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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회복 - 김재규가 민주열사라?

인생멘토장인규 2008. 10. 20. 15:47

명예회복!
살인마 김재규는 민주열사!

요즈음 이 이슈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분개해 하고 있지요.
현재 전개되고 있는 이러한 사실에 대해 김재규란 한 개인적 인물을 떠나
사람의 보편적 가치관으로써의 명예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살아오면서 나는 명예에 대해서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별로 없는거 같드군요. 나름대로 명예에 대한 의미를 생각하며
사전을 뒤적여보니 그 중에 '사람 또는 단체의 사회적 평가나 가치'가
제눈에 뜨이드군요.
제가 생각하는 것이랑 비슷하드군요.

명예에는 인간 개개인의 명예와 각자가 소속해 있는 집단(소속단체)의 명예가 있지요.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의 명예는 조직에 대한 로열티(충성심)의 발로로 조직에 누가 되지
않도록 언행이나 몸가짐을 바르게하여 몸담고 있는 조직의 명예를 드높이는 것이라고 한다면,
나 개인의 명예는 무엇일까?
저는 자신의 자존심이 아닐까하고 생각해 봅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자존심이 상하는거 만큼 화나는 일도 드물지요.
조선 오백년 역사를 통해 우리는 '선비정신'에 대해서 많이 듣게 됩니다.
최근 근대사를 보더라도 우리네 선비들은 '신체발부는 수지부모'라하여
상투를 짜르느니 목을 내 놓았었던 적도 있었지요.

아주 오래전 너무나 어렵고 급해서 자그마한 돈을 빌렸던 사람이 숱한 세월이 지나
이제 형편이 나아져 그 돈을 되갚은 미담을 우린 신문의 한 귀퉁이에서 봅니다.
만약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면 그 사람은 얼마나 자존심이 상했을까?
얼마나 마음 한 구석에 엉어리를 가지고 살았을까?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괴심으로 말이지요...

인간의 보편적인 자존심.
그것은 양심에 비추어서 거짓이 없고 진실된 가치관과 그것이
행동으로 나타난 우리네 삶. 그 자체가 아닐런지요.
그렇게 보면 우리 주위에는 자존심을 숨기고 거짓으로 위장하여
추잡스런 명예를 추구하는 사람이 너무나 많지요.
심지어는 악명을 명예로 둔갑시킨 역사적 인물들도 너무나 많으네요.
가까이로는 민주투사로 위장하고 온갖 비리로 얼룩진 지도자들도 있지요.
심지어 노벨상 수상이라는 개인적 명예를 위해 국부를 축낸 지도자도 있지요.

오래전에 본 미국영화 '사관과 신사'란 영화가 문득 머리에 떠오릅니다.
사관은 생도로서 나아가 장교로서군이라는 특수한 조직의 명예와 조국에 대한
충성심을 어느 조직단체보다도 강조하는 군대조직의 기둥입니다.
개인의 의사에 반하여 조국을 위하여 명령에 따라 상대의 목숨조차도 앗아야
하는 게 본분이지요. 즉 사관의 명예는 집단의 명예에 충실할 수 밖에 없겠지요.
반면에 신사는 상식적으로 일반 모두에게 젊잖고 예의바르고 교양있는 남자를 지칭합니다.

'사관과 신사'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한 리차드 기어는 마지막 장면에서 임관식을
마친후 사랑을 나누었던 여인이 근무하는 공장으로 들어가 그 여인을 안고 나옵니다.
그 여인의 가족과 공장에 근무하던 수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말이지요.
그 사람들은 그 사관에게 박수를 치며 환호합니다. 인상깊은 마지막 장면였지요~
헌신짝처럼 버려도 그만일 약속 -영화속에서 그 여인은 그 사관에게 부담을 주지도
�았고,책임을 지라고도 요구하지도 않았지요-
그렇지만 사랑의 소중함을 깨치고 , 한 여인에게 스스로의 책임을 다하는
그 멋진 신사에게 보내는 박수였지요.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사관이 되기는 쉬우나 신사가 되기는 더욱 어렵다는 것을 느꼈답니다.

집단의 명예이전에 우린 개인적인 참된 성숙속에서 명예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두드러진 활약과 성과로 명예를 얻는 것은 물론 훌륭한 일이겠지만 자신의 위치에서
스스로의 자존심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가장 소중한 명예가 아닐까합니다.

가정에서는 가장으로서의 ,반려자로서의 명예. 부모로서의 명예,
직장에서는 일꾼으로서,관리자로서,전문인으로,기업가로서의 명예,
사회에서는 훌륭한 사회인으로서, 경제인으로서의 명예.
국가에서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의 명예. 등등등
수없이 많은 역활과 참여속에서 우린 언제나 양심에 비추어
부끄럼없는 행동을 하는 것이 나의 자존심을 지키는 것이 아닐까......

이제 다시 명예를 생각하게끔한 김재규로 돌아가서 생각해 봅니다.
그는 자신과 조국 대한민국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그렇게 부끄럼없는 행동을
저질렀는가? 그 사건이 국민대다수의 지지를 받는 혁명적 거사였는가?
또한 박정희대통령이 대다수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는 비리를 저지르고
사라져야할만큼 악명높은 대통령이었는가?
역사적 진실은 밝혀지기 마련입니다만 현재까지 밝혀진 바 제가 아는 인간박정희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물론 반대를 주장하는 사람들도 존재는 하지요.

제가 특히 인간박정희를 존경하는 이유중의 하나는 그는 멋진 신사였다는 것입니다.
한결같이 '우리도 한번 잘살아 보자'는 일념으로 오늘날 기업전략의 요체인
'선택과 집중'으로 민주화는 잠시 뒤로 유보한 채 공업입국을 통한 경제부흥에
매진하였고, 그 결과 국민 대다수가 혜택을 누리게 되었지요.

그는 지금 나에게 잘못이 있고 불만이 있다면 '내 무덤에 침을 뱉으라'고 했습니다.
조선시대적 의미로는 '부관참시'하라는 말이지요.
이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그만큼 책임을 지겠다는 말이지요.
역대 어느 지도자가 이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일했을까...

그가 신사로서 멋진 것은 오로지 국민들만을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민주화를 앞당긴 혁명가냐? 일국의 대통령을 시해한 살인범이냐?
이제 국민다수는 과연 누구의 무덤에 침을 뱉을까?
자신의 비리와 야욕을 감추기위해 겉모습을 위장하고 순진한 추종자들에게
주술을 걸어 '나를 따르라'고 한다면, 한 순간은 만족에 빠질지 모르나
자신 내면의 자존심조차 즐거울 것인가? 자신 스스로에게는 부끄럽지 않을까?

사관은 쉬우나 신사는 더욱 힘들다.
자존심은 우리 모두가 인지하는 기본을 지킴으로써 가치를 가진다.
기본을 지키는 것!
어쩌면 이것이 가장 힘들다.
그렇기에 명예가 그만 큼 소중한 것이리라...
 
[2004-06-12 .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