 예순을 훌쩍 넘겼을 것이다.
    손과 발에는 이미 쇠못이 박혔고, 인부 셋이 달려들어서
    십자가를 일으켜 세우고 있다. 미리 파둔 구덩이에다 십자가
    끝을 파묻고 땅을 다지면 집행이 완성된다.

    그런데 이 그림에는 군더더기가 전혀 없다.
    종려가지를 든 천사도 없고, 몰려든 구경꾼의 탄식도 안 보입니다.
    처형을 집행하는 로마 장교와 그의 부하들도 죄다 생략했다.

    심지어 십자가에 달린 순교자의 표정에도 과장이 하나도 없다.
    쇠못을 움켜쥔 손과 이마에 패인 몇 가닥의 주름이 견디기 힘든 고통을 말할 뿐이다.
    카라바조는 간결한 설득력과 사실적인 현장성을 통해서
    종교화의 새로운 표현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 작품에서 그는 보는 사람의 시선을 빼앗을 수 있는
    미술의 불필요한 장식들을 다 걷어내고, 지극히 단순한 구성을 통해서
    어떤 능변보다 힘있는 수사를 보여준다.

    땅파는 인부의 흙때 묻은 발바닥, 차갑게 빛나는 삽날,
    구덩이에서 방금 파낸 젖은 흙더미, 팽팽하게 당겨진 노끈,
    인부들의 땀 냄새, 나무 십자가의 나이테, 마지막 혼신의 힘을 다해
    상체를 일으키는 순교자와 그의 희미한 눈빛,
    이런 것들이 보는 사람을 처형의 현장으로 이끌고 동참하게 한다.

    종교적 주제를 극적인 대담한 감각과 사실적인 묘사로 풀어낸 이 작품은
    카라바조의 화풍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일명 카라바조풍이라고 불리는
    이 회화 양식은 극적인 명암법을 사용, 즉 빛과 어둠의
    강렬한 대조에 토대를 두고 있다.


-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