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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그레코의' 우화'

인생멘토장인규 2008. 11. 18. 15:18


[그림]El Greco (Esp,1541-1614) ◈ Fabula(Fable 158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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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그레코의 우화


    일반적으로 엘 그레코는 위대한 종교화가로 알려져 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가 생각하는 종교에는
    멜로 드라마적인 요소가 좀 섞여 있어 나는 그 점을
    조금은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존경의 감정을 강요받는
    느낌이 들어서 좀 거부감이 생기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엘 그레코의 작품 중에서 내가 진정으로 공김하는 작품은
    종교적이지 않은 다른 주제를 다룬 몇 몇 작품들 뿐이다.

    그런 뛰어난 작품들 중 하나가 바로 〈우화〉인데,
    이 그림의 주제에 대해서는 학자들 사이에 논란이 많다.
    물론 나의 해석이 결론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저 다른 해석들 옆에 나란히 놓일 또 하나의 가능한 해석일 뿐이다.

    내가 보기에 이 작품은 열정, 즉 불에 집중하고 있다.
    그림의 가운데에는 숯에 입김을 불어 불을 붙이고있는 젊은이가 있다.
    숯불을 통해 초에 불을 붙이는행위는 명백한 성적 상징일 텐데,
    내 생각에 이는 성적인 모험이라는 놀랄 만한 세계를 접하게 된
    젊은이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세계는 또한
    위험한 세계이기도 해서, 젊은이 양쪽으로
    그 위험을 상징하는 두 이미지가 놓여 있다.

    한쪽에는 넋이 나간 듯이 웃고 있는 남자가서 있는데,
    그는 열정을 잘못 사용했을 때의 상태를 암시하는 듯하다.
    그 열망이란 성적인 열정일 뿐만 아니라 깊고 강렬한 모든 감정을 말한다.

    이 남자는 이성을 잃어버린, 책임감 없는 성인이라고 할수 있다.
    우리의 열정은 때로는 위협이 될 수도 있는데, 이 남자는 그 진중함을
    거부하고 있는 성숙하지 못한 성인인 것이다.

    다른 쪽에는 원숭이처럼 생긴 이상한 이미지가 보이는데,
    이에 대해서도 해석이 분분하다. 제일 그럴듯한 해석은
    그것이 예측불가능성을 상징하는 것이라는 의견이다.
    원숭이는 어떤 행동을 보일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동물이다.
    이것이 바로 또 다른 위험이다.

    그러니까 열정에 빠진 사람은 예측하지 못했던 행동을
    종종 하기도 한다는 것, 다시 말해 우리 안에 있는 동물적인
    본능이 가지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불꽃을 보고 혼자서 미소짓고 있는 넋이 나간 듯한 남자는
    열정의 진중한 아름다움을 두려워하고 있고,
    욕망에 푹 빠져 있는 원숭이는 그 욕망을 현실에 맞게
    조절할 줄을 모른다.

    이 두 가지 위험이 어둠 속에서 위협적으로 버티고 있는
    세상 을젊은이는 살아 가야 할 것이다.
    〈우화〉는 모든 인간들에게 중요하면서도
    본능적인 열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내가 그것에 어떤 의미를 찾아준답시고 그의미를
    제한해버린 것인지도 모르겠다. 잘 해석되지 않는
    이미지 자체만으로도 이 작품은 보는 이를 압도한다.

    그 다양한 의미들을모두 이해할수 있으려면 이성이 아닌
    상상력의 문을 통해 작품에 접근하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물론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두가지를 모두사용히는 것이다.
    모든 능력을 총동원해서 가능한 한 모든 단계에서 작품을 경험하는 것 말이다





<웬디 수녀의 나를 사로잡은 그림들 中>






 

2007-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