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향기/Working together

모방 경영의 성공학

인생멘토장인규 2008. 10. 19. 08:35

모방은 분명 가장 효과적인 학습 방법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잘못된 모방 심리에 흔들려 유행에 따라 남의 것을 단순 카피하는 방식으로는 일류 기업의 반열에 오를 수 없다. 단순히 남을 따라 하는 맹목적인 ‘따라쟁이’의 심리적 메커니즘을 살펴보고, 이를 극복하면서 창조적 모방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기로 한다. 
 
19세기 영국의 유명한 경제학자이자 언론인이었던 월터 바조트는 ‘눈 앞에 있는 것을 모방하려는 것은 인성(人性)의 가장 강한 부분 중 하나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따라 해보고 싶은 심리, 즉 ‘모방’이라는 본능이 있기 마련이다. 기업 경영에서도 이는 예외가 아니다. 조직을 구성하는 것도 인간,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도 인간, 제품을 생산하는 것도 이를 소비하는 것도 인간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모방 심리가 기업의 경영 활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잘못된 모방 심리에 흔들려 유행에 따라 남의 것을 단순 카피하는 방식으로는 결코 모방의 한계를 뛰어 넘는 의미있는 성과를 얻을 수 없다. 한정된 시장을 놓고 살벌한 경쟁을 통해 혈투를 벌이는 시장에서 3등, 4등은 될 수 있어도, 경쟁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미지의 시장인 ‘블루 오션’을 찾아 내는 일류 기업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또는 무엇인가를 무작정 따라 하게 되는 단순 모방의 심리적 메커니즘과 창조적 모방을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살펴 보기로 한다.  
  
  
모방의 심리  
유행은 비단 패션, 음반, 영화 등 대중 문화의 영역에서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기업의 조직 구조가 집권화(Centralization)와 분권화(Decentralization) 사이를 오가는 것은 마치 유행에 따라 여성들의 치마 길이가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과 유사하다.” 25년 전, 헨리 민쯔버그라는 경영학자가 미국 대기업의 조직 구조가 유행을 쫓아 가는 모방 심리에 따라 변화하고 있음을 지적한 말이다. 또한, 피터 드러커 역시 “경영자들은 15세 소녀와 같이 유행에 민감해서 다른 회사들이 새로운 경영 혁신 기법을 사용하는 것을 보면 자기 회사에도 이를 적용하고 싶어한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물론 이들의 주장이 기업 경영에서 모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유용성에 대하여 지나치게 냉소적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들의 통찰력 있는 지적에서 대부분의 기업들이 자유롭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옷이나 머리 모양이 유행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모방 심리에 따라 상당수의 기업들이 다른 기업들을 따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방에 익숙한 기업들, 그 이면에 숨겨 있는 심리가 무엇일까?  
 
● 나도 그들처럼 멋지게 성공할 수 있다! 
 
인기 드라마를 보면, 종종 멋진 남녀 주인공의 액세서리, 의상, 휴대폰, 자동차 등이 세간의 화제가 되곤 한다. 몇 년 전 모 공중파 TV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끈 드라마의 여주인공 머리띠가 젊은 여성들의 큰 관심을 끌었던 사례가 있다. ‘내가 이 머리띠를 하고 다니면 남들, 특히 젊은 남성들이 나를 눈 여겨 볼 것이다’라는 기대 심리가 작동한 것이다. 기업이 스타를 모델로 광고 마케팅을 하는 것도 바로 이 모방 심리를 자극하기 위해서이다.  
 
인기인들의 옷이나 머리 모양을 따라 하는 것과 유사한 모방 심리는 베스트 프랙티스의 확산에도 존재한다. 즉, 선진 기업이 도입하여 성공한 베스트 프랙티스라면, 많은 기업들이 그것을 도입했다는 사실만으로 기업 성과의 향상을 기대하는 경향이 있다. 쉽게 ‘나도 그들처럼 성공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기대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모방을 하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실패할 가능성보다 성공했을 때 기대되는 이익에만 의지하려고 한다는 점이다. ‘듣고 싶은 것만 들리고 보고 싶은 것만 보인다’는 말처럼, 색안경을 끼고 긍정적인 측면에서만 바라 보기 때문이다. 선진 기업이라 하더라도 도입 과정에서 겪을 수 밖에 없었던 험난했던 시행착오나 실질적인 변화의 동인들이 생략 된 채, 성공 스토리만이 반복되는 경우는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LG주간경제 2004년 12월 22일 ‘선진 기업 제대로 보기’ 참고).  
 
홀로 새로운 길을 어렵게 가기 보다 먼저 실행한 기업을 따라 하는 것이 훨씬 쉬워 보일 수는 있다. 하지만, 진짜 베스트 프랙티스는 경영 시스템 전반에 체화(體化)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이를 모방하기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선진 업체처럼 문제 해결 역량이 뛰어나지 않아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 올수도있다. 삼류 기업이 베스트 프랙티스를 벤치마킹해서 일류 기업이 된 사례가 드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 나만 뒤쳐지는 건 아닐까?  
다른 사람들과 의견이나 판단을 달리할 때, 개인에게는 흔히 불안정한 심리 상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심리학의 동조(Conformity) 이론에 따르면, 이를 해소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자신의 생각을 다수의 생각에 맞추는 것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같은 부서 사람들과 중국집에 가서 메뉴를 고르기 시작했을 때, 맨 처음 사람이 “난 자장면!”이라고 외치면 그 다음 사람들의 주문은 자장면과 짬뽕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다. 또한 대다수가 자장면을 시키면, 원래 짬뽕을 먹으려던 사람도 마음을 바꾸고 결국은 자장면을 시키는 경우가 있다. 동조 현상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남들이 다하고 있는데 나만 뒤쳐지는 건 아닐까’라는 바로 이 동조 심리가 경영자들이 베스트 프랙티스를 모방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이다. 너도 나도 다같이 모방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만 버티고 있는 것이 심리적으로 불안하기 때문이다. 맥킨지 컨설팅 조사에 따르면, 대다수 CEO들이 전략적 실수 그 자체보다 그 전략을 사용한 유일한 경영자로 평가 받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고 한다. 그리고 미국의 최고 경영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 조사 연구에 따르면, 경쟁사와 자사간의 전략적 차이가 없음을 솔직히 인정한 비율이 무려 70%가 넘는다고 한다.  
 
주위 사람들이 ‘그거 좋다더라’라고 하거나, ‘다른 회사도 다 한다’, ‘다른 계열사도 다 한다’는 분위기에서 경영자들이 나 홀로 외길 인생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베스트 프랙티스가 확산되면서 그것을 도입하는 것이 하나의 규범처럼 당연시 되기 때문이다. 한 시기를 풍미했던 TQM, BPR 물결이나 지식 경영이라는 시대의 흐름이 바로 그러한 예가 될 수 있다.  
  
● 새롭고 혁신적인 이미지로 보인다  
 
개성이 강한 사람이 유행에 뒤쳐져 있는 대부분의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새롭게 보기 위해 유행의 첨단을 걷는 것처럼, 차별화를 추구하거나 다른 기업과 다르게 보이기를 원하는 경영자는 새롭게 부각되는 선진 기법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소위 일류 기업들이 하는 것을 우리 기업이 하면‘폼이 난다’는 생각 때문이다. 일종의 명품을 사는 심리와 유사하다.  
 
하버드 경영대학의 니틴 노리아 교수는 경영자들이 대외적으로 혁신적인 이미지를 보여 주는 것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고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새로운 혁신 기법의 모방을 통해 기업은 자신들이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실패와 실수로 얼룩진 과거를 극복하기 위해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기 위해 적극적으로 변화에 몰입하고 있다는 것을 세상에 알린다.” 경영자들이 계속해서 변화하는 시류(時流)에 편승하여 끊임 없이 혁신과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알리고 싶어한다는 이야기이다.  
 
Fortune 500대 기업 중 제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베스트 프랙티스의 도입이 ‘가장 존경 받는 회사(Fortune’s Most Admired Company)’ 순위를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경영자 개인의 보상 수준을 상승시키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주, 정부, 관련 기관 등 외부 시장에 경영자 개인의 능력과 적극적인 노력을 알릴 수 있는 상징적인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연구에서는 선진 기법의 모방 활동이 기업과 경영자 개인의 외부 평판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기업의 실질적인 성과에는 별 영향이 없었다는 결과를 함께 지적하고 있다.  
  
● 남을 설득하기가 쉽다
 
 
앞서가는 기업들을 모방하는데 의존하게 되는 또 다른 심리적 원인 중 하나는 남을 설득하기가 쉽다는 생각이다. 어렵고 복잡하게 설명하지 않고도 쉽게 정당성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경영자들은 모방 경영의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사실 벤치마킹이 매력적인 것도 이해 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조직 내에서 선진 기업 사례를 근거로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가장 쉽게 설득할 수 있는 논리가 될 수 있다는 데 있다. 또한, 남을 따라 하는 것은 나의 논리가 아닌 입증된 사실로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안전한 방법이기도 하다. 특히, 누구나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잘 나가는 기업 이야기를 하면, 내부 구성원뿐만 아니라 투자자, 주주 등 외부 이해관계자들도 비교적 쉽게 수긍을 하고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남을 설득하는 수단으로 벤치마킹을 하는과정에서 크게 두 가지 치명적인 오류에 빠질 수 있다. 첫째, 일류 기업이라는 좋은 이미지가 그들의 모든 구체 시스템이나 제도를 좋은 것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후광 효과(Halo Effect)로 인해, 잘못된 의사결정을 유도할 수 있다. 어느 기업에나 적용되어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일류 시스템이나 제도라는 것은 없다. 자사의 상황에 맞는 지, 구체적으로 어떤 효과를 얻을 수 있을 지 꼼꼼하게 따져 보지 않고 맹목적으로 따라 하다가는, 별 소득 없이 포기하게 되는 우(愚)를 범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 자신의 입장을 정당화해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감으로 인해 십중팔구 자신의 선택을 정당화시켜 줄 수 있는 사례만을 선별적으로 취하게 되는 경향(Selective Recognition)이 있다. 이에 반하는 사례들은 의도적으로 생략되기 때문에 합리적인 판단에 필요한 균형 감각을 잃게 되는 것이다.  
  
  
단순 모방을 넘어 창조적 모방으로  
 
다른 기업을 모방하는 행동이 심각한 문제점만 갖고 있다고 단정짓기 어렵다. 모방은 분명 가장 효과적인 학습 방법 중의 하나이다. 특히,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먼저 실행한 기업들을 따라 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새로운 아디이어를 탐색, 발굴해 내는 시간이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아무런 산업화 경험이나 기반 시설이 없었던 한국 기업들이 지금처럼 빠르게 도약할 수 있었던 것도 일본이나 미국 기업들의 선진 시스템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꾸준히 모방 활동을 통해 흡수해 왔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제도나 기법이라도 모든 기업에 통용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또한 다른 기업들이 적용하여 효과를 본 것이라 해서 자사도 마찬가지로 성공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단순 모방하는 방식을 뛰어 넘어, 자사 고유의 상황에 맞춰 창의적인 모방을 추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 학습이 더 중요하다   
 
하버드 경영 대학이 4년에 걸쳐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도요타가 놀라울 정도로 자신들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개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모방한 기업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수천 개에 이르는 기업에서 수십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도요타의 공장을 방문해서 벤치마킹을 했지만, 대부분 의도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것이다.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일까? 대부분의 기업들이 도요타 생산 방식의 형식적인 하드웨어를 모방하려고 노력했을 뿐, 내면에 잠재하고 있는 철학, 문화, 행동 규범과 같은 소프트웨어에 관심을 갖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제도, 경영 기법, 혁신 프로그램 등 외형적인 하드웨어 자체를 모방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핵심은 바로 조직의 심층부에 자리 잡고 있는 기업 문화, 구성원의 정서, 리더들의 관리 방식 등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얻고 이를 자사의 상황에 맞게 창조적으로 응용해 나가는 과정에 있다. 미국에서 가장 존경 받는 기업 중 하나인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CEO 허브 캘러허는 “우리의 경쟁사가 우리의 비행기를 모방할 수 있다. 또한 우리의 티켓 카운터와 모든 다른 하드웨어를 모방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은 사우스웨스트의 문화를 모방할 수는 없을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만큼 소프트웨어를 모방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자신감에서 나오는 이야기이다.  
  
● 모방 자체보다는 실행에 역점을 두어라  
 
저명한 경영학자인 제프리 페퍼가 강조했던 것처럼, 경쟁 우위는 다른 기업이 알지 못하는 새로운 것을 알고 있다는 것에서 나오기 보다는 다른 기업들이 하지 못하는 것을 할 수 있을 때 창출될 수 있다. 사실 경영 컨설팅, 컨퍼런스, 신문, 잡지 등 다방면에서 베스트 프랙티스를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떠한 것을 알고 있는가’, ‘어떻게 수행하고 활동해야 하는가’에 관한 지식의 폭과 깊이에 있어서는 기업들간에 큰 차이가 없다. 보다 핵심은 모방을 통해 학습한 지식을 ‘어떻게 자사의 상황에 맞게 실천해 가느냐’의 여부에 있다. 문제는 정답이 아니라 과정이라는 이야기이다. 단순하면서도 구체적인 실행 가이드 개발, 목표 대비 성과 달성 정도에 대한 중간 점검, 성공 및 실패 요인에 대한 사후 분석과 사내 공유 등이 이루어져야 모방을 통해 학습된 지식이 조직에 성공적으로 구현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난 20여 년 동안 수많은 성공 사례들이 베스트 프랙티스로 소개되면서 기업 문화 구축은 기업들이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조건으로 인식되었다. 많은 선진 기업들의 문화적 가치나 일화, 사례들에 대한 연구와 정보가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진정으로 이를 충실히 이행하여 경쟁력있는 문화를 구축한 기업들은 그리 많지 않은 실정이다. 경영 현장의 변화가 얼마나 쉽지 않은가를 되물으면서 일과성 행위가 아닌 지속적인 실천을 해 가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단순 모방의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 창조적 실패를 인정하는 조직 풍토를 만들어라  
 
어느 국내 기업의 CEO는 올해 신년사에서 ‘멋진 실패에 상을 주고 평범한 성공에 벌을 주는’ 적극적인 기업 문화로 바꾸어 나가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창의적인 생각이 자라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구성원들에게 실패를 통한 학습 풍토와 위험을 감수하는 공격적인 태도를 갖도록 격려하고 있는 것이다. 남으로부터 학습한 지식을 자사의 역량과 필요에 맞게 창조적으로 응용·실행하기 위해서는, 이 CEO가 강조하고 있는 것처럼 의미 있는 실패에 가치를 두는 조직 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  
 
위험을 두려워하며 단순히 남의 것을 있는 그대로 모방하려는 사람이나 기업에게는 큰 발전이 있을 수 없다. 이에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창조적 실험 정신과 혁신 마인드를 활성화하기 위해 구성원들에게 창의적인 실패는 결코 무의미하지 않다는 것을 끊임없이 강조한다. 하지만, 실상은 립 서비스(Lip Service)에 그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막상 실패했을 때는 그것을 용인하지 않고 가혹하게 책임을 묻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구성원들은 실패할 위험을 감수하면서 창조적 모방을 추구해 나가기보다는, 안정을 최우선 순위에 놓고 잘하는 기업에 무작정 의지하려는 태도를 갖기 쉽다. 이렇게 되면, 모방을 통해서 혁신의 돌파구를 마련하길 원했던 경영자의 바람은 결국 희망 사항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맹목적인 ‘따라쟁이’가 되지 말자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을 되새겨 보자. 모방이란 것은 보다 나아지고자 하는 노력이 요구되는 또 하나의 창작 과정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 ‘노력’이야말로 남의 것에 대한 학습을 통해 성과를 창출해 내는 중대한 수단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창조적 모방은 정확한 정보, 창의적인 실험 노력, 다시 돌아보는 검증의 절차 등을 바탕으로 원작에서 간과된 요소들을 첨가하고, 오히려 원작보다 훨씬 뛰어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또 다른 창작의 과정이다. 역사상 ‘남이 하면 나도한다’는 맹목적인 추종 전략(Me Too)으로 승자가 된 전례가 없다는 말처럼, 단순히 남을 따라 하는 ‘따라쟁이’는 일류 기업이 반열에 오를 수 없을 것이다. -끝- 

2006.01.25 | 주간경제 868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