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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로메(2/2)

인생멘토장인규 2008. 11. 19. 10:51


[그림]GOZZOLI, Benozzo(伊,1420-97)◈The Dance of Salome(1461-2)  
 





그림을 클릭하면 큰그림으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선지자 요한




    헤롯은 난감했다. 요한이 누군가. 그는 지금 온 백성들이 따르고 떠받드는
    예수라는 사람에게 요단강에서 세례를 베푼 자가 아니던가.
    당대의 선지자이고 의인이며 그만큼 백성들의 신망도 두터운 자였다.

    그런데 그 요한이 자신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퍼붓고 있었다.
    어떻게 이복형제의 아내와 결혼을 했느냐는 것이다.
    유대인의 율법과 윤리에 맞지 않는 행동을 했다는 것이다.
    사실 그의 독설을 들으며 헤롯은 자책하는 마음을 갖기도 했었다.

    헤롯은 이웃나라인 바위협곡의 동굴도시 나바테이안 왕국의 공주와 결혼했었다.
    그런데 이복형제의 부인이었던 지금의 아내 헤르디아를 다시 아내로 맞이한 것이다.
    그러자 헤롯과 헤르디아를 향한 요한의비난이 시작된 것이다.


[그림]Lovis Corinth(獨,1858-1925)◈Salome(1900)  
 



    요한의 가시 돋친 비난의 독설에 몹시 당황하고 화가 난 사람은 헤르디아였다.
    감히 왕과 왕비에 관한 일 아닌가. 어찌 감히 독설을 퍼부을 수 있단 말인가.
    헤르디아는 요한을 죽일 궁리를 했다. 이 눈치를 알아차린 헤롯은 요한을 붙잡아
    이곳 지하 감옥에 감금을 해버렸다.


[그림]Cesare da Sesto伊,1477-1523)◈Salome(1615-20)  
 




    백성들로부터 신망이 두터운 그를 왕비 헤르디아가 해치기라도 한다면
    세상이 시끄러워 질 염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정말 엉뚱한 곳에서 터지고 만 것이다.
    의붓딸 살로메의 요염한 춤사위에 정신을 놓고 무엇이라도 주겠다는 약속을 했는데,
    설마 요한의 목을 달라고 할 줄이야 어찌 예상 할 수 있었겠는가.



[그림]CARACCIOLO, Giovanni Battista(伊,1578-1635)◈Salome
 




    "살로메야! 그것은 안 된다.
    더 좋은 것들이 얼마든지 있지 않느냐, 다른 것을 말해 보아라."


    그러나 살로메는 물러서지 않았다.

    "대왕이시여! 대왕의 약속은 천금보다 더 중합니다.
    무엇이나 주시겠다고 하셨으니 요한의 목을 주십시오,
    소녀는 요한의 머리를 원하나이다."


    헤롯으로서도 어쩔 수 없었다.
    연회장의 모든 사람들 앞에서 약속한 사실이 확실했기 때문이다.
    곧 근위병들에게 명령이 떨어졌다. 지하 감옥에 갇혀 있던 요한의 목은
    그들에 의하여 베어져 은쟁반에 담겨져 살로메의 손으로 넘겨졌다.
    선지자 세례요한은 그렇게 죽은 것이다.



[그림]Lucas Cranach the Elder(獨,1472-1553)◈Salome(1530)  
 




    성경에는 요한의 죽음이 자신들에게 비난의 독설을 퍼부은
    헤롯 안티파스와 왕비 헤르디아의 앙심에 의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또 다른 주장은 요한의 죽음이 요한을 짝사랑했던
    살로메가 이루지 못한 짝사랑에 대한 애증의 복수라는 설이다.
    그러나 진실을 확인할 길은 없었다.



[그림]Gustave Moreau(佛,1826-1898) ◈ The Apparition  
 



    위 작품에서는 춤추는 살로메와 죽은 요한이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인다.
    그의 목에서 흘러내린 뜨거운 피가 궁정 바닥을 흥건히 적신다.
    졸지에 억울한 죽음을 당한 요한은 눈을 부릅뜬 채 사악한 요부를 노려본다.

    살로메 역시 이에 질새라 표독한 표정으로 허공에 떠있는 요한을 향해 손가락질을 한다.
    알몸이 훤히 드러난 살로메의 도발적인 자태와 손에 쥔 연꽃은
    여인의 성적 매력이 얼마나 강렬한 것인가를 웅변적으로 보여준다.

    살로메의 가공할 성적 매력은 헤롯의 정기를 몽땅 빨아들였던가?
    헤롯은 잔뜩 풀이 죽은 모습으로 여인의 등뒤에 희미한 그림자로 남았다.
    왕도, 왕비도, 망나니도, 살로메의 아찔한 성적 마력에 취해
    한낱 배경을 장식하는 무늬로 전락하고 말았다.

    또 그림은 여자와 남자의 팽팽한 힘 겨루기와 성과 죽음의 극명한 대조를 보여준다.
    성적 주도권을 쥔 쪽은 여자다. 악마적인 힘으로 충만한 여인의 매력은 남자를 압도한다.
    한 남자(세례 요한)는 애꿎은 죽임을 당하고 다른 한 남자(헤롯)는
    여인의 강렬한 유혹에 빠져 조재조차 희미하지 않은가.
    사악한 요부 살로메는 치명적인 매력으로 남자들과의 경쟁에서 완벽하게 승리했다.




[그림]Lucien Levy-Dhurmer(佛,1865-1953)◈ Salome  
 




    살로메는 초기 그리스도교 시대부터 여러 예술작품에서 다루어졌으며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의 1막극 '살로메'(1893년 출판, 1896년 초연)를
    리차드 스트라우스Richard Strauss가 동명의 1막 오페라(1905년 초연)로 각색하였는데,
    이 작품에서는 살로메가 세례요한을 흠모하는 반면 헤롯 안티파스가
    의붓딸 살로메에게 마음을 빼앗기는 것으로 묘사된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을 거부하다 죽은 요한의 머리를 보고 그 입술에 키스함으로써
    결국 그녀의 부정한 욕망을 채운다고 한다. 그 이후 살로메는
    여러 예술에서 에로틱한 상징이 되었다.


"끝"

 

 

2007-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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