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여유/사색의 공간[감동·좋은글]

점입가경(漸入佳境)

인생멘토장인규 2008. 11. 11. 17:42

 

점입가경(漸入佳境)
: 경치나 문장, 사건이 갈수록 재미있게 전개됨.

남경에 있던 승려들이 와관사(瓦棺寺)를 짓기로 했을 때,
돈이 모자라 헌금자를 모으기로 했으나 몇 달을 노력해도
별 성과가 없었다. 고민하고 있던 어느 날 초라해 보이는
20세의 청년이 와서는 말했다. "내가 백만전을 내겠소.
그러니 절이 완공되거든 알려 주시오."
절이 완공되자 그 청년은 불당의 벽에다 유마힐(維摩詰)의
불상을 그렸다. 뛰어난 필치로 얼마나 정교하게 그렸던지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았다. 그의 그림은 삽시간에 알려져
이를 보러 오는 이들의 보시가 금세 백만전을 넘었다고 한다.
이 청년이 바로 고개지였다.

고개지(顧愷之)는 중국 동진시대 명화가로 서예의 왕희지와
함께 당시 예림의 쌍벽을 이뤘다. 그는 다재다능한 화가였으며
여기에다 독특한 인품으로 사안(謝安)은 그를 '천지개벽 이래
최고의 인물'이라고 했고, 그래서 당시 사람들은 그를 삼절
(三絶:畵絶.才絶.痴絶)이라고 불렀다. 痴絶(치절)은 그의 독특한
기행(奇行)과 유머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는 사탕수수를 즐겨 먹었는데 늘 가느다란 가지부터 먼저 씹어
먹었다. 사실 사탕수수는 뿌리 부분으로 내려갈수록 단 맛이
더한 법이다. 이상하게 생각한 친구들이 묻자 태연하게 말했다.
"그야 점점 갈수록 단맛이 나기 때문이지(漸入佳境)."

- <진서(晉書) 고개지(顧愷之)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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