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여유/사색의 공간[감동·좋은글]

근심없이 즐겁게 살도록 해 주십사~

인생멘토장인규 2008. 11. 19. 13:59
  


 

   "힘으로 지키는 자는 홀로 영웅이 되고, 위엄으로 지키는 자는 한 나라를 지킬

     수 있지만, 덕으로 지키는 자는 천하를 세울 수 있다."고 합니다.

     덕승재(德勝才)라 , 즉  덕이 재주를 이긴다는 말이지요.

 
    요즘 '섬긴다'는 말이 곧잘 사람들 입에서 회자되고 있습디다.
    새정부의 수장이신 대통령께서 '국민을 섬기겠습니다'라고 공언한 연유겠지요^^
    섬김의 리더십!
    경영학자들의 리더십 논리로 말하면 서번트리더십(Servant Leadership)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역대 왕들중에서 섬김의 리더십으로 치자면 우리의 세종대왕도 빠지지 않지만
    중국 청조시대의 강희제를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요즘 중국의 위정자들사이에는 강희의 열풍이 분다고 할 정도로 강희제에 대한
    연구와 따라하기가 유행이라고 하지요.
    강희제는 어떤 사람였을까?
 
    마오쩌뚱은 강희,옹정,건륭이 남긴 지혜에 중국의 미래가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중국이 원나라나 청나라같은 이민족들의 침입과 지배, 융화라는 과정을 통해

    새로이 거듭났음을 인지했으며, 중국인을 단순히 오랑캐와 한(漢)족으로 구분하는

    이원론에 함몰되지도 않았던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청나라의 3대 황제였던 강희제의 통치철학의 핵심은

    "안거낙업(安居樂業) 국궁진력(鞠躬盡力)"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설명해보면

    안거낙업(安居樂業)은  모든 정치사상과 정치가들이 지향하는 바,

    '백성들이 근심없는 삶을 살며 즐겁게 생업에 임할 수 있게 하는 것'이요

    국궁진력(鞠躬盡力)은 서번트 리더십의 핵심으로 '섬김의 리더십' 즉,

    존경하는 마음으로 몸을 굽혀 온 힘을 다한다는 뜻이지요.

 

    황제가 몸을 굽힌다는 것은 그 당시로서는 상상도 못할 때. 강희제는

    스스로 백성들에게 국궁한다고 했으니  신하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을겁니다.

    "황제 폐하 통촉하시옵소서!" 라고 연일 떠들었겠지요~

    그러나 강희제는  '以一人治天下  不以天下奉一人'이라 즉,

    '한 사람이 천하를 다스리는 것이지, 천하가 한 사람을 받드는 것이 아니다.'고

    하였다지요. 우리는 여기서 강희제의 치세(治世)의 면모를 읽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수출한 드라마 중 최고의 히트작인 대장금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만한전석'이라는 이름을 들어보셨을겁니다.

    그러나 이 음식을 만든 사람이 강희제라는 것을 아는 분들은 드물겝니다.

    강희 9년(1670년)에  "만주족과 한족이 함께 향음주례(鄕飮酒禮)를 거행토록

    하라"고 명하여 만한전석(滿漢全席)이라는 대연회 자리를 마련하였지요.

    이는 108가지의 만주족의 만식(滿食)과 한족의 한식(漢食)을 한 상에 차려 놓은 뒤,

    등용되지 않은 사대부를 포함한 한족 관리와 만주족 관리들이 함께 식사를 하며

    자연스럽게 화합하도록 하기 위해서 만든 자리였다고 하지요.  

    '음식을 통한 국가통합'이라는 강희제의 유연한 통치전략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경제살리기' '섬김' '국민통합'

    요즘 많이 듣는 소리들이지요?

    '안거낙업' '국궁진력' '만한전석'을 대비해보니

    예전이나 지금이나 통치자의 리더십철학은 통하나 봅니다.

    중요한 것은 누구를 위한 것이냐? 를 두고 볼 때

    그 바탕은 백성에 있다고 하겠지요.

    위정자나 사대부가 아니란 말이지요.

  

    그러나 이러한 통치철학을 가진 리더도 혼자 그 뜻을 펼 수는 없습니다.

    뜻을 함께 공유하고 그 뜻을 펼침에 있어서 백성들의 신뢰도 중요하지만

    정책을 입안하고 시행을 하는 수많은 참모들이 있어야 하겠지요.

 

    중국 춘추시대에 백락(伯樂)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종자가 좋은 말을 고를 때 귀신같은 눈썰미를 발휘했던 인물이었다고 합니다.

    "천리마는 어느 시대, 어디에나 있었지만 천리마를 구별할 수 있는 눈을 가진 백락

     (伯樂)은 언제나 드물다"는 고사 이야기의 주인공이지요.

    여기서 말을 사람으로 바꾸면 어떨까요?

    '인재는 어디에나 있지만 그를 알아보는 눈을 가진 이는 예나 지금이나 드물다.'

    그렇습니다. 인사의 핵심인 '인재발굴' '적재적소'는 참으로 어려운게지요.

    요즘 언론에 거명된 사람들의 청문회와 그 결과를 보면 여실히 드러나지요.

 

    '신기미(愼幾微)' 라는 말이 있습니다.

    <<강희문집>> 맨 처음에 수록되어 있는 글귀로 '마음속에 일어나는 사소한 잡념들을

    제거하고 자신을 단속한다'는 뜻이지요.

 

   어린 백성이 무얼 알겠냐마는

   '나랏 말이 중국과 달라 어린 백성이 이르고져 할 바 있어도 마침내 제 뜻을

    펼치지 못하니 , 내 이를 위하여 새로이 스물 여덟자를 만드노니' 한 세종대왕처럼

   백성의 뜻을 깊이 헤아려  항상 스스로를 '신기미(愼幾微)' 하시고, 백락(伯樂)같은

   사람을 주위에 두어  국궁진력(鞠躬盡力)하여  어린 백성들이 안거낙업(安居樂業)할

   수 있도록 해 주십사하고 간절히 바래봅니다.

   어질고 순한 백성이니 부탁밖에 더 하겠습니까.

   만한전석이 아니라도 팔도나물을 골고루 잘 비벼서 맛깔스런 국민비빔밥을 먹을 수

   있게 해 주시면 더 바랄게 있겠습니까. 

    2008-03-04

   [해운대에서 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