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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마그리트 '빛의 제국'

인생멘토장인규 2008. 11. 18. 13:49


[그림]Rene Magritte (Belgium,1898-1967) ◈ The Empire of Light(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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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과 밤이 공존


    이 그림은 낮과 밤이 동시에 존재하는 그림이다.
    하늘은 밝은데, 숲과 집이 있는 지상은 어둡다. 가로등까지 켜져 있다.
    모순되는 현실이지만 우리는 그럴싸하게 느낀다.
    마치 꿈에서라도 본 듯한 장면이다.
    의식과 무의식, 이성과 비이성의 경계에서 인지된 또 하나의 현실이다.

--------------- (중 략) ---------------


    마그리트 역시 브뤼겔의 전통을 �아 인간 심리의 움직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그 대상은 거시적 시각에서 본 무리 또는 집단으로서의
    인간이 아니다. 미시적으로 접근해 들어간 인간의 내면 심리다.

    왜 이렇게 미시화해 들어갔을까?
    기본적으로 현대사회는 개인들이 모래알처럼 분리된 사회이다.
    '철의 장막'이니 '죽의 장막'이니 하는 이념사이의 장벽뿐 아니라
    단순히 개인 대 개인 사이의 벽마저 높이 처져 있다.
    이념의 장벽은 근래 무너졌다고 하지만 개인간의 벽은 더욱 높아만 간다."



    - 이주헌, <50일간의 유럽 미술관 체험> 중에서







    "<빛의 제국>은 아무리 보아도 질리지 않는 매혹적인 작품이지요.
    태양이 빛나는 하늘 아래의 야경을 당신은 믿을 수 있나요?
    낮과 밤을 동시에 보는 것은 불가능하지요.
    그러나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현실을 넘어 논리를 넘어 짜릿한 쾌감이 밀려듭니다.
    눈이 다 시원해지지요. 미처 의식하지 못했지만,
    낮과 밤을 칼처럼 나눠서 생활하는 삶에 대한 권태가 쌓여 있었나 봅니다.
    시간에 지배당하는 세계에 대한 불만이 제 무의식에 잠들어 있었나 봅니다.

    마그리트의 유쾌한 농담 뒤에는 합리적인 세계에 대한,
    지나치게 지적인 추상미술에 대한 반항이 깔려 있습니다.
    그러나 그의 이유있는 반항에는 날카로운 칼날이 없지요.
    그래서 우리는 즐길 뿐입니다.

    태양이 빛나는 하늘 아래의 밤을.....
    수면에 반사된 가로등 불빛을....
    인적이 드문 베니스의 어느 저택앞에서 저는 발을 멈춥니다."



    - 최영미, <화가의 우연한 시선>








 

2007-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