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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생의 '시인의 영감'

인생멘토장인규 2008. 11. 19. 10:57


[그림]Nicolas Poussin(佛,1594-1665) ◈ Inspiration of the Poet(1636-8)







그림을 클릭하면 큰그림으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시인의 영감(Inspiration of the Poet)


    <시인의 영감>은 푸생이 초기에 성취한 걸작 중 하나인데,
    '성취'라는 말은 이 작품이 가진 우아함을 표현하기에는
    너무 거친 말인 것 같기도 하다.이 전통적인 느낌의 그림에서
    푸생은 서사시의 뮤즈 칼리오페Calliope와 시의 신인 아폴로,
    그리고 헝클어진 머리로 뭔가 희구하는 듯한 표정을 하고 있는
    가난한 시인을 함께 보여 주고 있다.그는 시인으로서 '성공'
    (월계관이 성공의 상징이다)하기 위해 '영감'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이 그림은 시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의 재능
    모두를 가지고 있어야 함을 암시하고 있다.
    우선 아래쪽 지품智品천사가 한 손에는 월계관을,
    다른 한 손에는 책을 들고 있는 것이 보인다.

    이것은 영감뿐만 아니라 풍부한 지식으로도 훌륭한 시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진정한 창조라는 것도
    시인 자신의 존재 깊숙한 곳에서 나오는 것이므로 그 존재가
    풍부해지면 풍부 해질수록 더 좋은 시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책이나 배움, 지식이 필요한 것인데,
    아폴로의 한쪽 발이 책을 딛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이유에서이다.

    그러나 그쪽만 보아서는 안 된다.
    시인은 자신의 내부를 살펴야하는 동시에, 원인을추구해야 한다.
    그래서 이 그림 속의 시인도 위를 보고 있고, 또 거기서도 시인에게
    월계관을 씌워줄 천사가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림 속의 시인은 아직 한 줄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보자.
    그는 펜을 들고 영감을 기다리고 있고, 아폴로는 인내심을 갖고 그를 지켜보고 있다.

    어느 쪽을 보고 있든 간에, 이 젊은이는 자신의 노력에 대한 대가를 얻기를,
    즉 훌륭한 '시인'이 되기를 갈망하고 있다. 아폴로는 젊은이와 뮤즈 사이에
    사제처럼 앉아 있는데, 시인이 바라보아야 할 두 방향을 정확히
    가로지르고 있는 그의 시선이 암시하는 바는 명백해 보인다.

    그는 월계관을 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쓰고 있다.
    그리고 시인의 뮤즈가 있는데, 한 쪽 가슴이 드러나 있고,
    다른 한 손으로는 플루트를 들고 있다.
    이 젊은이가 자기 자신에 대해, 시인이 되려고 하는 욕망까지도 완전히 잊어버리고,
    단지 사랑의 진실을, 완전한 인간이 되는 길을 받아들이기기만 하면 된다고
    아폴로와 뮤즈는 말하고 있는 듯하다.

    셰익스피어는 <베니스의 상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 상상력이 어디서 자라는지 가르쳐주십시오
     마음 속에서입니까? 아니면 머리 속에서입니까?
     그것은 어떻게 생겨나서, 어떻게 커가는 것입니까? -

    이에 대해 푸생은 상상력이나 영감은 부분적인 것이 아니라고 대답하고 있다.
    그것은 마음도 머리도 아닌 한 인간 전체에서 생성되는 것이다.
    자기 자신과 영광과 다른 사람에 대한 어떤 의도를 완전히 망각하는 것.
    화가도 마찬가지겠지만, 한 명의 시인을 만드는 것은 바로 이런 완성에서이다.

    이 작품을 보고 있으면 그런 완성감을 함께 나누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웬디 수녀의 유럽 미술 산책'책에서





 

 

2007-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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