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Albrecht Duerer (獨,1471-1528)◈ The Four Horsemen of the Apocalypse(1498)
뒤러의 판화예술 세계는 크게 두가지로 구별되는데,
그 하나는 목판화이고 또 다른 하나는 동판화이다.
1500년에는 세상의 종말이 올 것이라는 두려움이 시대를 지배하던 때,
뒤러는 계시록의 내용(6장)을 15개의 목판에 담았다.
첫 번째 봉인을 여니 네 마리의 말과 기사가 나타나는데,
각각 재앙, 전쟁, 기아, 죽음을 상징한다.
활을 든 재앙이 처음에, 그리고 칼을 든 전쟁이, 다음에는 저울을 든 기근이,
마지막으로 기아가 창과 먹구름을 몰고 나타난다.
이 처절한 심판 앞에서 견딜 자가 없다.
무기력한 죄인들은 사정없이 짓밟히고 오른쪽 아래의 농부는
손으로 심판을 막아보려 하지만 공허할 뿐이다.
왼쪽 맨 밑에서는 입큰 괴물이 용케 살아남은 이들을 삼킨다.
철저한 심판이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계획임을 화가는
맨 위 천사를 통해 말하고 있다.
[그림]Albrecht Duerer (獨,1471-1528)◈ St Michael's Fight Against the Dragon (1498)
뒤러의 미술을 재삼 고찰하자면 그의 첫번째의 연작목판화 작품인
<요한 계시록>은 27세의 젊은 뒤러를 갑작스럽게
독일과 유럽에 유명하게 만들어 놓았다.
16개의 나무판으로 이루어진 이 판화는 난국의 시기,
박해의 시대로 알려진 서기 96년에 요한에 의해 기록된 마지막
신약 성서라는 『요한계시록』을 담고 있는 것이다.
요한 계시록 연작 중에서 논의를 볼러일으킬 뿐 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우수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는 작품인<계시록의 네 기사>는
질풍처럼 거세게 지나가는 지상의 운명을 상징한다.
그것은 요한계시록이 예견하고 있는 대환란을 깊은 신앙심과
정신적 비전으로 표현한 것으로서 전쟁, 재난, 죽음 등
인간의 숙명적인 운명을 막 을 길 없는 비참하고 참담한 상태로 보여 준다.
이 작품에서는 새로운 목판화의 양식뿐 아니라 새로운 선의 언어까지 창출되었다.
[그림]Albrecht Duerer (獨,1471-1528)◈ The Apocalypse- The Four Angels (1498)
거기에는 절망과 고통 공포 등 뿐이고 악과 죽음의 소용돌이 속에 인간의 존재가 있다.
신에 대한 인간의 존재를 위협적인 관계로 보게 하는 뒤러의 도상학적인
이해는 벌받는 인간이라는 중세적 종교관을 시사하는 것이다.
<[그림]Albrecht Duerer (獨,1471-1528)◈ The Annunciation (1498)
<요한의 계시록>, <그리스도의 대수난기>에 이어 뒤러의 목판화는
<성모의 생애>를 주제로 하여 삼단계의 발전을 보인다.
20판에 이르는 이 작품은 1502년부터 1511년 사이에 제작된 것으로,
불안 그리고 고통을 담고 있는 계시록이나 수난기보다도 차분하고
생각하는 분위기를 나타낸다. 결국 뒤러는 악과 선의 싸움에서
비참한 인간의 운명을 극화하였지만, 성모의 생애 에서 인간의 온순함을 엿보게 한다.
[그림]Albrecht Duerer (獨,1471-1528)◈ St Bridget and one of her Visions (1498)
뒤러의 작품은 이렇듯이 철두철미하게 성서제일주의 사상 을 도상학적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깊은 관심과 연구의 대상으로 삼아야 할 것은 뒤러의 학구적인 정신세계이다.
그의 신비주의적인 철학관은 종교적인 내적 세계와 또 다른 것으로 나타난다.
[그림]Albrecht Duerer (獨,1471-1528)◈ Lamentation Over Christ (1507)
이러한 상태 를 명시해 주는 작품이 불멸의 명작으로 알려진
동판화 <기사와 죽음과 악마>(1513), <서재에 있는 성 히에로니무스>(1514),
<멜랑꼬리아 I>(1514)이다. 이 작품들은 한결같이 인간의 운명 을
묻고 있는 수수께끼를 담고 있으며, 또한 뒤러의 철학과 종교
그리고 인생이 이 작품들을 통해 엇갈려 나타나 있는 것이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