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엄쉬엄 여행의 추억/국내여행·마실

[2005년 9월] 하동평사리를 찾아서

인생멘토장인규 2008. 11. 8. 01:03

 


 
추석을 보내고 맞이한 주말까지의 연휴. 비가 올듯 날씨는 흐리지만 그동안 갈려고 마음만 먹었던 박경리선생의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인 하동군 평사리를 찾았다. 섬진강초입에서 재첩국으로 점심을 먹고 토지의 주무대인 최참판댁과 등장인물들이 기거하던 오픈세트장을 둘러보니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 드라마속으로 들어가 최서희와 길상이의 애틋함과 토지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삶과 그들의 恨도 피부로 느껴본다.
* 2005년 9월 21일(수)
 
▶박경리의 '토지'에 대해
박경리는 1955년에 문단에 데뷔한 이래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러나 1969년부터 연재를 시작, 26년에 걸친, 4만 여장 분량의 '토지'는 박경리 개인에게나 한국문학에 있어서나 기념비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이 작품에 대한 여러 논의들, 즉 역사소설인가 아닌가가 문제시 되었다거나 농민소설로서의 면모가 부각되었다거나 총괄체 소설, 가족사 소설, 민족사 소설, 총체소설 등의 다양한 장르로 규정되어 온 것은 곧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거대한 서사구조, 다양한 층위의 세계가 중층적인 구조로 형상화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토지'는 거대한 원고지 분량에 걸맞게 7백여명의 인물이 등장하고 시간적으로는 1897년부터 1945년까지라는 한국사회의 반세기에 걸친 기나긴 격동기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즉 동학혁명에서 외세의 침략, 신분질서의 와해, 개화와 수구, 국권 침탈, 민족운동과 독립운동, 광복에 이르기까지의 격동의 세월이 파노라마처럼 나타나는 것이다. 이를 종적인 축으로 하여 진주와 간도(만주), 경성, 일본 등으로 삶의 영역이 확대되고 윤씨부인과 최치수, 최서희로 이어지는 최참판댁과 연결되어 삶을 엮어가는 평사리의 주민들, 김길상이나 김환을 중심으로 한 민족운동에 투신하는 인물들, 최참판댁의 전이과정 속에서 부침하는 신지식인들 등 수백명에 이르는 사람들의 삶이 형상화되어 있다.
 
박경리의 문학은 전반적으로 인간의 존엄과 소외문제, 낭만적 사랑에서 생명사상으로의 흐름이 그 기저를 이루고 있다. 그 생명사상이 종합적으로 드러난 작품이 바로 '토지'이다. 박경리에 의하면 '존엄성은 바로 자기 스스로가 자신의 가장 숭고한 것을 지키는 것'(파시 제1권, 131면, 1993)인데 박경리는 그의 작품에서 이 존엄성을 지키는 것이 생명본능 이상으로 중요한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토지'의 주인공 서희는 바로 이 존엄성을 지키려는 가장 강한 의지의 인물로 등장한다. 따라서 그의 문학에 있어서 존엄성의 문제는 다른 모든 것과 연관되어 있다.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수 없게 하는 기존의 관습과 제도 및 권력과 집단에 대한 비판, 욕망의 노예가 되어 존엄성을 상실한 인간들에 대한 멸시와 혐오는 이를 잘 말해 주고 있는 것이다.
 
존엄성을 상실할 때에 바로 한이 등장하는 것이며 이 한을 풀어가는 과정이 곧 박경리 문학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삶의 과정이었던 것이다. '토지'를 논할 때 항상 등장하는 생명사상은 바로 이 존엄성의 연장선상에 있다. (김은철 상지대 국문과 교수)
 
 
▶평사리 악양 무딤이들-

 
산으로 동그랗게 둘러싸인 소설 ‘토지’의 무대인 경남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의 황금들판. 소나무 두 그루가 있는 둔덕은 옛날 이곳이 호수였을 때 섬이었던 곳이다. -사진제공 하동군청
 
지리산 거대한 능선이 남으로 가지를 친 남부능선의 대미에 해당되는 성제봉 아래 넓은 평야지대가 펼쳐진다. 미점리 아미산 아래에서 동정호까지의 넓은 들판, 만석지기 부자를 서넛은 낼만 한 악양 '무딤이들'이 그것이다.
 
박경리 선생의 대하소설「토지」의 무대로 유명한 악양 평사리는 섬진강이 주는 혜택을 한 몸에 받은 땅이다. 평사리가 위치한 지명인 악양은 중국의 악양과 닮았다 하여 지어진 이름이며 중국에 있는 지명을 따와서 평사리 강변 모래밭을 금당이라 하고 모래밭 안에 있는 호수를 동정호라 했다. 악양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것 중에 소상팔경이 있으며, 평사리들에 위치한 동정호와 악양의 소상팔경은 이곳 사람들의 자랑거리로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가득 담긴 풍경을 자아낸다. 또한 형제봉 중턱 300m에 위치한 사적 제151호 고소성은 신라시대 축성한 것으로 섬진강과 동정호를 발 아래 두고 천년의 발자취를 말해준다.
 
▶'토지'속 최참판댁

 
동학혁명에서 근대사까지 우리한민족의 대서사시인 박경리의 대하소설(토지)의 배경으로 널리 알려진 소설속(최참판댁)이, 이곳 평사리에 3000여평의 부지를 매입, 한옥 14동 및 조선 후기 우리 민족 삶의 생활모습을 담은 유물 등이 전시된 최참판댁은 2002년 년말에 준공, 2001년 11월 전국문인들의 문학축제인 제1회 토지 문학제를 이곳에서개최한바 있으며 매년 가을이면 이곳에서 토지문학제를 개최하고 있다..
 
 
▶평사리공원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에 위치한 『평사리 공원』은 하동읍과 구례구간의 중간 지점에 위치하고 있으며 하동 그린 꽃가꾸기 사업으로 조성한 공원으로 주변에 조선시대에 축성한 고소성과 박경리 선생의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로 유명한 최참판댁. 전국 유일의 1급수를 자랑하는 섬진강을 끼고 있어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할 뿐만 아니라 화개장터와 쌍계사 등을 찾는 관광객에게 충분한 휴식과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하여 대형 주차장과 그늘막, 바비큐 그릴, 야외 의자, 농구. 족구장 등 운동 시설이 비치되어 있으며 넓고 하얀 백사장과 장승 동산을 조성하였을 뿐만 아니라 재첩잡이 체험도 할 수 있어 어린이들의 학습 체험장으로 활용 할 수 있으며 매년 11월초에는 옛날 임금님께 진상하였다는 대봉감 축제가 이곳에서 열린다.
 

▶평사리일대

 


▷아씨의 恨이 서린 별당. 서희의 독기가 피부에 느껴진다.

>
▷안채뒤로 돌아가면 나타나는 대나무숲길.사당이 있다.

 

▷등장인물들의 애환과 삶이 스며있는 오픈세트장.

돌담에 피어 있는 코스모스와 해바라기가 가을의 정취를 물씬풍기고 있다.(위/아래)

 

▷초가지붕위에 열린 조롱박.
 

 
 

2005-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