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향기/Working together

경영자를 위한 피터드러커의 제언 (1)

인생멘토장인규 2008. 10. 19. 08:50

작년 11월 타계한 세계적인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릴 만큼 수많은 명저를 남겼으며, ‘지식노동자’, ‘지식경영’ 등 획기적인 개념들을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피터 드러커는 그의 글을 통해서 뛰어난 분석력과 통찰력을 보여주며, 기업가 및 경영자들에게 많은 혜안들을 제공했으며, 특히나 ‘기계’보다는 ‘인간’에 주목하며, 새로운 경영패러다임을 만들어낸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여기에서는 “What Executive Should Remember.”(Harvard Business Review, Feb-2006)의 내용을 바탕으로, 피터 드러커가 제시했던 많은 개념들과 이론들 가운데, 경영자들이 기억해두어야 할 만한 것들을 요약, 정리하여 2차례에 걸쳐 소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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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드러커는 “정보의 시대”라는 말과 함께 종종 언급된다. 그러나 그의 글들은 정보보다도 보다 깊은 사고를 제안한다. 그의 저서나 에세이들에서 그는 경영진들의 기본적인 도전이나 기회들을 찾으려는 노력이 보인다. 그의 논문들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은 조사 자료 에서는 좀처럼 얻을 수 없는 것들이다. 그것은 비즈니스와 사람들에 대한 어떤 가정(assumption)과 부딪혀 얻어진 그의 통찰력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 자신이 지식노동자이기도 했던 피터 드러커는 특히나 육체가 아닌 지식을 활용하여 일하는 사람들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음에 주목했다. 그는 어떤 주제에 대해서 그들의 동료나 상사보다 더 많이 알고 있지만, 여전히 큰 조직에서 다른 사람들과 같이 일을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졌다. 단순히 인간이 진보한 최고의 예로서 그 현상을 미화하기보다는, 이를 분석하고, 조직이 운영되는 방식에 대한 보편적인 생각을 어떻게 바꿔나가야 하는지를 설명했다.

그의 접근 방식은 20세기 후반 점차 성숙해가는 산업에서 상당히 맞아떨어졌다. 그때까지 대규모 기업들은 기본적인 공장 효율성이나 대규모 생산을 위한 관리 계층을 발전시켜나가고만 있었다. 경영진들은 그들이 기업을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를 안다고 여겼고, 피터 드러커는 그들의 믿음에 일침을 놓았다.



The Theory of the Business (기업 이론, 1994년)

비즈니스에서 위기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가 아니다. 잘못된 일을 해서도 아니다. 실제로 대부분 옳은 일을 하고 있지만 성과가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이러한 역설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각 기업마다, 조직을 세우고 이를 운영해가던 가설(assumption)이 존재해왔다. 이 가설에는 기업이 어떤 것을 하고, 어떤 것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의사결정에 관한 것은 물론, 시장, 고객, 경쟁자들에 대한 것 등이 모두 포함되는데, 문제는 지금까지 조직을 지탱해오던 이러한 가설이, 어느 순간부터 현실에 들어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설들을 피터 드러커는 비즈니스에 대한 기업이론(business theory)이라고 지칭했다. 이것이 더 이상 현실에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 가설들은 조직의 행동이나 어떤 것을 하고 어떤 것을 하지 말아야 할지에 대한 의사결정에 관한 지침은 물론, 시장과 고객에 대한 가설을 모두 포함한다.

70년 동안 GM의 기업이론은 잘 맞아떨어졌다. 1920년대 초 이래 GM은 미국 자동차 시장은 소득계층별로 세분화되어 있다고 가정했다. 이러한 가정 하에서 심지어 대공황의 시기에도, GM은 꾸준히 시장점유율을 넓혀갈 수 있었다.

그러나 1970년대 말에 시장과 생산에 대한 이러한 가정들이 불분명해지기 시작했다. 시장은 갑작스럽게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세분화되고 있었다. 소득은 의사결정에서 중요한 요인이었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동시에 린 생산방식이 “작은 규모의 경제(economics of small scale)”를 창출해냈다. 이는 장기간의 수명주기를 가진 정형화된 상품에 비해, 보다 적은 비용으로 짧은 수명주기와 변화에 발맞춘 상품의 생산을 가능케 했다. GM은 이를 알면서도 믿으려 하지 않았다. 이들은 대규모의 생산방식을 자동화하여 린 생산방식과 경쟁하려 했고, 여전히 소득에 의해 세분화된 조직구조를 유지했다. 막대한 자본과 시간, 노력, 에너지를 투자했으나, 이는 근본적인 변화가 아닌 기존의 방식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졌을 뿐이다.

피터 드러커는 조직을 기적적으로 변화시키려는 시도를 꾀했던 천재적인 인물들에 대해 연구해왔는데, 그들 가운데, 기존에 자신이 믿어왔던 이론을 유지하고, 재구축하고자 했던 기업은, 천재적이고, 유능한 인재들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영리하지 않지만, 열심히,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들을 원할 뿐이다.

자신이 믿고 따르고 있는 경영 이론을 성공적으로 변화시킨 CEO는 그리 많지 않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을 거둔 제약회사 Merck를설립했던 CEO는, 특허를 받아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약을 연구개발 하는데 집중함으로써 회사의 성공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처방이 필요치 않은 일반 약품의 판매업체를 인수함으로써 자신이 믿었던 ‘기업 이론(business theory)’을 변화시켰다. 그는 위기를 맞지 않은 상태에서, Merck의 성과가 아주 좋은 시기에 그런 변화를 꾀했다.

이와 비슷하게 몇 년 전에는 Sony의 새로운 CEO가 그들이 따라왔던 기업 이론(business theory)을 변화시켰다. 그는 헐리우드의 영화제작사를 인수함으로써 기업의 무게중심을 하드웨드의 제조에서 하드웨어의 시장수요를 이끌어내는 소프트웨어의 제작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이처럼 기적적으로 일을 추진해낸 사람들도 있지만, 조직을 위기로 몰아간 경영자들도 많다. 따라서 기업은 어떤 위기에 닥쳤을 때, 이를 단숨에 극복하거나, 기업의 진부한 이론을 획기적으로 바꿔줄 ‘기적적인 인물’이 등장하기를 기대해서는 곤란하다. 위기를 성공적으로 이겨낸 경영자들은 강력한 카리스마나 초능력에 의해 성공을 이뤄낸 것이 아니다. 이들은 진단과 분석에서부터 출발한다. 조직의 목적을 달성하고, 급속한 성장이 이뤄지면, 이 시기가 기업 이론을 재조명해야 시점임을 인정한다. 그리고, 예기치 못한 실패를 부하직원의 역량부족이나 사고에 의한 것이 아닌, 시스템적인 실패의 징후로 받아들인다. 또한 예기치 못한 성공을 자신의 업적으로 삼기보다, 기업이론의 가정(assumption)에 대한 도전으로 여긴다.

그들은 기존 이론의 진부함이 조직을 위협할 정도의 질병이 됨을 인정했다. 그리고 이러한 퇴행성 질병은 미뤄둔다고 해서 치료되지 않으며, 여기에는 과감한 행동을 요구된다고 하는 의사결정의 원리를 받아들였다.



Managing for Business Effectiveness (기업의 효과성 추구, 1963년)

여기에서는 경영 과학을 제안하려고 하는 게 아니다. 또한 경영자에게 유용한 마법 같은 공식이나 체크리스트, 절차 등을 제시하려는 것도 아니다. 경영자들의 과업이란 상당히 어렵고, 위험을 많이 안고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노동력을 줄여주는 기계들이 많이 있지만, 경영자들의 과업을 줄여주거나 생각을 줄여주는 기계는 발명되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는 경제적으로 효율성을 가져오는 경영을 어떻게 이뤄낼 것인지에 대해 많이 알고 있고, 그 방향과 결과를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지를 알고 있다고 감히 주장해보려 한다. 이를 위해 다음의 세가지 질문에 답을 해보자.


1. 경영자의 과업은 무엇인가?

이 질문은 비즈니스의 자원과 노력들을 경제적으로 중요한 결과를 얻어낼 수 있는 기회로 직접 연결시키고 있다. 이 질문이 상당히 케케묵은 것으로 보이겠지만, 실제로 비즈니스에 있어 자원이나 노력들의 배분을 분석해보면, 대부분의 시간과 자금, 노력들을 ‘기회’보다는 ‘문제’에만 집중하고, 엄청난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곳에는 최소한의 노력만 기울일 뿐이며, 엄청난 수행결과를 거둔 부분이 기업의 실질적인 성과에 미치는 영향은 최소한의 수준일 뿐이다.


2. 그렇다면 중요한 문제(major problem)는 무엇인가?

효과성과 효율성 사이에 근본적인 어떤 혼란이 있는 것 같다. 효과성은 옳은 것을 하는 것이고, 효율성은 어떤 일을 옳게(right)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할 필요가 전혀 없는 일을 효율적으로 하는 것은 사실상 소용이 없다. 그러나 기업에서 많이 활용하는 방법이나 툴들이 모두 효율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효과성을 발휘할 영역을 확인하는 길, 그리고 그것에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이다.


3. 그 원리는 무엇인가?

비즈니스를 행하는 사업체들은 자연발생적인 것이 아닌 사회에서 나타난 것이므로, 인간 사회에서는 자연에서의 정규분포와 같이 사건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며, 또한 10%나 20%의 작은 사건들이 90%의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이는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고객중의 일부가 많은 양의 주문을 만들어 내며, 수백 개의 상품 가운데 단 몇 개의 상품들이 수익을 가져온다.

결국 “어떻게 그것을 이뤄낼 것인가?”라는 요구의 가장 궁극적이고 중요한 부분은 논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고, 이를 실행으로 옮겨나갈 수 있는 용기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경영자의 용기를 북돋을 수 있는 절차나 체크리스트들은 제시하지 못한다. 여기에서 제시할 수 있는 것은, 경영자들의 실질적인 과업이다. 경영자는 사업의 효과성의 문제들을 실행계획이나 다양한 분석 방법, 필요한 툴들에 대한 이해 등을 통해, 시스템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개별 기업마다 수행해야 할 일들이 제각기 달라 보이지만, 한가지 근본적인 진실은 이것이다. 모든 제품이나 사업은 시작과 동시에 퇴화하기 시작하므로, 매 2~3년마다 그것의 수명을 심사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렇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 “우리가 만약 지금 여기에 있지 않았다면 (지금이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 않았다면), 우리가 지금 이 사업에 뛰어들 것인가?” 이 질문에 ‘No’라고 답했다면, 다음 질문은 “우리는 어떻게 그 사업으로부터, 얼마나 빨리 빠져나올 수 있을까” 이어야 한다.


 

※[해월정 註]
■ 효과성(Effectiveness) 과 효율성(Efficiency)에 대해
★ 효과성 : Doing the right thing
                - 처음부터 옳은 일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 기업은 결국 성과(결과)를 내어야 지속적으로 존재할 수 있다.
                   아무리 효율이 좋아도 그 결과가 좋지 않으면 무의미하다는 것.
                - 리더가 처음부터 방향을 잘못 잡고 , 효율만을 강조해 본들
                  사상누각에 지나지 않는다.
☆ 효율성 : Doing the things right.
                - 일을 할려면 제대로 해라는 의미.
                - 기업에서 추구하는 표준화에 해당된다고 할 것이다.
■ 효과성과 효율성에 대한 사례 이야기
두 집단이 밀림에서 조난되었다. 어느 집단이 살아났을까?
- 리더A 집단 : 리더 A는 주위의 나무중 가장 높은 나무위로 올라가 밀림을
                     살피고 내려와 가장 빨리 탈출할 수 있다고 판단된 동쪽으로
                     방향을 제시하고 집단을 이끌었다. 이동속도는 시속 20키로.
- 리더B집단 : 리더B는 빨리 전진 하는 것만이 살길이라고 집단을 재촉. 시속
                   40키로로 강행군 하였다. 그러나 그들이 이동한 방향은 밀림이
                   가장 긴 북쪽방향이었다.

 

2006-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