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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1월] 청도 운문사 저녁예불-四物

인생멘토장인규 2006. 11. 16. 14:40

여행/마실 [청도 운문사 저녁예불-四物]

  

운문사 사리암에서 기도를 하고 운문사로 내려오니 마침 저녁예불시간이다.

절입구의 범종루에서는 스님 세분이 범종루위 법고앞에서 준비중이고

범종루 정면마당에는 스님 세분이 도열해서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이미 주위는 어둡고 범종루의 희미한 전등만이 주변을 밝히고 있을 뿐인지라 플래시를 off 하고 캄캄한 가운데 셔터를 눌렀다.

(다음기회에 밝을 때 다시 촬영하리라...)

 

시간이 되자 법고를 두드리는 것으로 저녁예불이 시작되었다.

운문사에서는  법고→목어→운판→범종의 순으로 소리를 내었다.

[사찰예불-四物]

사찰에서 예불이나 의식 때 사용하는 범종·법고·목어·운판 등 네 가지 法具를 殿四物 또는 法殿四物이라 하는데, 범종각이나 범종루에 걸어 둔다.
보통 범종각은 사찰의 법당에서 마당을 내려다보았을 때 오른쪽에 위치하고 있다.
이는 왼쪽을 體로, 오른쪽을 用으로 보는 華嚴思想의 體用說에 따른 것이다.
體는 본질로서 움직이거나 변하지 않는 것이며,
用은 그 작용으로서 體에 근거하여 다양한 움직임을 나타낸다.
즉, 범종각에서 울려 나오는 소리는 부처님의 작용인 佛音이요 法音으로서 교화의 상징이다.
이에 따라 범종은 모든 중생(지옥중생까지)을, 법고는 축생을, 운판은 공중을 떠도는 중생(특히 새)을, 목어는 물에 사는 중생(특히 물고기)을 제도하는 의미를 가진다.


 

[불교의 사물은 법고 범종 목어 운판]

 

법고(法鼓)
 
법고는 '법을 전하는 북'이라는 뜻으로, 특히 축생들을 제도하기 위해 친다고 하는데
짐승을 비롯한 땅에 사는 중생을 제도하기 위한 것이다.
법고의 몸통은 건조가 잘 된 나무로 만들고,
두드리는 양면은 각각 수소와 암소 가죽을 대야 소리가 잘 난다고 한다.
아침 저녁 예불 전에 크게 치는데, 두 개의 북채로 '마음 心' 자를 그리면서 두드린다.
그 소리가 장중하고 무거워 부처님의 소리(사자후)를 상징한다.
즉, 북소리가 세간에 널리 울려 퍼져 불법의 진리로 중생의 마음을 깨우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운판(雲板)

청동이나 철로 만든 얇은 판으로, 전체적으로 구름 모양을 하고 있어서 운판이라고 한다.
보통 판 위에 보살상이나 진언을 새기고 가장자리에 승천하는 용을 조각하며,
구름이나 달을 조각하기도 한다.
진언은 대개 '옴마니반메훔'을 새기며, 매달 수 있도록 위쪽에 구멍 두 개가 뚫려 있다.
이러한 운판이 울리는 소리는 공중을 날아다니는 중생을 제도하기 위한 것이며,
허공을 헤매며 떠도는 영혼을 천도할 수 있다고 한다.
운판은 본래 부엌이나 식당에 걸어 두고 식사 때 등을 알리기 위해 치는 도구였는데,
조석 예불 때 사용하는 의식 용구가 되었다.
 
 
목어(木魚)

목어는 나무를 잉어 모양으로깎아 속을 파낸 법구로서, 魚鼓 또는 魚板이라고도 한다.
안쪽의 양 벽을 나무 막대기로 두드려 소리를 내는데,
물 속의 중생을 제도하고 게으른 수행자를 경책하는 뜻이 담겨 있다.
 
다음은 물 속 중생 제도에 얽힌 설화.
옛날 어떤 스님이 스승의 가르침을 어기고 죽은 뒤에 바닷속 물고기가 되었는데,
그 등에서 나무가 자라났다고 한다.
어느 날 스승이 배를 타고 지나갈 때, 물고기 한 마리가 나타나 전에 지었던 죄를 참회하며,
등에 자란 나무를 없애주기를 애걸하였다.
이에 스승이 水陸齋를 베풀어 물고기 몸을 벗게 하고,
그 나무로 물고기 모양을 만들어 달아 놓고 스님들을 경책하였다고 한다.
 
또 다른 상징적 의미 하나.
<칙수백장청규(勅修百丈淸規)> 권하, <법기장(法器章)> 木魚條에 보면,
물고기는 밤에도 눈을 뜨고 있으므로
수행자로 하여금 잠을 자지 않는 물고기처럼 항상 깨어 있어 부지런히 정진하라는 뜻에서라고 한다.
 
범종(梵鐘)

범종은 본래 대중을 모으고 때를 알리기 위해 쳤으나, 점차 조석예불이나 의식을 치를 때
치게 되었다.
'범'이란 우주 만물이며 진리란 뜻으로, 바로 그런 소리를 내는 것이 범종이다.
범종 소리는 하늘 나라 대중에게 부처님의 도량으로 모이라는 신호인 동시에
모든 중생을 제도하고자 염원하는 소리이다.
종소리로 울려 퍼지는 佛法의 소리를
지하의 모든 지옥 중생에게까지 들려 주어서 고통을 벗게 하고
위로 하늘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기쁨을 더해 주기 위해 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범종의 신앙적 의미는
모든 중생이 종소리를 듣는 순간 번뇌가 없어지고 지혜가 생겨 惡道에서 벗어나게 되므로
지옥 중생까지 제도하는 데 있다.
종소리가 지옥으로 울려 퍼지라는 의미에서 종 입구는 아래를 향한다.
 
범종은 보통 스물여덟 번 또는 서른세 번을 치는데,
아침에는 28대 조사를 상징하여 기리며 28번
저녁에는 천상 28계와 5곳의 사바세계 중생이 있는 곳을
합해 33번을 쳐 중생을 깨우치며
수행자가 입적했을 때 임종과 동시에 느린 속도로 108번을 치기도 하는데,
이는 생을 마감하며 백팔번뇌를 타파하고 열반으로 들어가는 장중한 뜻을 담고 있다.

 

▶ 유홍준씨는 '문화유산답사기'상권에서 운문사 예불을 소개하며 법당앞에  스님들이 벗어 놓은 하얀 고무신을 언급했는데, 가지런히 놓여진 신발의 주인공들은 어떤 인연이 있어 출가하여 비구니가 되었는지 궁금했다.

쓸데없이... 사물소리를 듣고 법당앞으로 와 스님들의 예불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한 스님이 다가와 추운데 밖에서 그러지말고 들어와서 함께 하란다.

집사람과 함께 들어가 스님들과 나란히 좌선하고 앉아 함께 예불을 보았다.

'나가 이러다 성불하는 건 아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