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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오디푸스와 스핑크스(2/2)

인생멘토장인규 2008. 11. 17. 23:20

[그림]Odilon Redon (佛,1840-1916)◈The Red Sphinx (1912)  





스핑크스(Sphinx )






    세기말 상징주의 화가들은 이 스핑크스 신화에 깊이 매료되었다.
    상체는 여자요, 하체는 맹수인 괴물은 에로틱한 상상력을 끝없이 자극했다.

    스핑크스와 더불어 예술가들의 흥미를 끌었던 신화 속의 소재는
    남녀 양성인 헤르마프로디토스와 자기애의 상징인 나르키소스다.

    세기말 가치관이 붕괴되고 혼돈의 소용돌이 속에서 전통적인 성도덕과
    윤리 의식이 급속히 무너져 내리자 억눌렸던 성욕이 신화 속의 요괴와
    남녀 양성, 자기애의 형상을 빌어 터져 나온 것이다



[그림]Gustave Moreau(佛,1826-1898) ◈ Oedipus and the Sphinx(1864)  





    스핑크스를 잔혹한 미녀, 요부의 상징으로 묘사한 대표적인 화가는 귀스타브 모로다.
    1864년 살롱전에 출품한 모로의 <오디푸스와 스핑크스>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는데,
    에로틱과 혐오의 감정을 더없이 절묘하게 표현했기 때문이다.

    탐스런 유방을 드러낸 스핑크스가 오디푸스의 나체에 엉켜 붙어
    욕정으로 이글대는 눈빛으로 유혹한다. 괴물은 끈적이는 눈맞춤만으로
    양이 차지 않았던지 뒷다리를 결사적으로 남자의 허벅지에 밀어붙인다.

    괴물과 생사를 겨루는 오디푸스의 눈빛에서도 서슬 푸른 살기보다는
    짙은 관능성이 느껴진다.여인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남자와 그 남자의 욕망에 올가미를 던지고 끈을 바짝 조이는 여자,
    사투를 벌리는 두 남녀의 모습은 극적이다.



[그림]Fernand Khnopff(벨,1858-1921)◈ The Caress(The Sphinx,1896)  





    벨기에 화가인 페르난트 크노프는 스핑크스가 애완 동물처럼
    교태를 부리는 순간을 묘사했다. 괴물이 연인의 뺨에 얼굴을
    비벼대며 황홀경에 빠져 있다.

    지긋이 두 눈을 감고 애무의 기쁨에 젖은 스핑크스!
    이 감미로운 표정에서 과연 섬뜩한 요괴의 모습을 찾을 수 있을까?

    그러나 남성들이여 방심을 금물이다. 날카로운 발톱이
    언제 그랬나 싶게 그대의 여린 속살을 찢을지도 모르니까.
    여인의 속성은 살쾡이와 같다. 한없이 다정하게 굴다가도
    순식간에 돌변해 예리한 발톱으로 연인의 가슴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지 않던가.



[그림]Stuck, Franz von(獨,1863-1928) ◈ The Kiss of the Sphinx(1895)
 





    독일의 상징주의 화가인 슈투크는 스핑크스 신화를 두 남녀가
    키스의 황홀경에 빠진 격정적인 순간으로 변모시켰다.

    바위 위에 웅크리고 앉은 스핑크스가 벌거벗은 남자와 열정적인 키스를 나눈다.
    괴물은 날카로운 발톱을 남자의 등허리에 힘껏 박은 채
    숨이 끊어지도록 격렬한 입맞춤을 퍼붓는다.

    남자의 감은 눈과 무릎을 꿇은 자세, S자로 휘어진 몸,
    허공을 헤집는 무기력한 손과 여자의 출렁이는 유방과 길게 드러난 목,
    여성 상위의 공격적인 키스로 상대를 질식시키는 힘의 대비를 보라!


"끝"


2006-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