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여유/사색의 공간[감동·좋은글]

얼룩

인생멘토장인규 2008. 11. 17. 14:52

 

빗방울 하나가
돌멩이 위에 떨어진다.
가만히 돌 속으로 걸어가는 비의 혼,
보이지 않는 얼룩 하나, 햇볕아래
마른 돌멩이 위에서 지워진다.

어디서 왔을까, 네 이름은
내 가슴 속에 젖어 물빛 반짝이다가
얼룩처럼 지워져 버린 네 이름은.

빗방울 하나가
돌멩이 위에 떨어진다.
내 한 생도 세상 속으로 떨어진다.
마른 돌멩이 위에서
내 삶의 한 끝이 가만히 지워진다.

- 강인한 '얼룩' 전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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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 하나가 돌멩이 위에 떨어집니다.
떨어진 빗방울은 비의 혼일까요,
가만히 돌 속으로 걸어가는.
아니면 보이지 않는 얼룩일까요.

내 가슴 속에 물빛으로 반짝이다가
지워진 그이도 얼룩일테지요.

빗방울이 지워지듯, 그이가 내 가슴 속에서 지워지듯
나도 언젠가는 세상 속에서 지워지겠지요?

언젠가는 지워질 이름이지만, 언젠가는 지워질 발자국이지만
어떤 향기를 남기느냐가 삶의 깊이를 말해줄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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