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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면 탤크란 무엇이고,위험성은 어느정도?

인생멘토장인규 2009. 4. 13. 08:47

 

화장품·의약품까지…일파만파 ‘석면 공포’

흡입 뒤 10~40년 잠복기, 폐암 위험 흡연보단 낮아

베이더파우더에 이어 화장품과 의약품 등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된 데 이어 석면오염 우려가 있는 의약품까지 판매중지됨으로써 ‘석면 사태’는 일파만파로 번져나가고 있다. 이들 제품에서 석면이 검출되는 것은 제품 원료인 탤크와 관련이 있다. 석면과 탤크는 어떤 관계가 있으며 얼마나 위험한지 알아보자.


1. 탤크란 무엇인가

우리 말로 활석이다. 광물질인 활석은 표면이 가장 무른 암석. 약사법에 따라 고시된 ‘대한약전’에는 ‘탈크’라고 표기하지만 국어사전에는 ‘탤크’로 돼 있다. 원어인 ‘talc’를 읽는 방법의 차이다.

탤크의 주요 성분은 마그네슘으로 불에 잘 타지 않고 열과 전기가 잘 전달되지 않으며 분말끼리 잘 달라붙지 않게 하는 성질이 있어서 도료, 종이, 내화·보온재, 화장품, 의약품 등을 만들 때 사용된다. 문제는 탤크가 석면을 함유한 사문암과 섞여 있는 경우가 많아 채굴한 탤크에서 석면이 남아있게 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탤크를 가공할 때 석면을 제거하는 공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번에 문제가 된 제품들은 이런 공정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탤크는 북미와 중국 동북부, 프랑스 등이 주산지인데 이번에 석면이 검출된 제품들은 주로 중국에서 수입됐다.

2. 석면은 무엇이며 어떤 질병 일으키나

석면은 섬유모양을 갖는 광물로 열에 강하고 마모가 잘 안 되는 등의 특성이 있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그동안 슬레이트를 비롯한 건축자재와 브레이크라이닝의 재료 등으로 사용돼 왔다.

석면은 크게 6가지 종류가 있다. 독성이 강해 1996년 이후 사용이 금지된 청석면과 갈석면, 상품성이 적어 상업적으로 사용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 2003년에야 사용이 금지된 트레몰라이트, 액티노라이트, 안쏘필라이트, 그리고 현재 사용되고 있는 석면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올해부터 전면금지 항목에 포함되는 백석면이 있다. 이들 석면은 모두 폐암 등을 일으키는 발암물질이지만, 이 중에서도 백석면을 제외한 각섬석 계열의 석면이 암을 더 강하게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3. 석면에 노출되면 모두 암이 발생하나

흡연을 하는 모든 사람이 폐암에 걸리는 것이 아닌 것처럼 석면에 노출된다고 해서 모두 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흡연량이 많았던 사람이 폐암에 더 잘 걸릴 수 있는 것처럼, 석면 노출량이 많았던 사람이 폐암에 걸릴 가능성이 더 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한 흡연과 석면노출이 동시에 일어나는 경우는 상승작용이 나타나 폐암 발생의 가능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 그러나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에 걸릴 가능성이 7~20배 높다고 알려진 데 반해, 직업적으로 석면에 노출된 경우 비노출자에 비해 폐암발생 가능성은 2~7배 수준으로, 흡연보다는 폐암발생 위험이 낮은 수준이다. 즉 석면에 의한 폐암 발생의 위험은 흡연보다 낮은 수준이라 할 수 있다.

4. 석면 노출에 따른 질환은

뛰어난 내열성과 기계적 강도, 내약품성, 내부식성 등으로 산업화 과정에서 흔히 사용됐던 석면은 폐에 흡입된 뒤 10∼40년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을 드러내는 탓에 위험성은 최근에야 인지됐다.

석면 노출에 따른 질환은 흉막질환과 석면폐, 폐암, 악성중피종으로 구분된다. 흉막질환은 흉막삼출액, 흉박비후, 흉막반으로 나뉘며 잠복기는 10∼20년으로 특별한 증상이 없어 주기적으로 관찰이 필요하다. 석면폐증은 진폐증처럼 석면에 의해 폐가 섬유처럼 되는 질병으로 호흡곤란, 기침, 체중감소, 가슴통증 등이 나타나며 잠복기는 10∼30년이다. 또 악성중피종은 흉막이나 복막에 생기는 암으로 잠복기는 10년부터 길게는 40년까지 이른다.

석면은 먹거나 만지더라도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 중금속이 아니어서 식물에 흡수되거나 쌓이지 않으며 땅에 미량으로 섞여 있는 석면이 농산물에 주는 영향도 없고 조류인플루엔자(AI)와 같은 전염병 바이러스도 아니라서 축산물을 먹어서 석면질환에 걸릴 일도 없다.

5. 석면성분 베이비파우더 얼마나 흡수될까

일반적으로 석면은 피부를 통해 흡수되지는 않는다. 가장 중요한 인체 내 노출경로는 호흡기를 통해서다. 파우더를 바르거나 뿌리는 과정에서 호흡기를 통해 체내에 흡수된다. 이때 이불이나 바닥에 떨어진 석면은 지속적으로 실내공기의 오염원이 될 수 있다. 하루 1회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적절한 환기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온종일 노출이 지속될 수 있다.

베이비파우더를 바르는 과정에서 순간 노출이 0.4 f/㏄(1㏄ 공기 중에 0.4개의 석면섬유가 발견된다는 의미)로 대기기준의 40배를 넘었다는 분석도 있지만, 이는 실제 순간 노출을 말한 것으로 이런 높은 농도가 온종일 지속됐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석면성분이 포함된 베이비파우더를 사용할 경우 석면 노출수준은 석면 노출 작업자(석면방직공장, 석면광산, 석면 브레이크라이닝 제조공장 등)들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국내 한 조사에 따르면 과거 이들 작업장의 노출수준은 10f/㏄를 초과하는 수준이었다.

6. 석면 검출 화장품, 얼마나 위험한가

베이비파우더에서 석면이 검출된 것은 중국산 탤크에 자연적으로 혼재된 석면이 제조공정에서 제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석면은 피부를 통해서 거의 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기초화장품으로 인한 석면 노출 가능성과 유해성은 낮은 편이다. 그러나 가루 또는 압축된 가루형태의 제품은 흡입 때문에 폐암이나 악성중피종의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베이비파우더는 탤크의 함량이 70∼90%이며 성인용 파우더나 트윈케이크 형태의 메이크업 제품은 탤크의 함량이 50%에 이른다.

보건당국은 그러나 이번에 문제가 된 베이비파우더를 사용했더라도 저용량의 석면에 노출된 것이므로 발암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폐암이나 석면폐증 위험은 크지 않지만 옅은 농도로 노출되더라도 악성중피종의 위험은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7. 석면오염 우려 의약품의 유해성은

탤크는 의약품 제조과정에서도 널리 쓰인다. 우선 알약을 찍을 때 기계에 들러붙지 않는 용도로 애용되고 있으며 시럽 제품에도 많이 쓰이고 있다. 그러나 의약품으로 인한 노출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게 식약청의 설명이다.

우선 의약품에 들어 있는 석면의 양은 0.1㎎ 이하의 미량으로 추정된다. 탤크의 양은 대체로 알약 무게의 1% 미만이다. 약품의 성질에 따라 5∼6%까지 쓰이는 경우도 있으나 매우 드물다. 탤크의 석면 오염정도가 2∼5%라는 환경단체의 조사결과와 알약의 무게가 많게는 1000㎎인 점을 고려하면 큰 알약 1정당 많게는 0.2∼0.5㎎의 석면을 함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먹는물에 대한 해외 석면 기준이 약 7∼30㎍/㎏(ppb, 10억분의 1) 이하이므로 성인이 하루에 수분으로 섭취하는 양도 많게는 0.020∼0.075㎎이 된다. 먹는물로 노출되는 석면의 양과 비교해 볼 때 알약을 통해서 노출되는 석면의 양은 해로운 수준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8. 판매금지 약, 먹어도 괜찮나

석면은 가루로 흡입했을 때만 문제가 된다. 알약 등의 형태로 먹을 경우에는 위산에 다 녹아 배출되기 때문에 유해성의 거의 없다는 게 식약청의 설명이다. 회수조치가 내려진 의약품의 유해성이 매우 낮기 때문에 치료의 연속성 등을 감안하면 복용에 따른 석면 위험보다 복용 중단에 따른 위험이 더 클 수 있다. 석면 함유량이 미미하기 때문에 장기복용 환자들이 이미 받아놓은 약이나 보관중인 약은 먹어도 괜찮다는 것이다. 찾는 약이 판매금지됐을 경우 동일 성분의 다른 제약사 제품을 복용할 수밖에 없다. 동일성분 대체약의 효과에 대해 브랜드 별로 환자의 특성에 따라 효과가 다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브랜드가 달라도 동일성분이면 똑같은 효과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9. 우리나라의 석면사용량 추이는

1971년부터 2006년까지 우리나라 석면(백석면, 청석면, 황석면) 수입량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1997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수입이 감소했다. 1997년에 석면 수입이 감소한 것은 당시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가 닥치면서 석면 산업이 공해산업으로 인식돼 주요 대기업들이 석면 산업을 포기하거나 가동하지 않는데 따른 것이다.

석면 자체의 수입량은 1997년을 기점으로 감소했지만, 석면이 포함된 각종 건축재료(천정 텍스, 석면시멘트제품, 석면 타일, 석면개스킷 등)는 1996년 9116t이 수입된 이후 계속 증가해 2005년에는 4만7967t으로 5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이때까지 정부의 석면함유 제품에 대한 규제는 거의 없었으며, 2007년 이후에서야 석면함유 제품에 대한 수입 및 사용제한이 단계적으로 도입됐다.

10. 선진국의 석면 사용량과 규제 현황

미국의 경우 석면사용량이 1950년에 절정을 이루다 국제암연구소가 1973년 석면을 발암물질로 규정하자 사용량이 감소하기 시작, 1985년 국민 1인 사용량이 0.5㎏ 이하로 떨어진 뒤 2000년대 들어 1인당 0.01㎏ 수준으로 급감했다. 중국과 인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도 사용량에 차이는 있지만 미국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즉, 1980년 이전까지는 석면 사용량이 증가 혹은 정체되지만, 1980년 이후로는 급격히 감소하고 최근에는 대부분 국가에서 국민 1인당 사용량이 0.5㎏ 이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산업화가 앞서 진행됐던 유럽의 경우 석면 규제도 빨라 아이슬란드가 1983년에 처음으로 석면의 사용과 제조, 수입을 전면 금지했고 영국은 1999년에 같은 조치를 취했다. 반면 일본은 2006년에 석면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김영번기자 zerokim@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9-04-11
 
 
참고로,,탈크에는 두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일본산 탈크로 석면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하고
또 하나는 중국산 탈크로 제조상 석면이 불가피하게 들어간다고 하는데
현실적으로 중국산이 매우 저렴하기 때문에 많이 사용되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