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향기/Working together

실패하는 리더, 이렇게 행동한다

인생멘토장인규 2008. 10. 19. 00:35

성공하는 리더와 실패하는 리더의 차이는 작은 행동 하나 하나에서 시작한다. 실패한 리더들의 사례에서 추출한 여섯가지 행동 특성을 통해 성공리더가 갖추어야 할 기본 조건을 알아본다. 
  
기업 경영에서 끊임 없이 제기되는 화두이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리더십이다. 리더십이 현재의 성과를 만들어 내는 견인차이자, 기업의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성공하는 리더와 실패하는 리더의 차이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여러 요인들이 있겠지만, 리더십이라는 것은 결국 구체적인 행동으로 발현되는 것이기 때문에 평범한 리더와 뛰어난 리더의 차이는 실제로 작은 행동 하나 하나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성공하는 리더들은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구성원들의 강한 몰입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행동들을 주로 하지만, 실패하는 리더들은 부하 직원들의 과도한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사기 저하를 가져 올 수 있는 행동들을 주로 보인다. 이에 실패하는 리더들이 주로 보이는 행동들을 살펴 보는 것은 부정적인 측면에서 가르침을 얻는다는 반면교사(反面敎師) 차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실패하는 리더의 6가지 행동 특성  
  
  
1. 실행력이 부족하다  
 
성공하는 리더와 실패하는 리더의 근본적인 차이는 어떻게 구성원들의 강한 의지와 행동을 독려하여 실행력을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실행력이란 근본적으로 사람을 움직이는 일이기 때문에, 뛰어난 리더십이 없다면 실행력이 발현되지 않을 것이다. GE의 Jack Welch, Wal-Mart의 Sam Walton, Southwest Airlines의 Herb Kelleher, 그리고 Toyota의 오쿠다 히로시 등이 바로 실행을 조직 문화로 정착시킨 대표적인 성공 리더들이라고 할 수 있다. Wal-Mart의 유통 관리 시스템, Southwest Airlines의 저원가 고효율 서비스, Toyota의 린 생산 방식 등은 그것을 탄탄하게 구현할 수 있는 체계적이고 철저한 실행력이 뒷받침 되었기 때문에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경쟁 우위가 되었다.  
 
그렇다면, 실행력이 부족한 리더는 주로 어떤 행동을 보일까? 그들은 기본적으로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것을 두려워한다. 이로 인해 너무 많은 변수를 고려하다 보니 제때에 기회를 포착하지 못하거나, 의사결정이 지체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더라도 상대방이 강하게 나오면 자신의 주장을 쉽게 굽히거나, 한번 내린 결정에 대해 번복하는 경우가 잦다. 특히, 타인에게 싫은 소리를 못하여 부하 직원의 잘못을 보고도 크게 질책하지 못하거나, 위험 부담이 큰 경우에는 상사가 의사결정을 내려주기를 바라는 등 리더로서의 카리스마가 부족한 행동 특성을 보이기도 한다. 이렇듯 과감하고 단호한 결정이 요구되는 상황임에도 리더가 자신감 없이 우유부단하거나 온정주의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조직이 커다란 위기에 봉착하게 될 수 있다.  
  
  
2. 변화에 둔감하다  
 
과거 잘 나가던 기업들이 오랜 시간을 버티지 못하고 후발 주자에게 선두를 내주거나 시장에서 퇴출되는 사례를 분석해 보면, 외부 환경 변화에 둔감한 리더십이 실패의 주요 원인인 경우가 상당수이다. 변화에 둔감한 리더들은 본인 스스로가 기존의 관행이나 고정관념을 탈피하지 못하고, 구성원들의 창조적 실험 정신을 고무하려는 의욕과 노력이 부족하다. 예를 들어, Compaq의 CEO였던 Pfeiffer는 새로운 기술로 무장한 신종 제품이 나오고 고객들이 점차 통합 솔루션을 원하는 등 업계의 환경이 크게 변화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컴퓨터 제조업체인 Tandem과 Digital Equipment를 인수하는 등 규모 확장에만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경쟁사인 IBM은 변화의 흐름을 인지하고 제품을 파는 데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쪽으로 사업 방향을 선회하였고, Dell Computer는 저비용 판촉 전략으로 Compaq의 마진을 압박하였다. 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확보하지 못한 Compaq은 점점 쇠락의 길을 걷게 되었고, 결국 2002년 HP에 합병되어 역사 속에서 사라져 버렸다.  
 
변화에 둔감한 리더들은 미래에 무엇을 성취할 것인가를 고민하기 보다는 지금까지 자신이 성취해 놓은 것을 지키려고 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들은 경직된 사고로 인해 내외부 고객들의 요구를 무시하거나, 현 조직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과거의 성공 경험을 그대로 적용하려는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대부분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새로운 시도보다 현상 유지에 중점을 두거나, 회사의 규정과 규율에 얽매여 변화를 추진해 나가지 못하는, 이른바 ‘위험회피형’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이와 같은 행동을 주로 보이는 리더들은 변화나 위협에 직면하더라도 그것들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방어적으로 기존의 방식을 합리화하려 한다.  
  
 
3. 시키는 대로나 해!  
 
불과 십년 전, 아니 수년 전만 해도 ‘부하로부터 존경 받는 리더’보다는 ‘상사로부터 인정 받는 리더’가 주요 관심사였다. 대부분의 리더들에게 부하들은 단지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할 대상일 뿐이었다. 지금처럼 부하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는 것이 크게 중요하지 않았고, 구성원들이 스스로 신바람 나게 실력을 개발, 발휘할 수 있는 조직 여건을 갖추는 것에 고민하는 관리자들도 그렇게 많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인재들이 열정적인 의욕으로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하는 것이 리더의 핵심 역할로 부각되면서, ‘시키는 대로나 해라’식의 권위적인 행동은 리더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행동이 되고 있다. 리더의 독선적이고 권위적인 행동은 구성원들의 동기부여나 업무 몰입도를 저하시키고, 결과적으로 인재들을 떠나게 만드는 주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권위주의적 리더의 가장 큰 행동 특징은 구성원들과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항상 자신의 업무 스타일에 맞추도록 강요하기 때문에 부하들이 주눅이 들어 자신감을 상실하거나, 자신의 아이디어와 다른 생각이나 비판적 의견을 내면 권위를 내세워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려 한다. 또한, 최악의 경우 반발하는 사람들을 소외시키고 동조하는 사람들만을 중심으로 일을 추진하는 경우도 있다. 결국 이런 리더들이 이끄는 조직에서는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는 사람은 질책이나 비난을 받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만연해 있기 때문에, 새로운 기회나 해결책에 단서가 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사람을 쉽게 찾지 못할 것이다.  
  
 
4. 등잔 밑이 어둡다 
 
실패하는 리더의 또 다른 행동 특징은 핵심적인 결정만 자신이 직접하고 다른 세세한 것들은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이른바 가까운 곳에서 일어난 일을 잘 모르는 ‘등잔 밑이 어두운 리더’가 될 수 있다. 형식적인 현장 방문으로 현장의 요구 사항이나 의견을 파악하지 못하거나, 신뢰하는 측근의 보고만으로 제한된 정보에 의존해서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면서도 치명적인 실수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리더는 구성원들이 기안한 계획서를 세부적인 검토 없이 그대로 수용하거나, 결정이나 지시를 내려 놓고 실제로 실행이 되는지를 챙기지 않는 경향이 있다. 또한 구체적인 현황 파악에 무관심하기 때문에 주요 업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하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그 원인 파악이 빠르지 못한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반면, 성공하는 리더일수록 다각적인 채널을 통해 사업뿐만 아니라 부하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파악하고, 현장의 목소리에 직접 귀를 기울이는 ‘현장 경영’을 추진해 나간다. 예를 들어, GE의 Jack Welch 회장의 경우 직접 관리하고 있는 부하들의 수가 많은 것으로도 유명하지만, 다차원의 정보를 통해 이들의 능력 및 성격까지도 파악했던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LG전자의 가전 사업을 일약 혁신의 대명사로 만든 CEO 김쌍수 부회장 역시 “리더가 가장 많이 알아야 한다. 그래야 필요한 의사결정을 현장에서 직접 내릴 수 있다”며, 사업 및 업무 현황에 대한 끊임 없는 학습을 강조하고 있다.  
 
물론, 역으로 과다하게 세부 사항에 집착하여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하거나 모든 문제에 일일이 관여하여 부하들의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지 못한다면, 이 역시도 문제가 될 것이다. 하지만, 사업 현황이나 업무 내용을 상세하게 파악하여 이를 바탕으로 직접 현장을 진두지휘해 나가려는 노력은 실패하는 리더와 그렇지 않은 리더를 구분 짓는 주요한 행동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5. 칭찬에 인색하고 책임은 엄격하게  
 
신상필벌(信償必罰)은 상을 줄 사람에게는 반드시 상을 주고 반대로 잘못한 사람에게는 반드시 벌을 내린다는 뜻으로, 동양 역사상 최고의 참모로 꼽히는 제갈량이 신조처럼 여겼던 문구라고 한다. 이는 인재들이 스스로 몰입해서 일할 수 있는 조직 여건을 조성하는데 필요한 기본 원칙으로, 업무 수행 결과에 따라 엄격하고 공정하게 상벌을 적용한다는 의미뿐만 아니라 신상과 필벌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뜻도 포함하고 있다.  
 
좋은 인재가 오래 머물지 않고 떠나는 조직을 분석해보면, 칭찬은 인색하면서 과실에 대한 질책은 엄격한 필벌 중심의 사고를 가진 리더가 많다고 한다. 예를 들어, 업무상 난관에 부딪혔을 때 해결 방향을 제시해 주기 보다 질타와 책임 추궁만을 하는 경우나, 책임감과 열의를 가지고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인정하는데 인색한 경우가 바로 그 예가 될 수 있다. 특히, 사소한 일에도 꼬투리를 잡아 야단을 치거나, 목표 대비 실적이 미진하면 대안을 강구하지 않고 부하를 다그치기만 하는 행동은 구성원들의 동기부여에 치명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6. 인재를 키우는 일에 무관심하다  
 
과거 회사에 대한 충성심을 바탕으로 직장에 온갖 열정을 쏟았던 상사들 중에는 “우리 때는 밤을 새가면서도 일이 최우선이었는데 요즘 젊은 애들은 정신력이 부족해”라고 불평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관리자들 중에는 오직 일 밖에 모르는 일벌레형 리더들이 많다. 이들은 구성원들이 잠시의 여유를 갖는 모습을 보면 불안해 하고, 항상 바쁘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여야 마음을 놓는다. 또한 항상 일을 우선시하고 일 중심으로 행동하기 때문에, 개인의 능력과 적성을 고려하여 성장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활동들은 단기적인 업무 장애를 우려하여 우선 순위에서 밀리게 된다.  
 
그러나, 실력과 애정으로 인재를 육성하려는 리더가 없는 조직에서 구성원들이 신바람 나게 업무에 몰입할 리가 없다. 몇 년 전 리서치 전문 기관인 Hey Group의 설문 조사에 의하면, 자아 성장이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 등이 일하고 싶은 회사의 첫 번째 조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능력과 성과를 제대로 인정 받고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조직 여건이 갖추어져 있어야, 구성원들이 회사를 떠나지 않고 스스로 몰입해서 일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부하들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하고, 조직의 목표와 개인의 목표를 일치시켜 나가려는 노력들은 훌륭한 리더가 되기 위한 기본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예컨대, 자신의 경험, 지식, 스킬을 공유하면서 부하가 커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 주거나, 직무 순환 및 교육 참여에 당사자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는 등 부하의 잠재적 역량을 적극 개발할 수 있는 활동들을 행동으로 옮겨 나가야 성공하는 리더가 될 수있을 것이다.  
  
어떤 조직이라도 리더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여러 단계의 엄정한 선발 과정을 거쳐 충분한 자격을 갖춘 것으로 판단된 사람들이기 때문에, 대부분 앞서 언급한 부정적인 행동을 일상적으로 빈번하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실 리더십 역량이 잘못 발휘된 행동들은 지배적으로 나타나는 행동이라기 보다는, 보통의 리더라면 위기나 스트레스 상황에서 누구나 가끔씩 할 수 있는 행동들이다. 하지만, 어쩌다가 한 번 하는 행동이라도 구성원들에게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에, 부단한 노력을 통해 그런 행동을 하지 않도록 경계를 해야 한다. 왜냐하면 별 생각 없이 던진 한 마디 말이나 행동이 구성원들의 의욕과 열정을 꺾어 버리거나 부하 직원과의 신뢰 관계를 무너뜨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리더들은 수많은 역할과 능력을 요구 받고 있다. 물론 이러한 것들은 조직의 리더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행동이지만, 실제 그러한 행동을 하기 위해서는 끊임 없는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성공하는 리더와 실패하는 리더의 기본적인 차이는 타고난 자질이나 재능이 아니라, 학습과 노력을 통해 리더십을 개발하려는 강한 의지에 달려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2004.08.13 | 주간경제 793호(LG경제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