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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며 운동하라, 면역세포 자라게…"

인생멘토장인규 2008. 11. 9. 21:05

 

[자기 癌과 싸우는 의사들]"노래하며 운동하라, 면역세포 자라게…"

이희대 영동세브란스 암센트 소장(직장암ㆍ간과 뼈로 전이)

 
▲ 야산을 오르고 있는 이희대 영동세브란스병원 교수. 5기에 접어든 암을 오기로 이긴다며 다섯손가락을 펼쳐보였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제공

이희대(李羲大·53) 교수는 영동세브란스병원 암센터 소장이다. 암과 싸우던 그는 2003년 직장암에 걸렸으며 이후 암은 간과 골반뼈로 퍼졌다. 대장 절제와 간 전이암 수술 등을 세 차례 받았고 항암치료를 지금도 받고 있다. 그의 암 투병기〈10월 26일자 A9면 참조〉는 암환자인 그를 가만 놔두지 않았다. 각 매체에서 10여건의 인터뷰 요청이 쇄도했고, 전국에서 암 강좌를 해달라는 신청이 폭주했다. 지난달 말 열린 암 특강에는 400석의 병원 강당 좌석이 모자랄 정도였다. 대장암 말기임에도 즐겁고 활기찬 일상을 보내는 ‘암환자 암전문의’로부터 암 관리와 예방법을 들어봤다.

* 암은 차라리 축복이다

그는 “암은 어느 날 갑자기 죽는 교통사고나 심장마비보다는 행복한 병”이라며 “암에 걸리면 다 죽는 게 아니라 당뇨병처럼 치료하면서 같이 살아가는 만성 질환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역설적으로 암에 걸리는 것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했다. 암을 이겨내면 예전보다 훨씬 체력도 좋아지고 올바른 생활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암에 걸리고 나서 가족 사랑을 확인하고 세상의 일상의 기쁨을 알게 되니 이런 면에서 암은 축복이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는 “사람의 생명은 생기를 통해 유지되는데 암도 몸에 생기를 불어넣어 물리쳐야 한다”며 “삶의 희망이 바로 몸의 생기”라고 말했다.

* 기쁜 마음으로 먹어라

그는 뭘 먹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고 했다. 먹는 것이 약이 될 것이라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배가 부른데도 뭘 먹는 동물은 인간 밖에 없다”며 “과식(過食)으로 많은 암이 생기니 예방을 위해서는 당분과 기름기 많은 음식은 피하고 신선한 야채를 많이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은 현재 현미밥에 잡곡을 섞어 먹고, 미나리· 민들레·신선초·녹즙 등을 항상 챙겨 먹는다고 전했다. 그는 “녹즙 등은 간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3개월에 한 번 간기능 검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암환자가 있는 집안은 가족들이 다같이 암 식이요법을 하면 가족 전체가 암 예방효과를 얻게 된다고 그는 말했다.

* 노래를 부르며 운동하라

그는 “우리 몸에서 매일 생기는 암세포 한 개를 사멸(死滅)시키려면 건강한 면역세포 10개가 필요하다”며 “면역력을 키우는 데는 운동만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운동법은 건강을 위해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거운 마음으로 하는 운동을 뜻한다.

강도는 땀이 약간 날 정도이다. 이런 뜻에서 노래를 부르면서 운동을 하라고 말했다. 그가 하는 운동은 나무에서 산소가 가장 많이 배출되는 낮 11시부터 오후 1시에 짬을 내어 병원 뒤 야산을 오르면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 욕심을 희망으로 바꿔라

그 자신 욕심이 화를 자초해 뼈저린 후회를 하고 있다. 그는 2003년 대장암에 걸렸을 때 수술을 받은 뒤 다시 병원의 중책인 기획실장 일을 맡았다. 당시 전립선 암환자였던 강진경 의료원장의 권유를 뿌리칠 수 없는 데다 ‘일 욕심’ 때문이었다. 그리고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암은 재발을 반복했다.

그는 “욕심이 죄를 낳고 그것이 사망에 이르게 한다”며 “어떤 암 치료의 효과가 20~30%라고 할 때 편안한 마음 상태와 희망이 우리 몸을 그 곳으로 유도한다”고 했다. 그는 또 “검사 수치에 일희일비 하지 마라”며 “그 자체가 스트레스로 암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 선택이 없다면 대체요법을 하되 몸에 맞는 것을 하라

그는 현대의학이 해야 할 암 치료법을 다 받았다. 그럼에도 간에 전이된 암으로 의심되는 1㎝ 가량의 덩어리가 남아 있다. 그는 “대체요법의 효과에 대해 논란이 있지만 어차피 특별한 치료법이 없는 상태에서 몸에 해롭지만 않으면 한다”며 “하지만 그것이 정통 의학을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주사로 고농도의 비타민C를 일주일에 두 번 맞는다. 암환자는 몸이 따뜻해야 좋은데 고용량 비타민C를 맞으면 몸이 훈훈해진다는 것이다. 또한 면역 증진효과가 있는 다시마 등 해조류에서 추출한 발효식품과 버섯류 식품을 먹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나와 같은 것을 먹은 환자 중에는 상태가 더 나빠진 경우도 있다”며 “뭐가 좋다고 무턱대고 먹기보다는 의사의 도움을 받아 몸에 맞는 것을 선택하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 암 사이트 등에서 대체의학에 대한 환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그만이 할 수 있는 봉사라는 것이다.



/김철중의학전문기자 doctor@chosun.com

 

2005-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