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여유/사색의 공간[감동·좋은글]

어느 거지의 슬픈 사랑이야기

인생멘토장인규 2008. 10. 19. 09:44

"쨍그랑!! 통통" <==요건 십원짜리..
"쩡그렁!! 퉁퉁" <==요건 오배건짜리..
"나~풀...착! " <==요건 천원권 지폐

오늘도 그는 xx여고 정문을 오르는 길목에 앉아 하루를 시작합니다.
늘 하루의 시작이 그렇듯이 그는 지저분한 옷차림에
하룻밤을 지하철 역 어느 모퉁이에서 밤을 새운뒤....벙거지를 눌러쓰고 깡통을 돌리면서 이 곳으로 발길을 옮긴것입니다.

언제부턴가 였습니다.
거지 청년의 깡통속에...빳빳한 지폐..그것도 만원짜리가 보이기 시작한 것은...
떨어지는 소리부터가 달랐지요..이렇게..

"꼬깃꼬깃~~ 툭"

첨엔 놀랐습니다..도대체 어느누가...이런 큰 돈을..
거지 청년은 누가 실수로 천원짜리를 꺼낸다는것이 만원을 던졌나보다 라고 스스로 자위했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만원짜리는 그 언젠가를 시작으로
매일 매일 거지 청년의 깡통속에..항상 같은 시간이 되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도대체 누굴까...궁금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고개를 들어
쳐다 볼수가 없었습니다.
여느 거지가 그렇듯이...이 청년도 차마 고개를 들어 베풀어 주는 사람들의 얼굴을 쳐다보는 용기를 잃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만원짜리는 일요일을 빼고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거지 청년의 깡통속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늘 같은 시간에....

어느날 이었습니다.
깡통을 쳐다보고 있던 거지 청년의 눈에 꼬깃꼬깃 접은 만원짜리를 깡통속에 살짝 내뻗는 손을 ...드디어 발견한것입니다.
살며시 내려앉은 그 다리..내뻗는 그 손으로 짐작컨대...그 주인공은 바로 xx여고에 다니는 학생이었습니다.

거지 청년의 가슴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비록 차림새가 그렇고..가진게 없어서 그렇지만 역시 그도 한창 물이 오른 젊은이 였기 때문이지요..

날이 갈수록 궁금증은 더해갔습니다..
도대체 어떤 학생일까..생긴 모습은 또 어떨까..
거지 청년은 언젠가는 꼭 확인하고 말거라고 스스로 다짐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이었습니다.
역시 같은 시간대에 그 이쁘고 여린 손을 발견한 그는 고개를 살짝들어 드디어 그 여학생을 보고 말았습니다.
순간적으로 많은 것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눈이 부셨습니다. 옷깃에 꽃힌 표시로 보아 3학년이 분명했습니다. 그리고 생긴모습은 또 얼마나 이쁜지...
더욱더 거지청년의 맘을 설레게만든건...눈이 마주친 순간 가볍게 건네주던 미소였습니다.

그날 이후.....거지 청년의 외모에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지하철역 화장실에서 벙거지도 빨고...옷도 빨고...출근(?)전엔
꼭 머리에 물도 묻혔습니다.
그리고...늘 그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여학생의 손길은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았습니다.
행여라도 보이지 않는 날은 혹시 아픈것은 아닐까..다른 곳으로 전학 간 것은 아닐까..라는 불길한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어느새 해가 바뀌었습니다.
긴 겨울이 끝나갈 무렵...
그녀의 모습이 한동안 보이지 않았습니다.
방학이 시작된거지요..3학년이었기 때문에 일찌감치 종강을 하고
이제 졸업만을 남겨두게 된것이었습니다.

거지 청년에게는 그녀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부터 마음속에 굳게
결심한것이 있었습니다.
그녀의 졸업식날...그녀에게 멋진 선물을 할거라고....
그 멋진 선물을 준비하기 위해 거지청년은 그동안 깡통속에 들어오던 만원권 지폐는 하루 영업(?)이 끝나기가 무섭게 은행으로 달려가 저금을 해 왔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모인 돈이 상당한 액수가 되었던거지요..

드디어 그녀의 졸업식날이 다가왔습니다.
그동안 그녀의 이름도 알아 두었습니다.
매일매일 그녀의 얼굴을 살짝 훔쳐보면서 얼굴도 익혀두었습니다.

거지청년은 이제 얼마후면 대학생이 될 그녀를 위해서 그동안 모은 돈으로 화장품 세트를 샀습니다.
이쁜 카드와 함께...

졸업식장은 축하해 주러온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순간 공부라고는 전혀 해보지 못한 자신의 신세가 한탄스럽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거지청년은 오직 그녀를 찾기 위해 이리저리 두리번 거릴뿐이었습니다.

드디어 그녀를 발견했습니다.
저만큼에 남학생들에게 둘러싸인 그녀를 발견한것입니다.
서로 사진을 찍겠다고..다투고 있는 남학생들을 발견한 거지청년은 차마 그녀곁에 다가설 수 없는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래...난 거지야..내가 감히..어떻게 저렇게 이쁜 여자와...
말도 안돼..이건..
돌아서는 발걸음이 무겁기만 했습니다.
그날따라 날씨는 또 얼마나 추웠는지.....

이제 그녀는 떠나고 없습니다.
그저...거지청년의 마음속에 희미한 기억으로 남아 가야만 했습니다.

거지 청년의 깡통이..허전해져 갔습니다.

봄이 다가올 무렵...
거지청년은 학교 앞을 떠나기로 결심했습니다.
젊은 청년의 가슴속에 또 하나의 아픔이 생긴거지요.
짧은 한마디를 길바닥에 내던지며...그 거지청년은 이제 학교 앞
언덕길을 터벅터벅 걸어 내려 옵니다.

'선영아...사랑해..'

..............................................

오늘도 경기가 열리는 날입니다.
경기장은 벌써부터 사람들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동대문 야구장의 열기는 봉황대기 선수권대회의 열기로 가득했습니다.

거지 청년은 학교앞을 떠나 이곳 동대문운동장 역으로 이동하여
영업을 시작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늘 경기가 있는 날이면 야구장안으로 들어가 경기를 관람하면서 영업을 했습니다. 일거양득이지요..

수입은 예전처럼 그리 짭짤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동안 모아두었던 돈도 좀 있고 해서(그 여학생이 적선한 돈이 대부분이지요) 걱정이 없었습니다 .

경기는 5회말을 넘기고 있었습니다.
양쪽의 응원열기 역시 대단했구요..
타석에 들어선 타자가 방망이를 휘둘렀습니다.

"따~ 악 "

3루측이었습니다..공은 포물선을 그리고 3루쪽 외야로 날라가고 있었습니다.

"와~~~~ "

하는 함성과 함께 사람들이 일어섰습니다.
거지 청년도 같이 일어 섰습니다.
공을 따라 시선을 돌렸습니다.

순간......

거지 청년은 귀신에 홀린듯..한곳을 바라 보았습니다.
그녀였습니다..틀림없이 그녀의 모습이었습니다.
머리를 기르기는 했지만 단정하게 빗어넘긴 그 자태...
그녀가 확실했습니다.
그녀가 친구들과 함께 야구장에 와 있었던 것입니다.

거지청년의 가슴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우연? 필연? 이게 바로 인연이라는건가?
갈등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야구 경기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사람들이 퇴장하기 시작합니다.
거지청년은 깡통을 꼭 부여잡고 그녀의 뒤를 따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녀가 탄 버스를 택시를 타고 쫓았습니다.
택시기사 아저씨의 험악한 시선을 참아 넘기면서....

그녀의 집은 대궐 같았습니다.
대문이 얼마나 크고...또 대문에서 집까지의 거리는 얼마나 먼지...집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정원에는 온갖종류의 나무들로 가득했습니다..
그녀가 집안으로 사라지고 난뒤...거지 청년은 골똘이 생각에 잠겼습니다.

내가 그녀를 위해서 할 수 있는것이무엇일까..
뭘까..뭔가는 해야 하는데....

뇌리를 스친다고 그러지요..
순간적으로 생각이 났습니다.
정원의 나무들....종류는 많았지만...손질을 안해서 그런지 ...전혀 정리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날밤...
거지 청년은 달빛을 받으며 그녀의 집 담장을 넘었습니다.
전지가위 한개를 손에 든채....

집 건물 쪽에서 가장 먼곳에 있는 나무로 부터...그는 손질을 해 나갔습니다.

IMF 로 전에 일하던 집의 정원사를 그만두게된 뒤로...
이렇게 신나게 일해본 적은 없었습니다.
'가위손'은 저리 가라였습니다. 순식간에 몇그루의 나무가 그 모양을 달리 해 가고 있었습니다.
사슴도 만들고..학도 만들고....공룡도 만들었습니다.
그녀의 모습을 닮은 사람 모양도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밤을 새운 것입니다.

다음날...
그녀의 집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하룻밤 사이에 정원에서 벌어진 일을 보고난 후였지요..
가족들은 의아해 하면서도...그저 신기해 할 뿐이었습니다.
그런데..그런 일은 그날 하루로만 그치지 않았습니다.
담날도..또 그 담날도..정원의 나무들은 집건물쪽으로 점점 가까워 지면서 손질이 되어 나가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가족들은 밤사이에 일어나는 그 일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 감시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자정이 가까워올 무렵...
가족들의 눈빛이 빛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날도 달빛이 참으로 처절했었지요..

누군가가 담을 넘는것이 보였습니다.
도둑이 아닐까? 아니면...이 기적을 일으키고 있는 장본인?
가족들은 궁금해졌습니다. 그러나..이내 가족들은 ...
나무옆으로 가서 이리 저리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뭔가를 생각하는 거지청년을 발견하게 됩니다.

드디어 결심을 한듯...거지청년은 전지가위를 두손에 들고...나무 한그루를 골라 일을 시작합니다.

'아~~~~~~~~~~~'

가족들의 입에서 탄성이 흘러나왔습니다.
그것은 천사의 모습이었습니다.
날개를 단 천사의 모습이...나무위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그날 이후..

가족들의 의견이 두개로 갈렸습니다.

'도둑이다..뭔가를 노리고..담 넘어와서..저러는 것이다..'
'아니다..도둑이라면 이미 오래전에 뭔가를 훔쳐갔을것이다..
벌써 며칠째 저리 하지는 않을것이다. 무슨 사연이 있을것이다'

가족들 역시 갈등을 하고 있었던 거지요..

확인해보고 싶었습니다.
아버지가 손목에 차고 있던 로렉스 시계를 풀었습니다.
그리고는 그날 밤이 오기를 기다려 ..어제 손질을 끝낸 나무의 바로 옆쪽에 그 시계를 놓아두었습니다.

그날밤....역시 자정이 다가올 무렵...달빛을 받으며 거지청년은 다시 담을 넘습니다.
그리고는 곧장 또 하나의 작품을 위해서 어깨 운동을 몇번 하더니..일을 시작했습니다.

순간..뭔가가 달빛을 받아 반짝이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시계였습니다.
천만원이 넘는 시계를 발견한것이지요..
순간적으로 시계를 집어 들었습니다.
이때..이를 지켜보던 가족들은 '아~~'하는 한숨을 내 쉬었습니다.

그러면 그렇지..

한참뒤..거지 청년은 일을 마친후 담을 넘어갔습니다.
시계를 주머니에 넣은채...

가족들의 눈빛에는 실망의 기운이 감돌았습니다.
특히 그녀의 눈은 슬픔으로 가득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녀만이 뭔가..피치못할 사정이 있을것이다..나쁜사람은 아닐것이다..라고 주장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앗..저거봐!!!...다시 돌아왔어.."

막내동생의 외침이었습니다.
맞았습니다..바로 그 거지청년이 돌아온것입니다.
뭔가를 잊어 먹었다는 듯이...
그리고 그 거지청년은 손질이 방금 끝난 그 나무 밑 잘 보이는 곳에...시계를 놓아두곤 다시 사라졌습니다.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눈가에 보일듯 말듯한 물기와 함께.....

다음날 이었습니다.
가족들은 그 청년의 사연을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자정이 가까워질수록...가족들은 초조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오늘도 올까...이제 더이상 손질할 나무도 몇그루 남지 않았는데..
혹시..오늘은 안오는게 아닐까...

그런데..드디어..그가 왔습니다.
가족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것이지요..

"여보시요...거기..."

일이 끝난후..담을 넘어 사라지려는 거지청년을 아버지가 불러세웠습니다.
거지청년의 발이 땅에 박히고 말았습니다.
돌아서는 거지청년의 눈속에 그녀가 들어왔습니다.
그렇게 그리워하던 그녀가...보고싶던 그녀가....

응접실 소파에 앉아 뜨거운 차 한잔을 다 마시고 난후
거지청년은 입을 열었습니다.
그동안에 살아온 이야기..그녀이야기...등등...씁쓸한 미소를 띄우며 거지청년은 자신의 이야기를 다 했습니다.
밝은 전등앞에서 보여진 거지청년의 모습은 못생긴 모습만은 아니었습니다.

어머니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습니다.
한동안 침묵이 흘렀습니다.

"이제 가 보겠습니다.
그런데..내일 하루는 더 와야겠군요...그럼..안녕히.."

나가려던 거지청년을 아버지가 불러세웠습니다.

"내일 부터는 낮에 하면 안되겠나?
밤공기는 제법 차가운데......"

그순간...가족들 입에서...환호성이 터져나왔습니다.

그날부터 거지청년은 그녀의 집에서 정원사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거지청년이 아니지요..

할일이 많았습니다. 새카맣게..얼굴을 그을린 채로..
열심히 열심히 일했습니다...힘들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땀을 흘리며 일하다가도 그녀의 얼굴을 한번이라도 보면
힘이 절로 솟아났으니까요..
그리고 성실하게 일하는 거지청년의 모습을 보고 가족들도
한가족처럼 대해 주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여름이 다가왔습니다.
가족들은 휴가철을 맞이하여 온가족이 다 함께 갈 수 있는 장소를 고르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늘 그랬던것처럼....온 가족이 함께 떠나는 여행이지요..

청년(이제부터는 거지아님..)은 가지 않기로 했습니다..
집을 지키기로 했거든요..
그녀도 못 갈거 같다고 했습니다.
방학기간을 이용해서 밀린 공부를 하겠다고 그랬거든요.
청년은 내심 기뻤습니다.
며칠후 가족들은 모두 사이판(일동 사이판 아님..)으로 떠났습니다.

집에 남은 청년은 한 여름에도 쉬지 않고 열심히 일을 했습니다.
런닝만을 걸친채 나무를 손질하고...정원에 꽃을 심고..
물을 주고...이쁜 벤치도 만들고....
구리빛으로 변한 탄탄한 상체와 얼굴...
멋져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나무그늘아래 금방 만든 벤치에 앉아....청년은 담배를 한대 피우고 있습니다.
옛생각이 났습니다.
고아원시절...그렇게도 배고프던 시절..공부가 하고 싶어서..학교 창문옆에 쪼그리고 않아서..땅바닥에..글을 쓰던 시절...
그래도 나쁜짓은 한번도 해 본적이 없던 그였는지라..
눈물나는 추억들이었지만..결코 버려버리기엔..망각해 버리기엔..너무나도 소중한 기억들이었습니다.

후 ~~~ 하고 내뿜는 담배연기 만큼이나...그 기억들은 씁쓸했지만..청년의 가슴속엔 그 아픔까지도 소중하게 자리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의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가도 느끼게 되었던거지요..

현관문이 열렸습니다.
그녀의 모습이 보입니다...한손엔 쟁반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쟁반위에는 오렌지 쥬스가 한잔 놓여 있습니다.
여전히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며 그녀가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벤치위에 둘이 나란히 앉았습니다.
아무말도 하지 않았습니다..엷은 미소만 지을뿐...
그렇게 말없이 시간이 조금 흘렀습니다.

순간적으로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습니다.
미소가 사라지고..진지한 눈빛이었습니다.

파파파팍 !!!!!!! 스파크가 일어났습니다.

"............"

"..........."

헉...(여기서의 헉은 채링에서의 헉!! 이 아니고..Hug 임)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두 사람은 상대를 끌어 앉았습니다.
으스러지도록.......

눈물을 흘리면서 그녀가 말했습니다.

"월정씨..사실은 그동안 당신을...."
그랬습니다..그녀역시..청년을 좋아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생긴모습보다는 인간성에...아는것은 없었지만..알려고 노력하는 그 모습에 끌렸던 것이지요..


그때였습니다....


"우두두두두두둑....찌글...째글...우드드득...퍽..팍..!!!!!!"

깜짝놀래서...눈을 떴습니다...

"아 !!!!"

사방을 둘러보았습니다..
바삐 걷는 학생들의 구둣소리가 들립니다.
가끔씩..아스팔트 바닥에 동전 구르는 소리도 들립니다.

허탈함 !!!! 상실감 !!!!!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제 따가워지기 시작하는 가을 햇살이 거지청년의 몸에
내리 쬐이고 있었고...그 옆에는...
찌그러질대로 찌그러진 깡통만이...뒹굴고 있었습니다.

거지 청년의 얼굴에 허탈한 미소가 번지고 있었고...
가을바람은 다 찢어진 누더기 자락을 흔들고 있었습니다...


끝..

 

2004-06-02