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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크의 봄

인생멘토장인규 2008. 11. 3. 10:23

[그림]Munch, Edvard (Norway,1863~1944) ◈  Girls on The Jetty (1903)




 

그림을 클릭하면 큰그림으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봄이다, 다시 희망이다!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단편소설 O헨리의
<마지막 잎새>가 있다. 이 소설은 대중적 인기가 워낙 높아
평소 책과 담을 쌓고 사는 사람들도 <마지막 잎새>에 관한
내용을 훤히 꿰뚫고 있을 정도이다.

사람들은 왜 그토록 '마지막 잎새'에 깊이 매료당한 것일까?
바로 가난하고 이름없는 노 화가가 같은 건물에 사는 병든 처녀
존시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담쟁이 잎을 그린 다음
운명한다는 드라마틱한 주제 때문일 것이다.


[그림]Munch, Edvard ◈  Puberty (1895)





소설은 생명의 소중함을 강조하고, 예정된 죽음도 삶의 희망을 품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지는 못한다는 진리를 감동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 잎새>를 읽고 나면 인간은 희망을 자양분 삼아 생을 꽃피우는
존재이며, 절망과 고통을 치료하는 명약은 희망이라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그림]Munch, Edvard ◈  Winter Night (1900)





여기 '죽음의 공포'라는 악성 바이러스를 박멸하는 길은
곧 삶을 향한 희망임을 생생하게 느끼게 하는 작품이 있다.
바로 19세기 노르웨이가 낳은 세계적인 화가 뭉크의 '봄'이다.

[그림]Munch, Edvard ◈  Spring(1898)





그림의 배경은 이른 봄날, 환자가 있는 실내 정경이다.
병색이 짙은 소녀가 가까스로 의자에 앉자 가녀린 숨을
몰아 쉬고 있다. 소녀는 중병을 앓고 있던가.
자신의 머리를 받친 흰배게보다 창백한 낯빛을 띤채
초점 없는 눈길로 어딘가를 응시한다.

소녀의 곁에는 어머니인 듯한 중년 여인이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진 딸을 안탑갑게 지켜본다. 두텁고 칙칙한 옷과
어두운 가구 색깔은 두 사람의 마음이 아직 겨울임을 암시한다.

그러나 죽음의 둥지를 튼 화면 왼쪽과는 달리 화면
오른쪽은 봄기운이 완연하다. 눈부신 햇살은 창가에 가득하고
부드러운 봄바람이 커튼을 부풀리며, 싱그러운 화초가 해바라기를 한다

화가는 화면을 흑과 백으로 대담하게 양분해 왼편은 죽음의 영역이요
오른쪽은 희망의 땅임을 알리고 있다. 하지만 강한 삶의 의지가
생과 사를 가르는 금지선을 넘어 죽음을 정복했다.

환자가 사는 저 방안을 들여다보라!
따사로운 햇살과 감미로운 봄바람이 병든 소녀의 차디찬 혈관 속으로
링거액처럼 스며들고 있지 안호은가. 링거액은 �날처럼 희미해진
소녀의 생명줄을 동아줄인 양 탄탄하게 이어 줄 것이다.


[그림]Munch, Edvard ◈  Death in the Sick-Room (1893)





그림은 뭉크의 어릴적 쓰라린 체험이 녹아 있는 자전적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죽음을 눈앞에 둔 소녀는 누이 '소피에'이며
중년 여인은 이모'카렌'을 연상시킨다.


[그림]Munch, Edvard ◈ By the Deathbed (1895)




왜 후세 사람들은 이 그림을 가리켜
뭉크의 일기와 같다고 말하는 것일까?
바로 뭉크와 죽음은 뗄레야 뗄 수가 없는
숙명적인 관계를 지니고 있기때문이다.


[그림]Munch, Edvard ◈ Women in Hospital (1897)





화가의 어머니는 그가 다섯 살때 결핵으로 세상을 떠났으며
누이 소피에 역시결핵으로 생을 마감했다.
또 동생 안드레아스는 폐렴으로,
여동생 라루라는 정신병으로 숨을 거두었다.


[그림]Munch, Edvard ◈  The Dead Mother(1899)




선천적으로 병약했던 뭉크 또한 일생동안 병을 달고
살았다. 따라서 뭉크는 평생토록 유년 시절을 가득 채운
죽음의 공포와 두려움,불행한 기억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죽음의 악몽에 가위 눌린 뭉크에게 그림은
불안과 공포에서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안식처였다.


[그림]Munch, Edvard  ◈ The Sick Child(1885-6)





[병든 아이](1888, 노르웨이 오슬로 국립미술관 소장),
[죽음의 방](1892, 오슬로 뭉크 미술관 소장),
[죽음의 침상 곁에서](1895, 노르웨이 베르겐의 라스무스 마이어스 컬렉션 소장),
[죽은 어머니](1889, 독일 브레맨 미술관 소장)같은 작품은
그가 어렸을 때 받은 죽음의 인상이 반영된 수많은 그림과 판화들 가운데 일부이다.


[그림]Munch, Edvard  ◈ Golgotha(1900)





그러나 뭉크는 천형과도
같은 죽음과의 대결해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삶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았다.
그는 그런 바램을 이 그림에 담았다.

싱그러운 햇빛은 음을한 실내를 진주빛으로 염색하고
하늬바람은 커튼을 돛처럼 팽팽하게 부풀리지 않은가.


[그림]Munch, Edvard ◈  Death at the Helm (1893)




오랜 병마에 시달리는 소녀는 저 돛을 드높이 올리며
희망의 바다를 항해하리라.
그리고 이렇게 노래하리라.

절망이라는 병원체를 멸균하는 것은
저 눈 부신 봄이요,
희망의 색깔이라고....




이명옥 - 사비나 미술관장

 

2005-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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