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여유/사색의 공간[감동·좋은글]

[펌글] 인생...

인생멘토장인규 2008. 10. 27. 22:38


    


Islands in the Rain



매일 같은 길을 걷고

같은 골목을 지나도

매일 같은 길은 아니었습니다.



어느 날은 햇빛이 가득 차 눈이 부시고

어느 날엔 비가 내려 흐려도 투명하거나

어느 날엔 바람에 눈이 내려

바람 속을 걷는 것인지 길을 걷는 것인지

모를 것 같던 날들도 있었습니다.

Break Water, Hudson River



골목 어귀 한그루 나무조차

어느 날은 꽃을 피우고 어느날은 잎을 틔우고

무성한 나뭇잎에 바람을 달고 빗물을 담고

그렇게 계절을 지나고 빛이 바래고

낙엽이 되고 자꾸 비워 가는빈 가지가 되고

늘 같은 모습의 나무도 아니었습니다.



문밖의 세상도 그랬습니다.

매일 아침 집을 나서고

저녁이면 돌아오는 하루를 살아도

늘 어제 같은 오늘이 아니고

또 오늘 같은 내일은 아니었습니다.

Mono Lake and Sierra Nevada



슬프고 힘든 날 뒤에는

비 온 뒤 개인 하늘처럼 웃을 날이 있었고

행복하다 느끼는 순간 뒤에도

조금씩 비켜갈 수 없는 아픔도 있었습니다.



느려지면 서둘러야하는 이유가 생기고

주저앉고 싶어지면 일어서야 하는 이유가 생겼습니다.

Streams of Light, Scotland



매일 같은 날을 살아도 매일 같은 길을 지나도

하루하루 삶의 이유가 다른 것처럼

언제나 같은 하루가 아니고

계절마다 햇빛의 크기가 다른 것처럼

언제나 같은 길은 아니었습니다.



돌아보니 나는,

그리 위험한 지류를 밟고 살아오진 않은 모양입니다.

남들보다 빠르게

꿈에 다다르는 길은 알지 못하고 살았지만

내 삶을 겉돌 만큼

먼 길을 돌아오지는 않았으니 말입니다.

Winter Trees



아직도 가끔씩 다른 문 밖의 세상들이 유혹을 합니다.

조금 더 쉬운 길도 있다고

조금 더 즐기며 갈 수 있는 길도 있다고

조금 더 다른 세상도 있다고.



어쩌면 나라는 사람 우둔하고 어리석어서

고집처럼 힘들고 험한 길을 걷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돌아보고 잘못된 길을 왔다고

후회한 적 없으니 그것으로도 족합니다.

Rocks in Fog



이젠 내가가지지 못한 많은 것들과

내가 가지 않은 길들에 대하여

욕심처럼 꿈꾸지 않기로 합니다.



이젠 더 가져야 할 것보다 지키고

잃지 말아야 하는 것들이 더 많습니다.

어느새 내 나이, 한 가지를 더 가지려다 보면

한 가지를 손에서 놓아야하는 그런 나이가 되었으니까요.

내가 행복이라 여기는 세상의 모든 것들

이젠 더 오래 더 많이 지키고 잃지 않는 일이 남았습니다.

Conneticut Field



세상으로 발을 내디디는 하루하루

아직도 어딘가 엉뚱한 길로 이끄는 지류가

위험처럼 도사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흘러가는 삶도 남아 있어서

아직도 세상 속으로 문을 나서는 일이

위험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2004-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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