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토벤의 편지
♠ 불멸의 여인에게 7월 6일 아침
나의 천사, 나의 전부, 나의 분신이여.
오늘은 몇마디만, 그것도 (그대의) 연필로 몇 마디만 쓰겠습니다.
겨우 내일 쯤에는 거처가 정해질 것으로 생각되지만
이건 정말 공연한 시간의 낭비입니다!..........
숙명적이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깊은 고뇌는 무엇을 위한 것인지.........
우리들의 사랑은 희생과 단념 이외에는
아무런 방법도 없을 것인지..........
그대가 나만의 존재가 아니고
내가 그대만의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은 영영 변치 않을 것인지.........
아름다운 자연을 바라보면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당면한문제를 생각해 보십시오,
사랑은 모든 것을 요구합니다.
그것은 당연한 일이며, 나는 그대를,
그대는 나를 위해서 살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정말 한 마음 한 뜻으로 될 수만 있었던들
나도 그리고 그대도 이렇게 괴로워 할 필요는 없었을 것입니다.
여행은 지긋지긋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어저께 아침 4시에야 겨우 이곳에 도착했습니다.
말을 구할 수가 없어 합승 우편마차를 탔는데
그것은 엉뚱한 코스를 취했습니다.
그런데 그 길은 얼마나 험했는지.......
종점이 가까웠을 때, 사람들은 길이 험하고
숲이 위험하니 밤에 여행하는 것은
피하라고 말해 주었지만
그것은 오히려 내 모험심을 돋구어 줄 뿐이었습니다.
허나 역시 그 밤 여행은 잘못이었습니다.
마차는 진창길에서 처박히고 말았으니까요.
마부가 능숙하지 못했던들 영영 헤어나지 못할번 했습니다.
내가 탄 마차는 사두마차였으나 에스테르하지(Esterhazy)는
팔두마차를 타고 오다가 같은 처지에 처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난경(難境)을 뚫었을 때는
만족감이 뒤따르게 마련이어서, 한편으로는 즐겁기도 했지요 .......
여담은 그만 해두고........
조만간 만나겠지만 오늘도
이 몇일 동안의 내 생활에 관한
나의 생각을 전해 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들의 마음이 서로 밀접하게 이어져 있다면
마음을 털어 놓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따금 나는 말이란 전혀
쓸모없는 것이라고 느끼기도 합니다.
명랑한 마음으로 ........
내가 그대에게 있어 그러한 것과 마찬가지로
항상 나의 진실하고 유일한 보물,
나의 모든 것이 되어 주십시오.
그 이외의 것은 무엇이나 신에게 맡길 수밖에 없겠지요.
그대의 성실한 루드비히 로부터
불멸의 연인 (Immortal Beloved)
Never seek to tell thy love
Love that never told be
For the gentle wind does move
Silently , invisibly.
네 사랑을 이야기하려 하지 말아라
사랑이란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거니...
산들 부는 바람은 이렇게 스쳐 지나간다.
말없이, 보이지 않게...
- Beethoven -
이것은 베토벤이 남긴 '사랑의 시' 한 구절이다. 베토벤에게 이 런 사랑의 감정이 없었더라면.. 그가 무수히 많은 여인들을 사랑하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그가 남긴 불멸의 작품들은 존재하지도 않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베토벤이 세상을 떠난 다음 그의 서랍 속에서 세 통의 편지가 발견되었고 그것은 모두 '불멸의 연인, 나의 천사, 나의 분신'이라는 미지의 여인에게 보낸 편지였다고 한다. '불멸의 연인'은 과연 누구였을까? 혹시 그가 마음에 늘 그려왔던 이상형의 여인이었을까?
2004-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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