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명화갤러리[명화·신화이야기]

알마 타데마의 기대

인생멘토장인규 2008. 10. 20. 14:32






[그림]Lawrence Alma-Tadema (1836∼1912)◈Expectations(1885)





그저 두고만 볼 수 없는 풍광이 펼쳐지고 있는 요즘이다.
동서양의 많은 화가 들이 나름대로의 해석으로 풍경을
화폭에 담아왔다. 때로 그들은 그 속의 정취 를 내면화하는
방법으로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한 달에 한 차례,
흔히 접하기 어려운 고금의 명화를 통해 계절의 순환과
자연 의 오묘한 이치를 풀어본다. (5월 28일자 매일경제신문)

지난 5월 자연은 인간에게 로또복권 같은 행운을 선물했다.
황금빛 햇살은 하 찮은 돌멩이와 흙마저도 보석처럼 빛내어
눈의 사치를 즐기도록 했으며 화사한 꽃들은 흑백의 일상을
황홀한 컬러의 삶으로 변모시켜 주었다.
덕분에 두꺼운 감성의 각질이 벗겨지고 부드러운 영혼의
속살이 돋아났다. 그림 같은 인생, 꿈이 된 현실을 선사한
일등 공신은 아름다운 꽃들이다.

자연 이 창조한 걸작이요, 예술품인 꽃! 사람들이 유독
꽃을 아끼는 것은 꽃은 구애 의 표시이며 인생의
봄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19세기 영국 화가 앨마 타데마 그림을 보면 꽃이 왜 사랑이요,
희망인지를 실 감할 수 있다. 눈이 시리도록 푸른 코발트빛
하늘이 수평선에서 바다와 부드럽 게 몸을 섞는 해변가.
한 여인이 대리석 벤치에 앉아 손 차양으로 햇살을 가리며
아스라이 먼바다를 바라본다.

여인은 그리움에 흠뻑 젖은 가슴을 해풍에 말리며 쪽빛 배를
타고 올 누군가를 애타게 기다린다. 화가는 사랑의 예감과 갈망으로
두근거리는 여심을 색채와 구도를 빌려 관객에 게 호소한다.

하늘과 바다의 푸른색, 대리석 벤치의 흰색으로 양등분한
화면은 여인의 소망을, 분홍색 꽃나무는 타오르는 연정을 암시한다.

또 관객 눈길을 그림의 핵심인 꽃가지로 유도하기 위해 타원형
대리석 벤치가 끝나는 곳에 나무를 배치했다.

이런 치밀한 화면 연출로 여인의 팔 각도와 손짓은 대각선 방향에서
담장을 기 어오르는 휘어진 꽃가지와 닮은 꼴이 되었으며 그림은
나무처럼 강한 생명력을 갖게 되었다.

안간힘을 쓰며 힘겹게 담 너머로 꽃가지를 뻗치는 나무의 집념을 보라!
그리움 의 힘은 저 나무처럼 허공에도 사다리를 걸치고 장애물을
거침없이 뛰어넘는다 . 그림은 기대와 그리움이 고통을 행복으로
바꿔주는 삶의 보약임을 느끼게 한 다.

인고의 세월을 거름삼아 황홀한 꽃을 피워낸 나무처럼 마음의 현을 켜고
희망 을 노래하는 여인. 부디 꿈을 잉태한 저 사랑스런 여인처럼
오늘이 아름답기를 .

<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ㆍ국민대 겸임교수>



 


[April]
 
 

2004-06-08

'갤러리 > 명화갤러리[명화·신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명화속 이야기(1)  (0) 2008.10.20
Echo 와 Narcissus이야기  (0) 2008.10.20
코코슈카의 폭풍우   (0) 2008.10.20
황금새벽  (0) 2008.10.19
NO WAR!  (0) 2008.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