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향기/Working together

새 자본주의 모델 WEconomy

인생멘토장인규 2008. 11. 19. 12:33

'위코노미'가 새 자본주의 모델이 될까요?



더 큰 나눔 위해… 자선사업도 월가(街) 전략으로

새 자본주의 모델 WEconomy

위코노미(WEconomy)는 WE(우리)와 Economy(경제)의 합성어. 이기적이고 파편화된 개인(I·나)이 아니라 협력·참여·공생하는 '우리'가 주인공인 자본주의를 말한다. 양극화, 경쟁에서 탈락하는 약자 문제 같은 자본주의의 모순을 '우리'의 힘으로 극복하려는 자본주의 실험이다. 구체적으로는 약자 보호 같은 사회적 가치를 자본주의 체제 안으로 끌어안는 형태로 구현된다.(기사 중 일부 발췌)

조선일보의 신년특집은 새로운 자본주의의 모델로 위(We·우리)와 이코노미(economy·경제)가 합성된 '위코노미(WEconomy)'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 사례로 ①수많은 대중의 집단 지혜를 모아 경영 난관을 헤쳐 나가는 '이노센티브', ②월스트리트의 첨단 전략으로 자선사업을 하는 구호기금단체 '어큐먼펀드', ③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며 돈을 버는 시멘트 업체 '세멕스'와 빈민을 위한 사회적 기업가 파비오 호사, ④인터넷 기술을 사용해 시민들의 적극적인 정책 참여를 유도하는 '마이소사이어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위코노미' 개념은 작년 10월 KDI가 주최한심포지엄에서 논의된 '공동체 자본주의' 개념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공동체가 더불어 다 함께 행복해지는 목표를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이루려 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빌 게이츠가 주창한 창의적 자본주의(Creative Capitalism) 개념도 포함합니다. 자본주의의 문제 해결을 위해 구태의연한 방법 대신 창의적인 방법을 쓴다는 것이지요. 앞서 언급한 위코노미 사례들의 공통점은 선진화된 창의적인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태안에서 위코노미의 가능성을 볼 수 있지요.

비록 창의성에서 차이가 있지만 우리나라에도 얼마나 위코노미가 만개할 가능성이 있는지는 태안 현장에 가보면 알 수 있습니다. 평범한 아주머니들뿐 아니라 전직 증권사CEO, 대학교수들도 함께 자갈 바닥에 앉아 주위의 돌들과 모래에 붙은 기름을 수건이나 옷으로 닦고 있습니다. 바다를 깨끗이 하려는 일념을 갖고 수많은 사람이 참여하기 때문에 1주일 전에 시꺼멓던 해변의 색깔이 깨끗해지고, 냄새도 많이 없어졌다고 합니다.

정감을 이으면 위코노미가 자랍니다

공동체 자본주의나 위코노미는 사람의 본성에 바탕을 둔 것입니다. 근대 경제학의 창시자인 애덤 스미스(Smith)는 그의 저서 '도덕감정론'에서 사람은 본질적으로 공동체에서 다른 사람을 의식하도록 만들어졌다고 하였습니다. 다른 사람의 필요에 대하여 반응하지 않으면 자기 안에 있는 양심(이를 공평한 관전자라고 합니다)의 가책을 느끼도록 되어 있고, 이에 반응하고 나면 행복하도록 되어 있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의 필요에 반응할 줄 아는 사람을 '정감인(情感人)'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매일 수만 명씩 바다에 모이는 '정감인'들을 평상시에 다양한 현장에 연결하면 참여자의 감동의 줄을 따라 위코노미가 커질 것입니다.

태안의 봉사를 일상에서 실천한다면…

태안봉사를 위해서 교회와 비영리단체들은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하고, 봉사 장비와 음식 교통비 등을 마련하기 위해 모금을 했습니다. 그런데 발상을 바꿔 다른 이들의 기부금에만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기 위해서 수익사업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면 서울 서빙고와 회기동의 사랑의 줄잇기가게는 의류와 액세서리를 팔아 나눔에 씁니다. 물론 음식도 팔 수 있고, 문화공간도 제공할 수 있을 겁니다. 어큐먼펀드와 같이 투자사업도 할 수 있겠죠. 창의적인 방법으로 공동체 자본주의를 실천하는 방법은 많습니다.
태안뿐 아니라 장애인, 탈북자, 외국인노동자, 독거노인, 북한의 아이들, 에이즈와 영양실조로 고생하는 아프리카의 어린이 중 하나를 돕기 위한 목적으로 사회적 기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겁니다. 사회적 기업은 정감인과 함께 공동체자본주의와 위코노미의 핵심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할 수 있느냐고요? 물론입니다.

거기에 사회적 기업에 소액대출과 경영지원을 제공하고, 시범사업을 통해 다양한 사업모델을 제시하여 주는 '사회적기업지원재단'이출범하게 된다면 위코노미는 더욱 풍성해질 겁니다. 막 출범한 '사회적투자지원재단'의 역할도 중요하고요.



[심상달·KDI 선임연구위원]

 

2008-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