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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부터 늙어가는 징후 5가지에 관하여

인생멘토장인규 2009. 5. 18. 11:50

 

 

 

어제 저녁에 우연한 자리에서 은자(隱者)를 만났다.
그는 세상의 나이 70을 넘겼는데도
30대의 피부와 맑은 웃음을 지니고 있었다.


나는 물었다.

 

선생님, 선생님은 어떻게 그같은
젊음을 내내 유지할 수 있으신지요.

 

그는 대답했다.

 

저는 젊음을 유지하려고 애쓴 것이 아니라
시간이 인간을 변하게 하는 것들을
가만히 성찰하였습니다.


나이가 들면 몸이 먼저 늙는 것이 아니고
마음이 먼저 늙습니다. 마음이 늙은 후에야
몸이 늙습니다. 마음이 늙지 않으면
몸은 저 혼자서 늙지는 않습니다.

 

나는 고개를 갸웃하며 다시 물었다.

 

몸이 늙는 것은 세월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것인데
그것을 마음이 받아들이겠다고 하지 않는다면
그것이야 말로, 헛되고 무모한 고집이 아닐런지요.

 

그는 웃으며 말했다.

 

맞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몸보다 서둘러 마음이 늙어버립니다.


하늘이 정해준 속도보다 더 급히
늙어버리는 것입니다. 하늘이 정해준 속도를 따르기만 해도
삶의 대부분은 젊은 그대로일 것입니다.

 

나는 물었다.

 

선생님. 그렇다면 마음이 늙는 징후같은 것이
있는지요. 무엇을 경계하면 마음이 늙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는 대답했다.

 

다른 의견들도 있겠지만,
저는 다섯 가지 노징(老徵)을 경계하는 게
좋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첫째는 박이후구(薄耳厚口)입니다.


나이가 들면 사람은 그 마음 속에
'자기'가 많아지고 '타인'이 줄어듭니다.
귀는 얕아져서 남의 말을 듣기 싫어하고
입은 두터워져서 끊임없이 자기 말을
내뱉습니다. 입을 닫고 귀를 열면
늙지 않습니다.

 

둘째는 망집(妄執)입니다.


사소한 것에도 자기를 투사하여
고집을 부리고 옳다고 우깁니다.
한번 주장을 세우면 거기에 괜한
자존심을 덧씌워 문제의 일탈을 알면서도
그냥 계속 같은 주장을 합니다.
망집을 놓고 의견이 시원스럽게 트이면
늙지 않습니다.

 

세째는 중언부언(重言復言)입니다.


말하고자 하는 욕심이 앞서니
내용은 묽어지고 했던 말이 거듭해서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노파심이
그대로 말이 되니 표현들이 어지럽습니다.
언어가 간결한 것은 심성이 무욕한 것입니다.
그 마음이 맑으면 늙지 않습니다.

 

네째는 백우무행(百憂無行)입니다.


늙으면 걱정은 많아지고
행동은 느리고 둔해집니다.
걱정할 일을 행동으로 풀어야 하는데
행동은 없이 기우만 늘리니
무기력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부지런히 움직여, 마음 속의 망상들을
줄이는 일은 늙지 않는 비결입니다.

 

다섯째는 고안(故安)입니다.


나이가 들면 새 것이 불편해지고
낡은 것이 편해집니다. 변화의 스트레스를 피하려고
자꾸 옛날에 집착하게 됩니다.
익숙한 것들만 취하고, 어린 시절과 고향같은 것에
위안을 삼는 일도 그 때문입니다.


변화가 싫고 잘 모르는 것에 대해선
경계부터 하고 봅니다. 옛것에 안주하려는
그 마음이 원천적인 보수(保守)의 정체입니다.


자기 정체성을 돌아보는 본능적인
보수정신이야 나무랄 게 없겠지만
늙음은 그걸 하나의 습관으로 만든다는 게
문제입니다. 새로운 것들에 대해
열려있는 태도, 낯선 것들에 대해
관대한 태도야 말로, 불노의
마음입니다.

 


나는 말하였다.

아, 선생님. 그렇군요. 다섯 가지 노징을
잘 새겨, 마음을 잘 닦도록 하겠습니다.
마음을 늙게 만드는 원인균들을
예방하는 일에 힘쓰겠습니다.

 


원문
마음부터 늙어가는 징후 5가지에 관하여 /         펌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