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Gogh, Vincent van ◈ Self-Portrait with Straw Hat (1887)
1889년 9월 7일~8일
삶은 이런 식으로 지나가버리고 흘러간 시간은 되돌아오지 않는다. 일할 수 있는 기회도 한 번 가면 되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맹렬히 작업하고 있다. 나의 경우 더 심한 발작이 일어난다면 그림 그리는 능력이 파괴되어버릴지도 모른다. 발작의 고통이 나를 덮칠 때 겁이 난다.
미래의 내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작은 성공을 누리고 있지만, 과거에 정신병원 철창을 통해 밭에서 수확하는 사람을 내다보면서 느꼈던 고독과 고통을 그리워하는 나 자신.
그건 불길한 예감이다. 성공하려면, 그리고 계속되는 행운을 즐기려면, 나와는 다른 기질을 타고 나야 할 것 같다.
[그림]Gogh, Vincent van ◈ Die Runde der Gefangenen (1890)
1890년 5월 4일
이곳에 있다는 사실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나를 짓누르기 시작한다. 하느님 맙소사! 1년이 넘도록 참아왔으니 이젠 무언가 변화가 필요하다. 지루함과 슬픔으로 숨이 막힐 것만 같다.
사랑하는 동생아, 나의 인내심이 극에 이르고 있다. 이대로 계속 있을 수는 없다. 변화가 필요하다. 임시변통에 불과하더라도.
[그림]Gogh, Vincent van ◈ Wheat Field Under Threatening Skies (1890)
우측에서 온 길은 중앙에서 줄로 갈라지는데 가운데의 밝은 길은 동생 테오 부부가 걸어갈 미래 좌측으로 사라지는 길은 고흐를 나타내며
지평선 중앙의 구름을 보면 중앙에는 두개의 구름이 합쳐져있는데 이것은 테오부부 이 구름에서 떨어져 나가는 또 하나의 구름은 반 고흐를 의미하며 이는 절망적인 결의를 상징한다.
미술 평론가 고바야시
[그림]Gogh, Vincent van ◈ Wheat Field (1889)
1890년 6월
테오에게
"나는 해바라기 연작을 그린 것처럼 실편백나무 주제 연작을 그리려 한다. 왜냐면 아직 내가 보고 느낀 것 같은 실편백나무를 그린 화가가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마치 이집트의 오베리스크처럼 아름답다"
[그림]Gogh, Vincent van ◈ Portrait of Dr Gachet (1890)
1890년 7월 24일 <마지막 편지>
테오에게 편지와 동봉한 50프랑 수표 고맙게 받았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그럴 마음이 사라져버렸다. 그렇게 해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 사람들이 너에게 호의적으로 대해주었으면 좋겠다. 네 가정의 평화문제라면, 잠시 파란이 있어도 잘 해결되리라 믿는다. 내가 알고 있는 얼마 안 되는 프랑스어나마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토론 할 때 이런저런 면의 옳고 그름을 따지면서 더 깊이 파고들다 보면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게 될 것 같다. 그게 그리 중요한 관심사는 아니지만. 요즘은 온통 그림에만 관심을 쏟고 있다.
내가 미치도록 사랑하고 존경했던 화가들처럼 잘 그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있으니, 오늘날 화가들이 점점 더 궁지에 몰리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 그런데 화가 공동체를 결성하는 게 유용하다고 화가들을 설득할 수 있는 기회는 이미 사라진 것이냐? 하긴, 공동체가 결성되더라도 다른 화가들이 파멸한다면 공동체 역시 파멸하게 될 테지.
너는 그런 경우, 화상들이 인상파 화가들과 운명을 같이할 것이라고 말할지도 모르지. 그러나 그건 아주 짧은 기간 동안에만 가능한 일이다.
결국 개인적인 노력은 별소용이 없는 것 같다. 게다가 이미 여러 가지 일을 겪었는데, 정말 이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일까?
[그림]Gogh, Vincent van ◈ The Church at Auvers-sur-Oise (1890)
윗그림 교회 입구가 보이지 않는 교회 뒷면을 그린것은 조직화된 종교에 대한 반감을 뜻하고 왼쪽으로 걷는 여인은 과거의 그가 사랑한 여인들의 상징이며 오른쪽 길은 앞으로 가야 할 길을 상징한다고 한다.
고갱이 브르타뉴 지방에서 그린 그림을 보았는데 정말 아름다웠다. 그곳에서 그린 다른 그림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림]Paul Gauguin(佛,1848~1903) ◈ The Swineherd, Brittany (1888)
동봉한 것은 도비니의 정원을 소재로 그린 작품을 다시 스케치한 것이다. 내가 가장 세심하게 생각해서 그린 작품 중 하나다. 구식으로 이엉을 인 지붕과 비온 후의 광대한 밀밭 정경을 그린 30호 크기 그림 두 점도 대략 스케치했다.
<고호가 보낸 마지막 편지. 테오는 이 편지의 내용을 이해하기 힘들었다고 한다.> ( 여기서 테오와 고흐의 관계를 알 수 있고 정신병이 심각한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그 이후 1890년 6월 동생 테오와 돈 문제로 다투고 돌아온 고흐는 7월27일 초라한 다락방 침대위에서 피를 흘리고 누워있는 그를 라부의 가족들이 발견한다. )
[그림]Gogh, Vincent van ◈ An der Schwelle der Ewigkeit (1890)
<빈센트가 자살한 당일까지 지니고 있었던 편지>
너의 염려해 주는 편지와 같이 동봉한 50프랑의 지폐, 고맙다. 갖가지 이야기를 쓰고 싶었지만 헛수고라 생각해 버렸다. 신사들이 네게 대해 여러 가지로 편의를 돌봐주기를 바라고 있다. 너의 가정이 무고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을 놓는다.
좋은 경우나 나쁜 경우도 상상하고 있었으므로 그렇게 말해 주지 않아도 괜찮았다. 5층집에서 아이를 기르는 것이 네게나 조에게 얼마나 중노동이 될까 하는 것은 십분 짐작이 간다.
순조롭게 되어가고 있으면 무엇보다도 물론 다행이지만. 중요하지도 않은 문제에 어째서 내가 이렇게 집착할 필요가 있겠는가. 사실 더욱 머리를 냉정히 하여 장사 이야기라도 할 수 있게 되려면 아직도 아득한 일인 것 같다.
현재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그것뿐이고, 이미 그 말을 전했다고 생각되지만, 그 사실에 어느 정도의 공포를 가진 채 자각하고 있었으며, 별로 숨기고 싶은 생각도 없다.
하지만 단지 그뿐이다. 다른 화가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거나 간에 무의식적이나마 실제 장사의 일과는 아주 동떨어진 것을 생각하고 있다.
그렇다. 틀림없이 우리들은 자기들의 그림밖에는 말할 수가 없다. 그렇지만 나의 아우야, 이런 말을 언제나 네게 했고, 최선을 다하자고 끊임없이 바라던 내 생각을 진지하게 다시 한 번 전하겠다. 거듭 말하거니와 너는 단지 코로의 그림을 파는 화상과는 전혀 다르며, 나를 통하여 많은 그림 제작에 관여하고 있는 셈이니까, 비록 네가 파산한다 하더라도 안심하고 있어도 된다.
관련성 있는 위기에 즈음하여 이와 같은 처지에 있는 우리들에게 있어서 네게 그 말은 적어도 중요한 것이라고 알려주고 싶다. 현지 실존하고 있는 예술가나 과거의 예술가의 그림과 화상과는 지금도 완전히 밀접한 관계에 있다. 그렇다.
[그림]Gogh, Vincent van ◈ Pieta (1889)
나는 자신의 일을 위해서 목숨을 내던졌으며, 내 이성을 반쯤 잃어버리면서까지……. 그러나 내가 알고 있는 한 너는 화상답지가 않다. 너는 동료일 뿐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실제로 사회에서 활동한 것이다. 하지만 도대체 어떻게 하면 좋단 말인가.
< 1890년 7월 24일 이전에 씌어진 것으로 내용이 너무 우울해서 부치지 않았다고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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