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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 우울증의 특징과 치료

인생멘토장인규 2010. 6. 3. 20:30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청소년기 우울증의 특징과 치료

“공부 싫다,친구도 귀찮다” 짜증내는 아이 혹시 우울증? 


 
 
중학교 1학년 정모(14)양은 초등학교 때부터 짜증이 많고 학교 가기 전에 ‘배 아프다,머리 아프다’는 호소를 자주 했다. 중학교 입학뒤 부터는 성적이 뚝 떨어지고,친구들과도 점차 멀어졌다.

 

성격은 점점 신경질적으로 바뀌어 갔고,공부에는 흥미를 잃었다. 항상 ‘귀찮고 지루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속이 상한 부모는 “차라리 내 앞에서 사라지라”는 심한 말도 했다고 한다. 정양은 급기야 학교 가기까지 거부해 결국 부모 손에 이끌려 병원을 찾았다.

 

흔히 ‘마음의 감기’로 불리는 우울증은 아이들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실제 서울대병원과 서울시 소아청소년광역정신보건센터가 지난해 6∼17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우리나라 어린이·청소년의 7.4%가 우울 증상을 경험하고 있다.

 

문제는 아이들의 경우 사춘기 증상과 비슷하거나 의사 표현을 잘 하지 않아 상당 기간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영식(중앙대 의대 교수) 이사장은 “예민한 시기인 청소년기에 겪게 되는 우울증은 자살 같은 극단적인 결과뿐 아니라 성장 이후에까지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부모와 교사의 각별한 관심과 치료 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짜증,반항,성적 저하 등으로 위장

 

청소년기 우울증은 자기 비하나 의지력 상실,은둔 등으로 나타나는 성인 우울증 증상과는 많이 다르다. 청소년 우울증은 심한 짜증과 떼쓰기,반항적이고 공격적 행동,성적 저하,친구 관계 악화,무단 결석,학교 기피증,가출,인터넷 중독,약물 남용 등으로 위장되어 나타나는 것이 큰 특징. 하지만 이 또한 사춘기의 일반적인 특성과 많이 닮아 있어 분간하기가 어렵다.

 

이 시기 우울증은 무엇보다 짜증을 많이 내는 특성을 보인다. 또 사소한 일에도 쉽게 분노가 폭발해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반사회적 인격을 가진 청소년으로 오해되기도 한다. 우울증에 걸리면 불면 증세를 보인다든지 밥을 안 먹거나 또는 폭식과 같은 행태도 보여 1∼2개월 사이에 몸무게가 급격히 줄거나 늘어나는 등의 신체 변화도 생기게 된다.

 

◇ 제때 치료 않으면 평생 그림자로

 

청소년기 우울증의 원인은 부모의 불화,학업 스트레스,친구 관계 등 다양하다. 때론 주변 사람의 죽음,성폭행 등 충격적인 사건을 당한 경우도 우울증이 생겨난다. 성인이라면 비교적 쉽게 이겨낼 수 있는 이런 환경에 아이들이 더 취약한 이유는 감수성이 무척 예민하기 때문. 또 청소년들은 자아 정체성이 덜 확립된 상태이기 때문에 성인에 비해 주변 환경에 대한 방어 기제가 약하다.

 

이 시기 우울증은 제대로 치료하지 않을 경우 평생 그림자로 남을 수 있다. 우선 어른이 됐을 때 우울증이 재발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또 성격 형성기에 겪은 우울증은 자신감 결여로 이어져 성인이 됐을 때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신동원 교수는 “성인이 된 뒤 ‘은둔형 외톨이’가 되거나 사회에 부적응한 채 부모에게 의존하며 지내는 사례로 발전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 부모 양육 태도 돌아보라

 

자녀들이 우울증이 의심된다면 부모들 스스로가 먼저 그동안 양육 태도를 되돌아봐야 한다. 아이들에게 강압적이진 않았는가,부담을 많이 주지는 않았는가,부부 불화가 심하진 않았는가 등을 생각해봐야 한다. 이때는 아이들과 대화를 많이 하며 문제점을 찾아야 한다. 특히 아이가 하는 말을 비판없이 잘 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 아이의 기분을 이해하고 싶고,돕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전달해 줘야 한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신경정신과 유희정 교수는 “아이가 하고 싶은 활동,잘 할 수 있는 활동을 하도록 하되,압력을 주지 않아야 하며 작은 성공이라도 진심으로 칭찬하고 격려해 주는 자세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부모의 양육 태도 때문이 아니라 원래 갖고 있는 주의력 결핍·과잉행동 장애(ADHD) 등으로 인해 우울증이 생긴 경우도 상당한 만큼 우울증이 지속되면 청소년 정신과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9월 첫째주를 소아·청소년 정신건강 주간으로 정하고 ‘소아 청소년 우울증,터놓고 이야기 합시다’ 캠페인을 벌인다. 9월 한달간 전국 53개 지역에서 학부모,교사 등을 대상으로 정신과 전문의의 무료 건강 강좌와 우울증 선별 검사 등이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