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WTEWAEL, Joachim(獨,1566-1638)
◈The Battle Between the Gods and the Titans(1600)
올림포스(Olympos) 신들과 기간테스(Gigantes)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올림포스 신들은 살아남은 기간테스들을 산이나 바위로
눌러 놓거나 무한 지옥 타르타로스(Tartaros)에 가두었다.
산이나 바위에 눌린 기간테스들은 아직도 때때로 그곳을 도망치려고
몸을 뒤척이는 바람에 대지가 자주 요동쳤다.기간테스의 뒤척임은 지진이 되었고,
뜨거운 숨결은 곧 화산이 되었다.
그런데 기간테스 중 하나의 몸부림은 땅 거죽은 물론이고,
땅 밑에 있는 명계(冥界)까지 뒤흔들었다.
[그림]CARAVAGGIO(伊,1573-1610)◈Jupiter, Neptune and Pluto (1597-1600)
명계의 신으로 제우스의 형제이자 신중에서 3인자이다
공평하게 명계의 법을 적용했기 때문에 결코
사악하거나 악마적인 신은 아니었다.
명계의 신 하데스(Hades/Pluto)는 자신의 왕국이 햇볕에 노출되는 것을 근심한 나머지
피해상황을 살피기 위해 검은 말이 끄는 전차를 타고 땅 위에 올라왔다.
이날 따라 하데스는 늘 쓰던 키네에(Kynee, 상대방에게 보이지 않게 되는 황금투구)를
깜빡 잊고 쓰지 않았다. 그래서, 에뤽스 산 위에 있던 아프로디테(Aphorodite)와
에로스(Eros) 모자는 전차를 몰고 가는 하데스를 보게 된 것이다.
[그림]LOTTO, Lorenzo (伊,1480-1556)◈ Venus and Cupid (1540)
"내 아들아, 모든 사람을, 제우스까지도 정복할 수 있는 너의 화살로
저기 가는 저 명부의 왕의 가슴을 향하여 쏘아라.
왜 그 자만을 놓아 줄 필요가 있느냐?
너와 나의 영토를 넓힐 기회를 놓치지 말아라.
천상에 있어서까지도 우리의 세력을 멸시하는 자가 있는 것을 너는 아느냐.
지혜의 여신인 아테나와 수렵의 여신 아르테미스가 우리를 멸시하고 있다.
그리고 또 케레스(Ceres/Demeter)의 딸도 그들의 흉내를 내려고 하였다.
만약 네가 네 자신의 이해나 혹은 나의 이해에 대하여 관심을 가진다면,
이 두 가지를 동일시하여라. 너의 이해가 나의 이해요,
나의 이해가 곧 너의 이해니까."
[그림]Thomas Hart Benton(美,1889-1975)◈Persephone (1939)
데메테르의 딸로서 코레(Kore:처녀)라고 부른다.
니사의 꽃밭에서 친구들과 꽃을 따고 있다가 명부(冥府)의 왕에 의해
지하로 끌려가는 장면이 《호메로스 찬가(讚歌)》 제2에 아름답게 읊어져 있다.
에로스는 화살통을 풀어 가장 예리하고 가장 잘 맞는 화살을 골랐다.
그리고 무릎에 의지하여 활을 구부려 활시위를 메겼다.
잘 겨눈 뒤에 비늘 돋친 화살을 하데스의 가슴에 정통으로 쏘았다.
[그림]Edmund Dulac(佛,1882-1953)◈Pluto and Persephone
사랑의 화살에 맞은 하데스는 엔나 호수에서 놀고 있는
곡식의 여신 케레스(데메테르)의 딸 페르세포네(Persephone)를 발견하였고,
그녀의 아름다움에 반해 자신의 명계로 강제 납치하였다.
[그림]Alessandro Allori (伊,1535-1607)◈The Abduction of Proserpine (1570)
그녀는 살려 달라고 어머니와 동무들에게 외쳤다.
그리고 놀란 나머지 앞치마 자락을 놓쳐서 꽃을 모두 땅에 떨어뜨렸다.
순간 그녀의 애통한 마음에는 이 꽃을 잃은 것이
또 하나의 새로운 슬픔처럼 느껴졌다.
[그림]Albrecht Durer(獨,1471-1528)◈Abduction Of Proserpine on A Unicorn(1516)
약탈자 하데스는 마차를 끄는 말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대며,
머리와 목 위의 쇠고삐를 마구 당기며 말을 몰았다.
퀴아네 강에 도착하여 강이 앞길을 막자 하데스는 삼지창으로 강가를 쳤다.
순간 대지가 갈라지며 명부에 이르는 통로가 열렸다.
[그림]ABBATE, Niccolo dell'(伊,1509-71)◈The Rape of Proserpine(near 1560)
케레스는 빼앗긴 딸을 찾아 온 세상을 헤맸다.
금발의 에오스가 아침 일찍 일어났을 때도,
케레스는 딸을 찾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러나 모든 것이 허사였다.
마침내 피곤하고 슬퍼서 케레스는 돌 위에 주저앉았다.
그리하여 햇빛과 달빛 아래서, 혹은 비를 맞아가면서 노천에서
꼬박 아흐레 동안 계속해서 앉아 있었다.
[그림]Rembrandt van Rijn (獨,1606-69)◈The Abduction of Proserpine(1631)
그곳은 지금 엘레우시스라는 마을이 있는 곳으로,
그 당시는 켈레오스라는 노인의 집이 있던 곳이었다.
노인은 그때 들에 나가 도토리와 딸기를 줍고, 땔나무를 하고 있었다.
그의 어린 딸은 두 마리의 염소를 몰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소녀는 늙은 부인으로 변신한 여신의 곁을 지날 때,
"어머니, 왜 바위 위에 홀로 앉아 계십니까?"
하고 말을 걸었다. 이 어머니라는 말이 케레스에게는 얼마나 감미로운 말이었던가.
돌아오던 노인도 무거운 짐을 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발을 멈추고
오막살이나마 하룻밤 쉬어 가시라고 청했다. 케레스는 응하지 않았다.
그러나 노인이 여러 번 권하자
"제발 내버려두세요. 그리고 따님을 가지신 것을 행복하게 생각해 주십시오,
나는 내 딸을 잃었습니다."
하고 대답했다.이와 같이 말하고 있는 동안에도 눈물이, 아니,
또는 눈물과 같은 것이-왜냐하면 신들은 우는 일이 없으니까-
양볼에 흘러내려 가슴을 적셨다.
인정 많은 노인과 그 딸은 노파와 함께 목놓아 울었다.
노인은 말했다.
"우리와 함께 가십시다. 누추한 집이라고 탓하지 마십시오.
집에 가면 당신의 따님이 무사히 당신의 곁을 돌아왔을지도 모릅니다."
"그럼 안내해 주십시오.그만큼 말씀하시는데 거역할 수도 없으니."
하고 케레스는 돌에서 일어서서 그들을 따라갔다.
[그림]Jacob Jordaens (Flemish,1593-1678)◈An Offering to Ceres(1618-20)
카레스에게 추수한 것을 바치는 백성들
노인은 걸어가면서 자기의 어린 외아들이 중병으로 열이 올라
잠이 못 이루고 앓고 있다고 말했다.
케레스는 허리를 구부리고 양귀비를 땄다.
일행이집에 들어가 보니, 어린애가 회복할 가망이 없을 것 같아
온 집안이 수심에 잠겨 있었다.
어린애의 모친인 메타네이라(Metaneira)도 케레스를 따뜻이 맞았다.
케레스는 허리를 구부리고 앓는 애에게 키스를 했다.
그러자 즉시로 창백한 얼굴에 화기가 돌며 원기를 되찾았다.
그리고 케레스는 그를 재[회] 속에 뉘었다.
이제까지 손님이 하는 짓을 보고 있던 어머니는 소리를 지르며
뛰어나와 소년을 불 속에서 끄집어냈다.
[조각]◈ 농사짓는 법을 알려주는 케레스
인간에게 농사 짓는 법을 알려주는 케레스
그러자 케레스는 여신의 본체를 드러냈다.
천상의 광채가 온 누리를 비추자 그들은 놀라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이때 여신이 말했다
"아들에 대한 그대의 애정이 너무 지나쳤어요.
나는 조금 전에 그대의 아들인 트립톨레모스(Triptolemos)를
불사신으로 만들려고 했는데 당신 때문에 모든 일을 망쳐 버렸소.
그러나 그는 훌륭하고 유익한 인물이 될 것이오.
그는 백성들에게 쟁기 사용법과 농사짓는 법을 가르쳐 줄 것이오."
이렇게 말하면서 여신은 구름에 몸을 감추고 이륜차를 타고 떠나 버렸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