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향기/身 言 書 判

줄탁동시(啐啄同時)

인생멘토장인규 2010. 11. 25. 15:03

어미가 품에 안은 알 속에서 조금씩 병아리가 자랐다.

이제 세상 구경을 해야 하는데, 알은 단단하기만 하다.

병아리는 나름대로 공략부위를 정해 쪼기 시작하지만, 힘에 부친다.

이때 귀를 세우고 그 소리를 기다려온 어미닭은 그 부위를 밖에서 함께 쪼아준다.

답답한 알 속에서 사투를 벌이던 병아리는 어미의 도움으로 비로소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다.

 

이처럼 병아리가 안에서 쪼는 것을 ‘줄(啐)’이라 하고,

밖에서 어미닭이 그 소리를 듣고 화답하는것을 ‘탁(啄)’이라 한다.

그리고 이 두가지가 동시에 발생해야 일이 완성될 수 있다는 뜻이 바로 ‘줄탁동시(啐啄同時)'다.

 

참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가르침이자 매력적인 이치가 아닐 수 없다.

행복한 가정은 부부가 ‘줄탁동시’할 때 이루어지고,

훌륭한 인재는 사제가 ‘줄탁동시’의 노력을 할 때 탄생하며,

성공적인 기업은 노사가 ‘줄탁동시’할 때 가능한 것이다.

이렇듯 ‘줄탁동시’를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몇가지 조건이 있다.

 

첫째, 내가 먼저 변화해야 한다.

어느 방송국의 로고송에 있듯이, 세상의 이치는 ‘기쁨 주고 사랑받는’의 순서이지,

‘사랑받고 기쁨주는’ 순서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상대로부터 ‘화답’이라는 선물을 받으려면, 내가 먼저 고뇌와 헌신을 듬뿍 담아

상대가 기뻐할 일을 만들어내야만 한다.

 

둘째, 경청해야 한다.

어미닭이 아기 병아리가 부화할 준비가 되었는지 알려면, 또 어느 부위를 두드릴 것인지를 알려면,

먼저 신호를 잘 들어야 한다. 그래야 병아리에게 필살의 도움을 줄 수 있고, 함께 기쁨을 만들 수 있다. 가족의 소리, 고객의 소리, 상대방의 소리를 경청하지 않으면 안된다.

 

셋째, 타이밍이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가치를 창조한다 해도, 상대가 갈망하는 때를 잘 맞추지 못하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새로운 가치에 소비자들이 목말라할 때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만 고객이 보내는 열광과 감동의 화답을 받을 수 있다. ‘고객과 함께 손을 맞춰 박수 칠 수 있는 기업’이 바로 위대한 기업이 아닐까?

 

넷째, 지속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다. 나의 노력이 항상 인정받을 수는 없다는 것을....

내가 알의 안쪽을 열심히 쪼았다고 해서 반드시 상대가 바깥쪽을 쪼아주는 것은 아니다. 어떤 경우에는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고, 심지어 묵묵부답이어서 나의 노력이 무위로 돌아갈 때 도 있다.

기업의 경우도 필사의 노력으로 새로운 제품을 만들었다고 해서 늘 히트상품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줄탁동시’의 묘는 기다림에 있다.

세상의 화답을 받을 ‘진실의 순간’을 위해 늘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오리진이 되라」강신장 中 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