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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펜서-패트리샤 프리스와 함께 있는자화상

인생멘토장인규 2008. 11. 12. 15:49

[그림]Stanley Spencer(英,1891-1959) ◈ Self Portrait with Patricia Preece(1936)



 

그림을 클릭하면 큰그림으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스탠리 스펜서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그는 영국에서 가장 종교적인 화가로 알려져 있는데,
    나는 그 점에 대해서 좀 회의적이다. 사실 솔직히 말하면
    전적으로동의하지 않는다. 내가보기에 그의 종교는 자기 중심적이고,
    상대적으로 피상적인 것 같다. 또 어떤 사림들은
    그가 우리 시대 최고의 영국 화가라고 하는데, 그 견해에 대해서도
    나는 왠지 석연치 않은 마음을 떨쳐버렬 수가 없다.

    〈패트리샤프리스와함께 있는자화상>은 전혀 종교적이라고 할수 없지만,
    그래도 꽤나 강렬한 그림으로 깊은 감성과 뛰어난 기교로 그려낸 것이다.
    적어도 그 점만은 인정해줄수 있으며 몇몇 부분은 분명 훌륭하다.
    벽지나 시트, 침대 위의 주름들 그리고 그림 속 스펜서 자신의 안경을 한번 보라.
    나는 특히 스펜서의 빛나는 머릿결이 마음에 든다.
    패트리샤에 관해 말하자면 머릿결은그리 돋보이지 않지만,
    음모는 확실히 부드럽고 풍성해 보인다.

    이 그림은 시각적인 면에서 매우 홍미진진한 작품이다.
    특히 야릇한 몸 색깔이참 인상적인데,
    여자의 몸에는 핑크색과 노란색, 그리고보라색이 강렬하게 섞여 있다.
    남자의 몸은 두가지 톤으로 보여주는데, 몸은 시체 같은 납빛이지만
    얼굴은상기된 채 붉은 빛을 띄고 있다.

    남자에 대한 전체적인 인상은 우선 우스꽝스럽다는것이다.
    빈약한 코에 안경을 걸친 남자의 시선은 정면의 여인을 지나
    다른 곳을 응시하고 있다. 그리고 스텐리에게는 유혹적인
    여인이였을지 몰라도 사실 이여자의 자태 역시
    그리 매력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여인은 스텐리로 하여금
    사랑하는 아내 힐다와 이혼하고 그녀와 재혼하고 싶어
    안달하게끔 만든 상류층출신 여인이다.

    그녀를 만나기전 스텐리는 아내에게 매일 편지를 쓸 정도로
    자상한 남편이였다. 그런데 페트리샤와 잠자리를 함께한 어느날,
    페트리샤는잠자리를 같이 하는 조건으로
    스탠리에게 먼저 집문서를 자신에게 줄 것을 요구했다.
    이 요구에 응한 스탠리는 결국 페트리샤와 단 하룻밤을 보네고 헤어지고,
    집에서도 쫓겨났다. 패트리샤는 집을 목적으로 그와 만났던 것이다.

    스탠리도 그들이 결코 하나가 될 수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설사 그자신은 모르고 있었다더라도 그의 예술은 알고 있었다.
    두사람의 색깔의 대조,그리고 그녀의 무관심한 표정이
    그 점을 분명히 말해주고 있다. 그녀가 거기 그렇게 누워있는 것은
    그와 함게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녀는 마치 그가 없는 것 처럼 행동하고 있는데,
    사실 그녀에게 있어 스탠리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 또한 그녀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는
    듯한 불행한 표정으로 허공을 응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들을 한쌍의 커플로 그려냈다.

    여기서 매우 재미있으면서도 다소 신랄한 면을 볼 수 있다.
    바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다가갈 수 없는 한 남자의 모습이다.
    단순히 웃어 넘기기엔 이 그림은 조금 슬프다.
    스텐리 스펜서가 그러한 요소를 하나로 묶은 낸 것인지,
    아니면 묘사하려는 남녀의 실제 관계가 그렇듯이 그림 자체도
    단절되고 분리된 것인지는 보는 이들이 스스로
    판단해야 할 것 같다.


    <웬디 수녀의 나를 사로잡은 그림들 中>


 


 

2006-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