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명화갤러리[명화·신화이야기]
편견과 진실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에 있는 릭스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이 작품을 보노라면 야릇한 상상을 하게 됩니다. 족쇄로 발이 묶이고, 손이 뒤로 묶인 한 늙은 노인이 젊은 여인의 풍만한 젖가슴을 탐닉하는 눈으로 바라보는 음탕한 작품입니다. 게다가 두사람이 부녀지간이라면 더욱 놀라게 됩니다. 이런 천륜울 어기는 외설작품을 왜 하필이면 거장 루벤스가 그렸을까...?? 하지만 루벤스의 의도를 알게 되면 의구심이 풀립니다. 이 작품의 노인은 시몬이고, 젊은 여인은 페로입니다. 시몬은 반역죄로 인해 감옥에 갇히게되고 그에게는 굶어죽는 형벌이 가해졌습니다. 그에게는 빵 한조각, 기갈에 물 한모금 조차 제공되지 않았습니다. 그때 갓 아기를 출산한 노인의 딸 페로가 아버지에게 면회를 갔습니다. 딸은 죽어가는 아버지를 보자 수치심을 물리치고 자신의 젖을 아버지에게 물립니다. 부녀간의 눈물겨운 사랑이야기가 담겨있는 아름다운 예술적 작품입니다. 서기 30년 경, 발레리우스 막시무스(Valerius Maximus)가 쓴 이 이야기를 주제로 하여 그린 그림을CaritasRomana라고 부르는데, 고대로마에서는 벽화로도 많이 그려질 정도로 매우 인기가 있었지만, 중세에 접어들면서 이 주제는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가 인간의 육체에 대한 관심이 부활하던 르네상스 시대부터 다시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따라서 시몬과 페로에 얽힌 이 로마 이야기는 16세기에서 18세기 당시 이탈리아와 네덜란드에서 많은 화가들의 관심 대상이었습니다. 훔쳐보는 두명의 간수가 인상적입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바라 보았을때에는 외설이던 그림이 그속에 담긴 진실을 알고 나니 아름다운 예술로 바라보게 되죠? 사람들은 가끔 본질을 파악하지 않고 숨겨진 진실보다는 첫인상에 주어진 편견으로 사물을 판단하는 우를 범하기도 합니다. 편견을 버리면 더욱 아름다운 세상이 열리는것을...
[April]
2004-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