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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der(獨,1472-1553) 아담과 이브

인생멘토장인규 2009. 1. 3. 13:24

 



[그림]Lucas Cranach the Elder(獨,1472-1553) ◈ Adam & Eve (1531)  






그림을 클릭하면 큰그림으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뱀의 유혹 - 이브




    어느 날 하나님은 아담이 매사에 흥미를 잃고 침울해져 있음을 눈치챈다.
    아무것도 부족하지 않은 낙원에서 영생을 누리면서도
    아담은 왜 그토록 불행했을까?

    바로 고독이 짐처럼 그를 짓눌렀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정에 굶주린 아담을 못내 안쓰럽게 여긴 나머지
    그가 잠든 사이에 갈비뼈를 하나 빼내어 이브를 창조했다.



[Bronze]Lorenzo Ghiberti(伊,1381-1455)◈ Adam and Eve in the Garden of Eden:
The Creation of Adam and Eve(1425-52)






    그러나 아담은 반려자가 생겨 행복을 누린 값을 톡톡히 치르게 되었다.
    뱀의 꼬임에 넘어간 이브가 금단의 열매인 선악과를 따먹은 후
    아담에게도 함께 먹기를 권한 것.

    선악과를 먹은 후 눈이 밝아진 두 사람은 자신들이
    알몸인 것에 수치심을 느끼고 얼굴을 붉혔다.
    아울러 선과 악, 사랑과 미움, 삶과 죽음의 무서운 차이도 알게 되었다.



[그림]Albrecht Duerer (獨 1471-1528)◈ Adam and Eve(1504)





    낙원에서 죄를 짓지 않고 순수한 존재로 살아가던
    아담과 이브에게 분별력과 인식이 싹튼 것이다.

    어리석은 인간이 금기를 어긴 사실에 크게 분노한 신은
    아담과 이브를 낙원에서 추방했다. 낙원에서의 추방 이후
    두 남녀는 살을 섞는 황홀한 쾌락을 맛보는 한편
    노동의 고단함과 죽음의 고통을 떠맡게 되었다.

    성서는 인간이 육욕의 기쁨을 얻은 대가로 불행을 겪게 되었다는
    사실을 강하게 암시하고 있다. 육체적 사랑에서 원죄가 생겨났다.
    그것으로 신과 인간을 영원히 갈라놓은 것이다.



[그림]Albrecht Duerer (獨 1471-1528)
◈ Adam(1507)◈                          ◈ Eve(1507)◈






    기독교의 원죄설로 이브는 순진한 남자를 유혹해
    죄악의 구덩이로 빠뜨린 사악한 요부의 표본이 되었다.
    중세 미술에서 여성에 대한 경멸감을 징그러울 정도로 과장하여
    묘사한 것도 이 뿌리 깊은 여성에 대한 혐오감 때문이었다.

    모든 여자는 이브의 딸이며 그 더러운 피가 대대로 이어져
    인류가 타락한다는 중세인의 그릇된 여성관은 교회 미술에도
    결정적인 여향을 끼쳤다.

    미술가들은 여성을 매우 추악하게 묘사하거나
    남자를 유혹하는 음란한 괴물로 표현하는 두가지 방식을 사용했다.



[그림]Van der Goes(Hol 1440-1482)◈The Fall:
Adam and Eve Tempted by the Snake(1470)






    부정한 여자에 대한 불신감은 후고 반 데르 후스의 걸작
    <인간의 타락>
    에서 절정에 달한다. 그림은 간교한 이브가
    순진한 아담을 어떻게 유혹하는가를 흥미롭게 보여 준다.

    교활한 여자와 천진한 아담의 표정을 비교해 보라.
    하늘과 땅만큼 다르지 않은가? 화면 한가운데 이브를 주인공으로
    당당하게 그려 놓고 아담을 그 옆에 들러리 세운 것도
    그만큼 여자의 죄가 남자보다 크다는 뜻이다.

    더구나 화가는 사악한 뱀을 이례적으로 여체의 형상으로 표현했다.
    거침없이 금단의 열매를 따는 이브의 기세에 여자를 꼬인
    음흉한 뱀마저도 질렸는가? 얼이 빠진 표정으로 연신 감탄을 터뜨린다.

    신의 경고를 무시한 당찬 이브와 달리 아담은 음부를 가린 채 잔뜩 위축된 모습이다.
    남자는 여자의 유혹에 빠져 불행하게 된 가엾은 희생자임을 알리기 위해서다.
    그림에 등장하는 이브의 누드는 정형적인 고딕 양식의 특징을 잘 보여 준다.



[그림]Tamara de Lempicka(Pol,1898-1980) ◈ Adam and Eve





    폴란드 출신의 화가 렘피카도 남성의 욕정을 자극하는 관능적인 이브를 묘사했다.
    렘피카는 1910~40년 사이 유럽에서 전개된 아르 데코 양식의 회화를 대표하는
    여성 작가로 아르 데코의 여왕으로 불릴 만큼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그녀의 자유분방한 사생활과 화려한 남성 편력,
    뛰어난 미모는 미술계와 사교계의 뉴스 메이커로 늘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1925년 파리에서 개최된 첫 번째 아르 데코 전시회에서 작품을 선보인 이후
    렘피카는 상류층이 선호하는 화가로 급부상했다. 신고전주의의 대가인
    앵그르의 영향을 받은 그녀의 그림은 주름살 하나 없는
    매끈한 피부를 지닌 여체의 표현이 특징이다.

    쇼윈도의 마네킹처럼 차갑게 빛나는 인공 피부에 새빨간 립스틱을 바른
    도발적인 여인들은 에로티시즘을 강하게 자극한다.
    감정이 배제된 여인들의 냉정한 표정과 매끈한 알몸은
    광고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면서 상업적인 미술로 사용되어 큰 인기를 끌었다.

    렘피카는 여성 화가의 누드화를 거품을 물고 비난하던 시대에
    과감하게 에로틱한 누드를 주제로 택한 대담한 화가다.
    황홀경에 빠져 쾌락을 즐기는 여자들과 관음증,
    동성애를 묘사한 것만도 파격적인데 한 술 더 떠서
    자신의 레즈비언 성향마저 거리낌없이 작품으로 표현했다.

    1972년 파리의 뤽상부르 갤러리에서 열린 그녀의 개인전은
    엄청난 화제와 물의를 불러일으켰다. 일찍이 여성 화가가 그토록 선정적이고
    에로틱한 누드화를 공개적으로 발표한 작은 없었기 때문이다.

    자유분방하고 거침없는 렘피카의 기질은 에덴 동산의 아담과 이브를
    도시의 연인들로 변모시켰다. 삭막한 도시의 거리에서 두 남녀가 사랑을 나눈다.
    아담은 강인한 팔로 이브의 옆구리를 파고들며 연인을 바짝 끌어당긴다.
    이브를 감싼 아담의 팔과 사과를 쥔 이브의 팔이 선명한 대각선을 이루고
    그 교차하는 선을 팽팽한 이브의 유방을 한층 도드라져 보이게 한다.  



[그림]Gustave Klimt(Austria,1862-1918) ◈ Adam and Eve(1917-18)  




    세기말 가장 탁월한 에로티시즘 화가로 손꼽히는 클림트 역시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관능적인 이브를 창조했다.
    이브의 눈부신 나체가 화면을 압도한다.
    감미로운 복숭아빛 살결과 출렁이는 황금빛 머리카락,
    발그레한 뺨은 술이 멎을 만큼 고혹적이다.

    이 사랑스런 이브를 뒤에서 끌어안은 아담의 황홀한 표정을 보라.
    여인의 머리에 코를 박고 그 향기에 취해 거의 실신할 지경이 아닌가?
    그러나 욕정의 무게에 짓눌려 핏기를 잃어 가는 아담과 달리
    이브는 만개한 꽃처럼 싱싱하게 피어오른다.
    이브는 찬란한 빛이요, 아담은 그녀의 어두운 그림자이기 때문이다.

    클림트가 아담을 사랑의 덫에 빠진 희생자로 묘사한 것은
    셰익스피어 이후 가장 위대한 영국 작가로 손꼽히는
    밀턴의 서사시 <실락원>의 영향이 크다. 밀턴은 창세기 신화를
    맹목적인 사랑에 빠진 아담과 이브의 러브스토리로 각색했다.


[그림]Edward von Steinle(獨,1810-1886) ◈ Adam and Eve after the Fall (1853)  




    성서의 창세기에는 이브가 먼저 선악과를 따먹은 후
    아담에게 권하지만 <실락원>에서 아담은 이브와 공모하여
    신을 거역하는 것으로 변색된다. 아담은 사랑하는 이브 혼자
    죄악에 빠지는 것을 견딜 수 없어 함께 산악과를 나누어 먹는다.

    여자에 대한 넘치는 사랑을 주체하지 못해 이브의 죄를 뒤집어쓰고
    스스로 고통의 길을 택한다. 아담의 죄는 신보다 여자를 더 숭배하고,
    신을 향한 신앙심을 거두어 여자에게 바친 데에 있다.

    <실락원>에 나오는 다음 글귀를 보면 이브에 대한
    아담의 애착이 얼마나 강한가를 짐작할 수 있다.

    내가 어디에 있었는지 이상하게 여기셨나요?
    아담, 당신이 없어 쓸쓸했어요
    당신이 없는 긴 시간 동안 사랑의 그리움으로 가득 차 있었어요
    이전에 느껴본 적도 없고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그리움
    나는 두 번 다시 그런 고통을 겪고 싶지 않아요

    절절한 이브의 고백에 가슴이 뭉클해진 아담은 영원한 사랑을 눈물로 맹세한다.


    당신없이 내가 어떻게 살 수 있겠소
    달콤한 접촉과 사랑의 끈, 내게 그토록 소중한 것 없이
    어떻게 내가 이 황량한 숲 속에서 혼자 살 수 있겠소
    설령 신이 내 갈비뼈로 또 다른 이브를 창조하신들,
    당신에 대한 상실감을 결코 내 머리 속에서 떠날 수 없을 것이요.
    그대는 나의 살 중의 살이요, 뼈 중의 뼈이니
    그 무엇으로도 당신의 운명을 나의 것과 갈라 놓을 수 없다오




[그림]Domenichino(伊,1581-1641)◈Adam and Eve (1623-25)




    아담은 신을 거역하고 금단의 열매를 나누어 먹은 것으로
    자신의 뜨거운 사랑을 증명한다. 이처럼 많은 예술 작품들은
    이브가 아담을 유혹해 신에 대한 복종을 거부하고
    타락의 길을 걷게 한 요부의 전형임을 보여 주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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