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명화갤러리[명화·신화이야기]
클림트가 아르 누보(유겐트 스틸)의 거장으로서 전성기를 구가한 시기에 내놓은 작품으로, 에로티시즘의 표현과 그의 무절제한 장식성이 비할 데 없는 양식으로 잘 융화되어 나타나 있는 그림이다. 생생한 색채와 관능적 감각세계의 표현을 그 회화양식으로 하는 작품의 하나이며, 화려한 기하학적 무늬의 장식들이 화면 속의 인물들을 압도하는 경향을 그 특징으로 하는 ‘황금시기’ 작품의 백미(白眉)이다. 당초무늬, 동심원, 네모, 약식적인 꽃, 담쟁이덩굴이 소용돌이치며 화면을 채우고 그 장식 속에 남자와 여자의 기이한 자세가 부각되어 있다. 바싹 붙어, 무릎을 꿇고 있는 자세와 남성의 강렬한 포옹, 그리고 여인의 황홀한 모습에서 비롯되는 정서와 탄탄한 구성의 균형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져 있다. 주변을 가득 메운 황금색과 은색의 나뭇잎에 둘러싸인 두 남녀가 화사한 꽃더미 위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데, 남자의 외투에 그려진 패턴화(化)된 사각형은 여인의 옷에장식된 꽃처럼 부드럽고 화려한 색상의 무늬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그의영원한 작품 테마가 된 에로스와 타나토스. 그것은 때론 남성을 집어삼키는 요부로, 때론 두 남녀의 성애적인 '입맞춤'으로 표출되었다. 그리고 한 남자로서의 관능과 화가로서의 자유혼 사이에서 그가 줄다리기를 해야 했던 여인, 에밀리 플뢰게와의 에로틱한 우정으로... 1918년 56세가 되던 1월 11일, 뇌일혈로 쓰러진 클림트는 신체의 일부가 마비되고 실어증까지 걸려 요양소에 입원해야 했고, 결국 2월 6일 폐렴으로 세상을 떴다. 에로스와 영원한 작별과 타나토스와의 영원한 만남... 평생 여인들을 찬미하고 숭배했던 클림트였기에, 그의 인생과 창작 과정에 상당한 흔적을 남겨 놓은 여성에 대한 찬미도 그와 함께 이별을 고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그의 다른 작품의 포옹하는 여인들과 비교할 때 《키스》가 긍정적인 인간의 성취를 표현하고 있다는 해석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