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섹슈얼… 新남성상인가 '미디어 상품'인가 | |||||||||
[조선일보 2004.11.02 18:51: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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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최승현 기자]‘메트로 섹슈얼’이란 생소한 외래어가 이제 낯설지 않다.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 백과사전은 “여성 취향의 미적감각을 지닌, 외모·패션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남성을 일컫는 용어”라고 정의한다. 메트로 섹슈얼은 ‘호사(好事)’ 취미의 미디어가 만들어낸 ‘허상(虛像)’인가, 여성·남성이 한 지점으로 수렴해가는 21세기 초의 건조한 ‘자화상’인가. 적어도 지금 시점에서 ‘메트로 섹슈얼’은 대중 미디어의 새로운 ‘상품’이자 볼거리임은 틀림없다. 케이블·위성채널 온 스타일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싱글즈 인 서울2―메트로섹슈얼’(5일 첫 방영)은 ‘내밀한 일상’을 만천하에 공개키로 결정한 자천·타천 ‘메트로 섹슈얼 싱글’들을 선보인다. 1일 오후 출연자 중 박준홍(36·피부과 의사), 김치호(36·인테리어디자이너), 이루마(27·피아니스트), 브라이언 리(34·방송MC), 이언·서동현(24·모델)이 한자리에 모였다. 트렌디 드라마에서 흔히 보는 직업들이다. 지어낸 이야기로 이들의 멋쟁이 생활을 보여주던 텔레비전이 이제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간 셈이다. 자신의 일상을 낱낱이 드러내는 데 왜 응했을까. “젊은 시절, 좋은 추억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지요.” 대중 미디어에 대한 반감 없는 젊은이들이 반갑게 화답한 형국이다. 5일 첫 방송 ‘맨 인 블랙’의 주인공은 황의건(홍보대행사 대표)씨와 브라이언 리.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하고 사람들 만나고 밥 먹고 노는 것을 모두 보여준다. 이들이 입는 옷, 가는 곳, 먹는 음식, 사는 집이 모두 ‘볼거리’로 미디어를 통해 소비되는 것이다. 이들 스스로의 ‘메트로·섹슈얼’ 정체성은 무엇일까. “패션 잡지를 항상 보죠. 머릿속에 나만의 스타일이 있어요.” “나이가 들면 살이 금방 붙고, 빼는 게 힘들어요. 그래서 처음부터 칼로리를 계산해서 먹어요.” 이들은 ‘한국에서 남자로 산다는 것’ ‘결혼’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
‘메트로 섹슈얼’의 세계는 사실 변화하는 한국 사회의 진열장일 수도 있다. 1일 이들이 털어놓은 말들 속에서는 남녀의 성차와 역할에 대한 인식, 가족과 부부, 결혼에 대해 예전의 남성들에게서는 기대할 수 없던 이야기들이 넘쳐났다. ‘메트로 섹슈얼’이 우리 사회의 앞으로의 변화를 보여주는 창이 될 것인지, 멋진 남자들을 전시함으로써 시각적 만족에 그칠지 두고 볼 일이다. (최승현기자 [블로그 바로가기 vaidale.chosun.com]) |
2004-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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